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숨결
아무리 남들이 ‘거장’이라 치켜세워도, 내가 직접 두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거장을 거장이라 말할 수 있을까? 12월, 미술관에서 우리를 찾아온 그들과의 만남을 놓치지 말자.
<스탠리 큐브릭>전(11. 29~2016. 3. 13, 서울시립미술관) 20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감독 중 한 명인 스탠리 큐브릭. 그는 살아생전 이렇게 말했다. “내가 영화를 만드는 목적은 관객이 다른 방식으로는 볼 수 없는 무언가를 보여주고 알려주기 위해서다.” 영화 언어만으로 승부를 걸었다는 의미다. 그는 완벽주의자라는 단어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감독이었다. 제작, 시나리오 집필, 연출, 촬영, 조명, 편집, 홍보로 이어지는 영화 제작 전반에 꼼꼼하게 관여했다. 그런 그가 전시장에서 우리를 기다린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전시 구성의 축으로 삼고 유품부터 영화에 사용한 소품, 의상, 카메라, 사진 자료 등을 망라한 ‘스탠리 큐브릭의 모든 것’이라 할 만하다. / ⓒ2012 Museum Associates/LACMA

<윌리엄 켄트리지>전(12. 1~2016. 3. 27,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장르 불문, 경계 파괴가 현대미술의 특징이라고 말한다면, 윌리엄 켄트리지를 빼놓을 수 없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인권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인권 문제와 정치적 이슈를 담은 작품으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목탄화와 애니메이션, 비디오, 그림자극, 기계장치 인형, 태피스트리, 조각, 라이브 퍼포먼스 등 서로 다른 매체를 혼합해 작품을 제작해왔다. 이번 전시에는 그가 지난 25년에 걸쳐 제작한 대표작을 대거 소개할 예정이다.


<피카소에서 프랜시스 베이컨까지>전(11. 27~2016. 3. 1,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매해 방학 시즌이면 어김없이 블록버스터 전시가 찾아온다. 미술의 지나친 상업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관람객 입장에선 해외로 나가지 않고도 거장의 주요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울 수밖에. 싸고 풍성한 패키지 여행처럼 말이다. 이번 전시는 근현대 서양 미술사를 이끈 거장의 유화, 석판화, 조형 작품 등 100여 점을 소개한다. 모두 베네수엘라 국립 미술관 재단의 소장품으로, 작품 하나하나를 감상하며 근현대 서양 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도록 한 것이 기획의 포인트다.
위쪽_파블로 피카소, ‘여인의 흉상(도라 마르)’ / ⓒ2015-Succession Pablo Picasso-SACK(Korea)
아래쪽_ 프랜시스 베이컨, ‘세면대를 붙잡고 있는 인물’ / ⓒThe Estate of Francis Bacon. All rights reserved. DACS 2015
에디터 김재석 (jskim@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