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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색

LIFESTYLE

선선한 바람과 찻잎 색깔로 물든 자연의 모습은 가을 정취를 한층 깊게 만들어준다. 흩날리는 낙엽만 봐도 촉촉해지는 감성적 계절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들.

Anselm Kiefer, Wer Jetzt kein Haus Hat…, Emulsion, Oil, Acrylic and Shellac, Lead, Rope, Sediment of an Electrolysis and Chalk on Canvas, 190×330cm, 2016-2022.
Courtesy of Thaddaeus Ropac gallery Photo by Georges Poncet © Anselm Kiefer

Anselm Kiefer, Wer Jetzt kein Haus Hat, baut Sich keines Mehr, Emulsion, Oil, Acrylic, Shellac, Lead and Rope on Canvas, 190×280cm, 2022.
Courtesy of Thaddaeus Ropac gallery Photo by Georges Poncet © Anselm Kiefer

 안젤름 키퍼 Anselm Kiefer 
희미한 나무 윤곽과 붉게 물든 나뭇잎, 고요히 떨어지는 낙엽의 모습을 담은 작품은 가을을 주제로 변화, 부패 그리고 쇠퇴를 노래하는 오스트리아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에서 영감받았다. 묵직한 회화는 흘러가는 시간의 황폐함과 인생사의 덧없음을 환기한다. 작품의 또 다른 영감은 유난히 맑은 어느 가을날, 런던 하이드 공원의 풍경에서 얻었다고. 키퍼는 당시 경험을 “런던에서 보기 드문 특별한 날이었다. 가을 낙엽을 비추는 빛과 폭발적 색감에 압도당해 호텔에서 카메라를 가지고 나와 사진을 찍은 뒤 작업에 착수했다”고 회상했다. 작품에 주로 사용되는 납과 은박은 고대부터 전해진 연금술의 시작과 끝을 상징하는데, 이 두 재료의 혼용은 영적 깨달음과 재탄생을 은유한다. 이는 계절의 흐름과 변화, 자연의 순환 주기와도 깊이 연관된다.

Rebecca Ackroyd, The day to day, Drawing-Gouache, Soft Pastel on Somerset Satin Paper, 185×145cm, 2024.
Courtesy of Peres Projects

 레베카 애크로이드 Rebecca Ackroyd 
시계, 거대한 꽃 등으로 그려진 나선형 구조는 작품 속으로 빠져들 것 같은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준다. 애크로이드는 겹겹이 쌓인 시간으로 가득한 일상에서 간과하기 쉬운 사물을 재조명한다. 작품엔 식물 줄기, 멍든 피부, 기계 조각 등이 등장하는데 모두 해체되어 작가의 손에 의해 다시 재구성된 뒤 추상 작품으로 탄생한다. 낯설게 묘사하거나 모호한 형태로 구현한 익숙한 사물이 기묘한 친숙함을 느끼게 한다. 애크로이드의 작품 속 시간은 곡선 형태로 표현되며, 순환하고 펼쳐지면서 다시 수축하는 과정을 담아낸다. 시간과 관련한 모티브인 기계는 작품에 자주 등장하며 현재와 과거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는 상상과 환영이 얽힌 초현실적 공간이자 내면의 무의식이 생성한 파편화된 세계로 해석될 수 있다.

 

에디터 조인정(ijcho@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