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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없는 카메라계의 대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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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리스 카메라가 이렇게 대중화될 줄 누군들 알았으랴. 하지만 더 무서운 건 DSLR 못지않은 성능에 그만의 특성까지 갖추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최신의 ‘거울 없는 카메라’ 4대를 포토그래퍼들과 함께 리얼하게 살펴봤다.

LEICA M10
라이카는 라이카다
라이카의 플래그십 모델 M 시리즈의 끝판왕 M10은 일반적 미러리스 카메라의 범주에는 속하지 않는 디지털 레인지 파인더(Range Finder, RF) 카메라다(거울이 없다는 사실은 같다). M10은 아날로그 느낌을 강조한 디자인과 기능이 눈에 띈다. 예컨대 초점도 손으로 맞춰야 하고 ISO 다이얼이 외부에 나와 있으며 배터리를 넣는 방식도 기계식과 같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의 향수를 복각하는 라이카는 그만의 독특한 품격이 살아 있다.

필름카메라를 연상시키는 클래식한 외관은 심플한 디자인 덕분에 매력적이다. 단추로 조작하지 않고 렌즈에 달린 조리개를 직접 사용하는 감성이 딱 아날로그다. 카메라 뒤에는 액정과 필요한 버튼만 존재한다. 디지털 액정으로 보는 사진의 색감은 따뜻한 편이고 화이트 밸런스도 나쁘지 않다. 초점 맞추는 게 조금 힘든데 일반 디지털카메라에서 느끼지 못하는 아웃포커스의 표현이 더 원활한 것 같다. 라이브 뷰 모드에서 초점이 맞는 면이 붉은색으로 표시되는 것은 마음에 든다. 하지만 높은 가격과 다소 무거운 보디는 단점이다.
– 무브먼트 스튜디오 김흥수

지금 시대의 디지털카메라는 다양하고 화려한 기능을 통해 유저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 그러나 라이카는 이를 과감히 버리고 촬영이란 본질적 행위의 즐거움에 집중한다. 묵직한 보디와 셔터를 누를때 느껴지는 촬영의 즐거움,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촬영하는 본인이 보고 느끼는 대로 사진 찍는 행복감을 느끼고 싶다면 라이카야말로 우리가 그리워하던 바로 ‘그’ 카메라다. 남자라면 한 번쯤 슈퍼카를 몰아보길 꿈꾼다. 안락함이나 편안함이 아니라 거칠 것 없는 드라이브가 선사하는 쾌감 때문에 슈퍼카를 타길 원한다. 이걸 이해하는 이에게 라이카는 촬영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카메라다.
– 메인 스튜디오 노기오

라이카 M10은 필름카메라 M4와 동일한 두께로 만들어 필름카메라 애호가들에겐 카메라를 쥐자마자 1980~199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라이카 특유의 주미크론 렌즈는 모든 신을 아름다운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황동과 마그네슘으로 만들어 은근하게 느껴지는 무게감은 촬영자에게 안정감을 준다. 뷰파인더를 보며 전통적 방식으로 초점을 맞출 수 있고, 액정을 보며 초점을 맞출 경우에는 동영상 촬영 시 사용하는 피킹 방식을 적용해 뷰파인더가 안고 있는 본질적 불편함을 덜어준다. 3인치 크기, 104만 화소의 액정은 컴퓨터에 사진을 띄우기 전까지 유쾌한 경험을 안기고 고릴라 글라스로 마감해 내구성 또한 높다. 하지만 앞모습에 비해 뒷모습의 디자인이 조금 아쉽다. – ab노멀 스튜디오 장호

HASSELBLAD X1D
핫셀블라드의 위대한 도전
중형 카메라계의 대명사 핫셀블라드가 물건을 내놨다. 바로 세계 최초의 중형 미러리스 카메라 X1D다. 거대한 CMOS판의 존재에 놀라고, 사진의 퀄리티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DSLR보다 작은 크기로 구현하는 막강한 성능을 보면 중형 미러리스 카메라가 앞으로 업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 한 장당 정보가 너무 많아 사진 확인이 느릴 수 있다는 점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립감이 묵직하다. 다소 투박한 외형은 개인적 취향에 맞는다. 하지만 중형 카메라와 비슷한 CMOS를 사용해서인지 기동성이 떨어지는 감은 있다. 한 컷씩 또박또박 눌러야 하는데 처리 속도가 느려서인지 찍을 때 한 템포 느리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아이파인더에 눈을 대면 화면이 뒤늦게 보이는 감이 답답해서 다소 아쉽다. 촬영한 사진을 PC에 연결해 보는 기능은 평소 내가 촬영하는 환경과 동일해서 마음에 쏙 든다. 초점을 잡을 때 렌즈 돌아가는 소리가 기계적이며 다소 둔탁하다. 개인적으로 핫셀블라드 중형 카메라를 쓰는데 색감과 콘트라스트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감이 있다. 아마도 렌즈의 차이 같다. 사진의 퀄리티와 샤프니스는 만족스럽다.
– 무브먼트 스튜디오 김흥수

