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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맛

LIFESTYLE

누군가에겐 고향이, 누군가에겐 할머니가, 누군가에겐 추억이 떠오르는 그리운 맛. 북한 전통 음식을 우리 식탁에 가져왔다. 다정히, 정갈하게.

구리 법랑 소재의 플레이트 오브제 Yunjin Kim, 새 둥지에서 영감을 얻은 굽 볼은 Jaewoo Kwon 제품.

개성편수
밀가루 반죽을 네모나게 썰고, 소를 넣어 네 귀를 서로 붙여 세모꼴로 빚은 만두. 삼복에는 찐만두 형태로 닭 육수를 차게 식힌 국물에 띄워 먹었으며, 그 외 계절에는 장국에 넣어 끓여 편수탕(片水湯) 형태로 즐겼다. <규합총서>(1809년)에는 송도(개성) 편수가 유명한데 ‘변씨만두’라고도 하며 주로 정월 명절에 만들어 먹었다고 쓰여 있다. 편수는 일반 만두보다 만두피가 얇은 것이 특징으로 여름에는 오이·애호박·버섯 등 채소 위주로 담백하게, 겨울에는 고기와 두부·숙주·김치 등을 넣어 푸짐하게 먹는다.

전기 스토브와 옻칠 트레이는 허명욱 작가 제품으로 Hannam Atelier에서 판매한다. 녹두전을 올린 타원형 뚝배기와 온반을 담은 림 부분을 강조한 볼은 Soil Baker, 구례 거믄목기 소반은 SOH, 자개 장식 젓가락 받침과 나전 보리 단면 젓가락은 Jeojip 제품.

녹두지짐
평양식 녹두지짐은 곱게 간 녹두에 김치와 돼지고기를 넣고 반죽한 뒤 돼지 비계 기름에 지지는 것이 특징이다. 기호에 따라 반죽에 고사리, 숙주, 파를 함께 넣기도 한다.

평양온반
갓 지은 흰쌀밥에 녹두지짐을 얹고 잘게 찢은 닭고깃살과 표고버섯을 올린 후 뜨끈한 닭 육수를 부은 장국밥의 일종. 닭고기를 통째로 고아 육수를 우려내기에 국물 맛이 깊고 진하다. 평양 4대 음식 중 하나로 손꼽히며 평양냉면과 함께 남북정상회담 만찬 테이블에 오르기도 했다. 이 지방의 잔칫상에 빠지지 않던 음식으로, 이는 옛날 평양 관가에서 한 총각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추운 겨울 옥에 갇혔는데 그를 사랑하던 한 처녀가 뜨거운 국물을 붓고 지짐을 덮은 밥그릇을 치마폭에 감춰 전해줬다는 설화에서 기인한다.

구례 거믄목기 원형 트레이는 SOH, 팬 뚝배기와 사이드 접시는 Soil Baker, 원산 잡채를 담은 접시는 Jaewoo Kwon, 젓가락은 Have Been Seoul 제품. 타일은 Younhyun Trading에서 판매.

개성무찜
일반 갈비찜과 달리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를 모두 사용한다. 고기와 함께 겨울 무, 은행, 밤, 씨 뺀 대추, 호두, 잣 등을 넣고 간장 양념이 깊이 밸 수 있도록 푹 곤 요리. 고기도 고기지만 달큰하면서 구수하고 감칠맛 나는 무를 먹는 즐거움이 크다. 무는 납작하게 편으로 썰기도 하고 굵게 채썰기도 하는 등 집집마다 조금씩 방식을 달리한다. ‘약식동원’에 부합하는 영양식으로 오방색의 화려함을 지녀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원산잡채
함경도의 향토 음식으로 문어, 섭조개, 대합 등을 넣은 해물 잡채다. 섭조개는 홍합과의 바닷조개로 예로부터 동해 사람들은 날씨가 좋은 날 바닷가에서 섭조개를 뜯어 즐겼다고 전해진다. <음식디미방>(1670년), <조선쌍무신식요리제법>(1924년)에 소개된 잡채는 각종 해산물과 채소 등을 채썰어 겨자장이나 초장에 찍어 먹는 형태였다. 잡채에 당면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12년 일본인이 중국인에게 기술을 전수해 평양에 당면 공장을 세우면서부터다.

가운데가 오목하게 들어간 형태의 원형 접시는 모두 Kwang Ju Yo 한결 시리즈, 주기 세트는 Yido 온유 컬렉션, 젓가락 받침과 젓가락은 Jeojip 제품. 타일은 Younhyun Trading에서 판매.

