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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가전

LIFESTYLE

밋밋하고 딱딱한 가전제품이 감각적인 디자인을 입고 홈 인테리어의 주인공으로 떠오른다.

소벨

삼성

프랑스 스타 디자이너 로낭 & 에르완 부룰레크 형제가 디자인한 Samsung 세리프 TV가 화제 만발이다. 요즘 TV는 다이어트 경쟁을 하듯 점점 얇게 그리고 영화관 스크린을 따라잡을 만큼 점점 크게 만드는 추세인데, 부룰레크 형제는 그와 상관없이 독창적인 TV를 만들어냈다. 가구 디자이너의 손길을 탄 새로운 TV는 그림을 끼운 액자 같은 형태. 벽에 걸진 못하지만 4개의 다리를 떼었다 붙일 수 있어 가전이라기보다는 가구에 가까운 모습이다.
사실 디자인 가전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뛰어난 성능과 아름다운 디자인의 조합은 필연이다. 하지만 그간 가전제품을 보면 사물인터넷 시대를 주도할 만큼 기술 혁신을 이룬 반면 디자인 면에선 큰 변화를 찾기 어려웠다. 백색 가전을 세련된 블랙으로 물들이거나 패밀리 룩을 입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놓은 정도. 하지만 확실한 변화가 감지된다.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이나 컬러에서 탈피해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처럼 감성을 자극하는 소프트한 디자인으로 나아가고 있다. 벨기에에서 갓 태어난 하이파이 오디오 브랜드 Søbel의 데뷔 제품 역시 세리프 TV처럼 가구로 착각할 만하다. 엘라 캐비닛은 모던함을 가미한 빈티지 장식장처럼 생겼지만 고성능 시스템을 장착한 오디오 시스템. 홈 오디오 메카 NAD의 앰프와 바워스 & 윌킨스(B&W) 스피커를 내장해 생김새만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최상의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가구 같은 레트로풍 냉장고 Smeg의 신제품도 대기 중이다. 주방이 아닌 거실에 두어도 멋스러운 아날로그 감성의 냉장고로 새바람을 일으킨 스메그. 레드, 블루처럼 흔히 냉장고에 적용하지 않는 강렬한 컬러부터 스트라이프나 영국 국기 같은 개성 있는 무늬를 새기더니, 이번에는 추상화가 몬드리안의 패턴을 입은 알록달록한 멀티 컬러 냉장고(국내 출시 예정)를 들고 나왔다. 그의 대표작 ‘빨강, 파랑, 노랑의 구성’을 떠올리게 하는 예술 작품 같은 모습으로.
패브릭을 두르는 묘책으로 차가운 금속이 따뜻한 오브제로 변신하는 경우도 있다. 영국 왕실에서 사용하는 스코틀랜드 하이엔드 오디오 Linn 시리즈 5는 심플한 사각 기둥 모양의 스피커로 취향에 맞는 패브릭을 입혀 나만의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정글 같은 화려한 패턴부터 도톰한 트위드 소재까지 24가지 커버 중 고를수 있는데, 어느 것을 선택해도 스피커는 따뜻하고 예쁜 오브제가 된다. Bang & Olufsen 베오플레이 A6도 마찬가지. 정면에서 보면 모서리를 둥글린 직사각형 같지만 위에서 보면 부메랑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제품이다. 디자이너 야콥 바그너는 실제로 이 제품을 가구를 디자인하는 방식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다만 사운드와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것이 일반 가구와 다른 점이라고 덧붙였다. 덴마크 명품 텍스타일 크바드라트(Kvadrat)의 패브릭을 씌워 소형 패브릭 가구를 보는 듯하다. 두 제품 모두 패브릭이 음의 손상을 최소화하며 포근한 감성을 자극한다.
한편 공기청정기 시장에서도 치열한 디자인 경쟁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세 먼지를 비롯한 유해 물질 때문에 사계절 내내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게 되자 늘 곁에 두어도 질리지 않는 오브제처럼 디자인하는 분위기다. LG 퓨리케어는 달팽이처럼 둥글게 생겨 굴러갈 것 같은 귀여운 디자인의 공기청정기. 최근 여기에 에메랄드 블루 색상을 적용해 한층 산뜻해졌다. Winix 타워는 부드러운 곡선라인의 원통형 모양으로 2016년 레드닷 디자인상을 거머쥐었다. 전면과 후면에 2000여 개의 에어홀을 깨알같이 정렬했는데, 오염된 공기를 흡입하고 정화하는 기능을 하면서도 미적으로 아름답다.
가전제품이 성능의 우월함만을 뽐내던 시기는 지났다. 본연의 기능은 물론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변신해 감성을 자극하는 요즘의 가전. 잘 고른 가전 하나, 열 소품 부럽지 않다.

스메그

LG

에디터 | 문지영 (jymoon@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