핫셀블라드는 모두가 동경하는 카메라 브랜드 중 하나다. 그런 곳에서 세계 최초로 중형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한 것은 카메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분다는 증거이며, 그 새로운 변화를 기다리던 사람 중 한 명인 나로서는 설레지 않을 수 없다. 중형 포맷을 채택했음에도 35mm DSLR 카메라보다 작은 보디에 이미지 사이즈와 크기는 더 커지고 신뢰할 만한 기술력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느낌의 손쉬운 접근성은 명품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하지만 중형 카메라의 특성상 따라오는 느린 속도와 뷰파인더가 머금은 디지털 느낌은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 메인 스튜디오 노기오

이 카메라에 최고의 기능은 모두 탑재한 듯하다. 중형 카메라 디지털 백 크기의 CMOS 센서가 손바닥만 한 카메라 안에 들어가 있다. 전문가용인 5000만 화소와 16bit 컬러 심도로 표현한 사진을 모니터에서 보면 어둠과 밝음의 디테일이 고스란히 살아난다. 14bit가 아닌 16bit라 컬러의 계조가 훨씬 깊다. 하지만 프린트할 경우 16bit 표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알아두자. 참고로 사진 한 장을 무손실 압축 파일인 핫셀블라드 3FR RAW 파일로 찍으면 크기가 대략 65MB다. 그래서 USB 3.0 포트와 듀얼 SD 슬롯이 필요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3.0인치 라이브 뷰 30fps 액정 터치스크린도 빠질 수 없다. 24×26mm 포맷의 액정에 익숙해진 눈으로 4 : 3 비율의 3.0인치 액정 속 사진을 보니 막 찍어도 잘 찍은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조명을 사용하는 이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소식은 렌즈 셔터를 택해 1/2000초 속도까지 동조되니 대부분의 움직임을 잡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고성능 사양은 장점이면서도 단점으로 둔갑할 수 있다. 한 장의 사진을 찍고 그 이미지를 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큰 파일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이 답답함을 얼마나 커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연사라는 단어는 머릿속에서 지우자. 찍은 사진을 고사양의 메모리 카드에 기록하고 확인하는 데 최소한 3초 이상 걸린다. 그 말은 즉 컴퓨터 작업을 할 때 그만큼 고사양을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16bit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그에 맞는 수백만 원대의 모니터도 구비해야 한다. 손이 큰 사람에게 그립감이 좀 불안정한 것도 마음에 걸린다.
– ab노멀 스튜디오 장호

OLYMPUS OM-D E-M1 MARK II
올림푸스의 절치부심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도전장을 낸 올림푸스의 플래그십 신작 모델은 그동안 갈고닦은 브랜드의 절치부심이 그대로 느껴진다. DSLR을 꼭 닮은 외장도 아담하니 귀엽지만 무척 다양한 기능으로 카메라를 꽉 채웠다. 특히 연사 기능이 엄청나다. 다양한 효과를 만드는 ART 다이얼은 SNS 용도로 추측된다.

작은 DSLR 느낌이다. 초점을 맞추려고 반 셔터를 눌렀을 때 셔터 감도가 민감해서 살짝 눌러도 연사가 되는 점에 당황했다. 조리개 셔터 스피드, 다이얼 조절이 편리하다. 특히 시원한 뷰파인더가 인상적이다. 초점을 조절하는 면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화각 안에서 어디든지 지정 가능). 뷰파인더에서 각종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파인더 안에서 바로 커브 조절을 할 수 있는 점은 신기할 따름. 동체 추적 AF는 처음 초점 면을 잡아놓으면 이리저리 옮겨도 화각이 처음 초점을 맞춘 곳에 계속 고정되기 때문에 일반인에게 편리할 것 같다. 일부러 느린 셔터로 찍었을 때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아 손 떨림 방지 기능은 훌륭한 듯하다. 그립감도 좋은 편이다. 전체적 콘트라스트가 강한 색감, 다이얼이 많아서 복잡한 느낌의 외관은 다소 아쉽다. – 무브먼트 스튜디오 김흥수

사진이 시간을 잡은 결과물이라면, 촬영은 시간을 이미지로 기억하고 담는 행동이다. 놀랍게도 Mark II는 빠르게 지나가는 순간을 원하는 대로 기록하고 잡아주는 힘이 있다. 여러 기능과 장점이 눈길을 끌지만 무엇보다 흔들림이나 불안한 포커싱 없이 이미지를 빠르고 선명하게 잡아내는 능력이 놀라웠다. 작은 덩치와 달리 엄청난 능력을 지닌 닌자를 보는 기분이다. 만약 시간을 날카로운 이미지로 자르고 싶다면 날카로운 포커싱과 빠른 스피드가 강점인 닌자를 벗으로 삼아보는 것도 좋겠다. – 메인 스튜디오 노기오