돼지종다리쌈
평양식 편육으로 돼지 종아리에 향신료를 넣고 익혀 뼈를 제거한 뒤 껍질째 돌돌 말아 굳힌다. 간장, 설탕, 식초, 다진 마늘을 넣은 양념장을 곁들여 담백하게 즐기는 요리로, 돼지 위에 돼지갈빗살, 껍질, 귀를 넣고 삶은 위쌈과 함께 최고 술안주로 여겼다. 평양을 대표하는 술은 예로부터 붉은빛이 도는 감홍로가 유명하다.

구리 법랑 소재의 원형 접시는 모두 Yunjin Kim, 가장자리를 물결치듯 굴곡지게 처리한 직사각 접시는 Yido 순 컬렉션, 잉어찜을 담은 센터피스용 접시는 Yido 온유 컬렉션.

주암잉어찜
추운 겨울 주암산 기슭의 대동강에 얼음 구멍을 내고 작살로 찔러 잡은 잉어로 만든 요리는 평양 사람들의 겨울 보양식이다. <증보산림경제>(1766년)에는 생강, 파 등 향신료를 잉어가 절반쯤 익었을 때 넣어야 맛이 좋다고 쓰여 있다. 잉어 배 속에 소고기를 다져 넣거나 가늘게 채썰어 양념한 버섯(참나무버섯류)을 곁들이기도 한다.

고수김치
황해도와 평안도 지방의 전통 김치. <임원십육지>(1835년)에 “황해도 지역에서 고수를 많이 심는데 봄에 심어 한 해 동안 계속 뜯어 먹는 식물 중 하나다. 미나리과에 속하는 향이 강한 풀인 고수는 독특한 맛을 내는 향신 채소로 이를 이용해 색다른 맛의 김치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라고 쓰여 있다. 고숫잎만으로, 혹은 열무를 한데 넣고 버무려 김치를 담그며, 무와 함께 배추김치 속재료로도 활용한다.

블랙 유광 법랑 상판 트레이는 Yunjin Kim, 블랙 골드림 라인 볼은 Haemi Lee, 허명욱 작가의 옻칠 티 주전자와 볼, 숟가락은 모두 Hannam Atelier.

어복쟁반
놋 쟁반에 갖가지 고기 편육과 채소류를 푸짐하게 담고 육수를 부어 끓이면서 여러 사람이 한데 어울려 먹는 전골 요리로, 의리 있고 인정 많은 평안도 사람들의 기질을 잘 표현한 음식이다. 특히 평양의 상가에서 발달한 음식으로 알려졌는데, 가격을 흥정하면서 이해관계가 대립할 때 어복쟁반을 함께 먹으며 적대감과 긴장을 풀고 유연한 상황을 만들었다고 한다. 소고기가 주재료이면서 ‘어복’이라 불리게 된 정확한 연유는 알 수 없으나 소 뱃살인 우복(牛腹)을 잘못 발음한 것으로 추측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삼삼하면서도 개운한 맛으로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음식이다. 고기를 다 먹으면 사리를 넣고 말아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는 것이 미덕이다.

트레이로 활용한 구리 법랑 플레이트 오브제는 모두 Yunjin Kim, 색동다리 캔디를 담은 볼은 Jaewoo Kwon, 각종 떡을 담은 진줏빛 굽 접시는 Haemi Lee, 옻칠 포크와 수저 받침은 Soil Baker 제품. 타일은 Younhyun Trading에서 판매.

우메기·약과
우메기(개성주악)는 찹쌀과 멥쌀을 섞어 익반죽한 뒤 동그랗게 빚어 기름에 튀긴 다음 조청을 입힌 떡이다. 약과는 밀가루에 참기름, 소주, 생강즙, 꿀을 넣고 반죽해 모양 내 썰어 기름에 튀긴 뒤 조청 등으로 집청해 만든다. 달콤하고 고소한 우메기와 약과는 개성 지방을 대표하는 병과로 귀한 손님의 다과상에 올리거나 폐백, 이바지 음식에 쓰였다.

색동다리 캔디
평양 슈퍼마케트에서 판매하는 새터민이 만든 북한식 사탕. 볏짚으로 엮어 머리에 얹고 물동이를 이고 다닐 때 사용하는 똬리와 비슷한 모양이라고 해서 북한에서는 ‘따바리’라 불린다

인절미
이북식 인절미는 절구에 빻은 찹쌀떡에 친숙한 콩가루 대신 거피한 팥고물을 묻혀 만든다. 생김새는 다소 투박하지만 쫀득한 식감은 말할 것도 없고, 팥 고유의 부드러움과 고소함, 은은한 단맛이 일품이다.

 

에디터 이재연(jyeon@noblesse.com)
사진 김황직   코디네이션 마혜리   푸드 스타일링 고은선(고고작업실)   참고 서적 <숨겨진 맛 북한전통음식>, <그리움의 맛 북한전통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