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달린다
가을의 중심으로 향하는 절경의 도로를 달렸다.


동해의 비경
헌화로 × 테슬라 S 90D 동해의 매력은 역동성이다. 파도가 온몸으로 육지와 부딪쳐 절벽을 깎는 곳, 웅장한 강원도 능선이 바닷길을 따라 쏟아지는 장소다. 금진해변과 심곡항구를 잇는 ‘헌화로’는 바다와 가장 가까이 맞닿은 해안 도로다. 70cm 높이에 불과한 난간 밖으론 동해의 날것이 펼쳐진다. 이곳은 아찔하게 깎인 해안 절벽과 기암괴석, 에메랄드 빛깔의 바다가 찰나에 사라진다. 헌화로는 질주하는 공간이 아니다. 창을 열고 해풍을 맞으며 동해를 온전히 느끼는 곳이다. 테슬라는 유연하다.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서킷처럼 달리다가도 해안 도로에선 시속 50km의 속도로 미끄러지듯 곡선을 탄다. S의 주행은 낯설다. 예열이나 굉음은 과거 유물로 남는다. 운전자의 조작에 민첩하게 반응하며, 100km까지 단 2.5초 만에 주파한다. 강릉은 테슬라에 모험이 아니다. 70kWh 충전 한 번으로 최대 506km를 주행하는 지구력엔 여유가 넘친다.


반도 최대의 평야
김제평야 × 푸조 3008 김제의 가을은 풍요롭다. 정읍과 부안, 완도를 잇는 전북의 중심엔 반도 최대의 곡창 지대가 있다. 이맘때면 이곳에 황금 물결이 출렁인다. 추수를 기다리는 벼가 가을바람에 일렁이는 장관이 연출된다. ‘김제평야’엔 블록마다 높게 솟은 빌딩이나 구릉이 없다. 몽골의 대륙이나 시베리아 평야처럼 시야는 끝없이 이어진다. 시각적 쾌감과 더불어 브레이크 없는 질주가 가능한 아우토반인 셈이다. 푸조 3008은 투어리스트다. 도심 주행은 물론 장거리 여행에 필요한 요소를 갖췄다. 3008은 PSA의 EMP2 플랫폼을 적용해 넉넉한 내부 공간을 확보했다. 탑승자는 최적의 승차감을 보장받는다. 트렁크도 기본 590리터에서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최대 1670까지까지 늘어나 캠핑이나 각종 레저 장비를 챙긴 여행에 적합하다. 3008의 주행은 묵직하다. BlueHDi 1.6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EAT6의 결합은 군산과 김제, 부안을 잇는 대장정을 안정감 있게 이끈다. 김제평야는 3008의 잠재력이 깨어나는 곳이다. 최대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6kg·m는 수사일 뿐, 바둑판 같은 논길을 쏜살같이 지나 앵글에서 사라진다.


만추의 중심으로
보발재 × 메르세데스-벤츠 SL400 충북 단양의 보발리와 백자리를 잇는 지방도 595호선은 한국 가을의 중심으로 향하는 도로다. 해발 540m에서 시작되는 3km의 굽이진 다운힐 코스는 숲의 중심으로 굽이치며 흐른다. 보발재는 가을이 느지막이 다가서 만추를 이루는 곳이다. 컨버터블의 지붕을 열고 쏟아지는 가을을 맞이하는 경험은 특별하다. 단, 이것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은 짧다. 서둘러서 단양으로 떠나야 하는 이유다. 메르세데스-벤츠 SL400은 물리법칙을 무시한다. 급격히 좌우로 꺾인 곳에선 헤엄치고 곧게 뻗은 직선에선 비행한다. 업그레이드된 6기통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인 9G-Tronic, 5가지 변속 모드를 갖춘 다이내믹 셀렉트(dynamic select)는 한층 다이내믹한 주행을 가능케 한다. SL400은 가을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시속 40km에서 작동이 가능한 하드 루프톱과 오토매틱 트렁크 세퍼레이터(automatic boot separator)를 장착해 쉽게 가을과 만날 수 있다.
연인을 마중하는 가을로
모래재로 × 미니 컨트리맨 전북 진안군 잠동에서 모래재를 잇는 2차선 길엔 목덜미까지 잎이 무성한 메타세쿼이아가 줄지어 서 있다. 1km의 촘촘한 대열은 차양을 만들고 가을바람에 단풍을 맡긴다. 진안은 전라북도의 숨은 명소다. 마이산도립공원과 용담호, 백운동계곡 등 절경의 진안 8경을 비롯해 내륙의 휴양림을 듬뿍 즐길 수 있는 곳이다. 2세대 미니 컨트리맨엔 자신감이 흐른다. 특유의 디자인 코드인 곡선은 살렸지만 곳곳에 각과 직선을 더해 남성적 이미지를 입혔다. 주행의 경계도 지웠다. 컨트리맨은 숲과 내륙, 오프로드와 도로를 오간다. 부드러운 코너링과 단단한 직선 주행은 어떤 지면에서건 최상의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덩치도 커졌다. 차체는 199mm, 폭과 높이도 각각 33mm, 13mm 늘어났다. 쾌적한 장거리 여행도 너끈하다는 뜻이다.

목가적 풍경
삼릉 × 인피니티 Q30 경주 남산에 위치한 삼릉(三陵)은 신라시대의 고즈넉함을 간직한 곳이다. 3명의 왕이 잠든 고대의 도시터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다. 겨울로 향하는 가을의 쓸쓸함을 닮았다. 능 주변엔 솔숲이 울창하다. 사선으로 길쭉이 자란 침엽수들은 정갈한 가을을 연출한다. 이 풍경은 목가적이다. 잠시 멈춰 서서 사색하게 하는 힘이 있다. 인피니티 Q30는 젊다. 미래를 연상시키는 유려한 외관, 과감히 질주하는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은 젊음을 뜻한다. Q30는 도심의 일상과 주말 레저에 열중하는 20~30대를 겨냥한 크로스오버다. 쿠페와 SUV를 오가는 독창적 디자인은 인피니티의 달리기 성능과 만나 새로운 인종을 탄생시켰다.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intelligent cruise control)과 어라운드 뷰 모니터(around view monitor), 차선 이탈 경고(land departure warning) 시스템 등 준준형 세그먼트 모델 중 최고 수준의 기술을 적용해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에디터 조재국(jeju@noblesse.com)
사진 최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