Mark II는 본체 무게가 500g 아래다. 이 작은 보디 안에 플래그십 모델에 어울리는 모든 걸 넣었다. 예를 들면 최강의 기능 중 하나인 손 떨림 방지를 위해 축 이미지 스테빌라이제이션 기능까지 넣었고, 기계식으로는 15컷, 전자식으로는 60컷까지 연사를 지원한다. 프레임 내에 AF 포인트 수가 121개나 된다는 점도 굉장한 장점이다. 원하는 곳 어디에나 초점을 맞출 수 있으면서 카메라를 움직였을 때 생기는 초점거리의 오차를 줄일 수 있다. 게다가 4K 영상까지 지원하고 타임랩스 무비 기능 등 사진 찍는 데 필요한 웬만한 기능은 모두 탑재했다. 크롬 보디 덕분에 불필요한 왜곡은 다 잘려나가 풀 프레임 보디에서 보이는 주변부 왜곡 현상 또한 없다. 그러나 모든 기능을 넣은 그 친절한 배려 덕분에 실제 유저는 매뉴얼이 없으면 그 기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수없이 많은 아이콘을 비롯해 전문가조차 어떻게 조작해야 할지 직관적으로 알기 힘든 디자인이 다소 아쉽다. – ab노멀 스튜디오 장호

SONY α6500
역시 소니!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업계에서 소니는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다. 광학 기술로 이름난 수많은 브랜드 중 왜 하필 소니일까 생각했는데, 실제 마주한 소니의 α6500은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와 느낌이 똑같았다. 렌즈 교체가 가능한 고성능 미러리스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편안하고 단순한 사용법은 모든 소비자에게 공통적으로 어필하는 장점일 것이다.

한마디로 작고 심플하고 가볍고 간결하다. 그립감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지만 그만큼 휴대하기 용이하다. 미러리스 카메라답게 셔터 소리도 작고 손 떨림 방지 기능이 탁월해 흔들림도 적다. 특별히 확 끌어당기는 매력은 부족하지만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 가장 편할 것 같다. 여러 가지 기능을 복잡하게 조작하지 않고 그냥 똑딱이 찍듯 셔터를 누르면 좋은 사진이 나온다. 빠른 연사 기능, 노출이나 심도를 확인하기 편한 라이브 뷰도 마음에 든다.
– 무브먼트 스튜디오 김흥수

사진을 필름으로 촬영하던 시절이 추억 속 워크맨처럼 지나가버리고 디지털로 진화해버린 지금, 소니 카메라의 뷰파인더는 더욱 선명하게 세상을 보여주었고 액정 터치의 부드러움은 기대 이상이었으며 작고 가벼운 보디에 실린 기동성은 작은 거인을 연상시켰다. 이런 능력에다 칼자이스 렌즈까지 조합해 완성도를 높였으니 촬영자를 춤추게 하는 묘한 매력의 카메라라는 표현도 과하지 않을 것 같다. – 메인 스튜디오 노기오

소니는 언제나 그들의 제품군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였지만, 이제 다른 서드 파티 제품군이 워낙 뛰어난 품질을 제공하기 때문에 카메라 보디 하나로도 소니 스스로 자랑하는 수준으로 제품의 다양한 성능을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게 되었다. DSLR보다 빠른 초고속 AF, 425개의 AF 포인트, 4K 동영상 지원, 5축 손 떨림 보정, 칼자이스 렌즈 지원 등 수많은 장점을 지닌 미러리스 카메라 보디를 150만 원 정도에 구할 수 있다는 건 분명 행운이다. α6500은 소니의 4K 영상 지원 모델 중 엔트리급이지만 사실 최상위 모델의 웬만한 기능은 거의 갖춘 듯하다. 풀 HD 120프레임 녹화, 로그 기능 지원, 4K 화질에서 30fps 및 24fps 지원 등 콧대 높던 소니가 이정도 금액에 이만한 고성능을 지원하는 것은 캐논에 빼앗긴 영상 시장에 대한 애착과 복수심의 발로라고 할 만하다. 소비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지만. 풍족한 기능 외에 디자인적 불만은 지우기 힘들다. 예전 소니 707 모델을 떠올리게 하는 비대칭 디자인은 불안정하고, 손이 큰 사람에게 다분히 불편한 작은 그립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 ab노멀 스튜디오 장호

 

에디터 전종현(harry.jun@noblesse.com)
사진 김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