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예술의 접점, 파빌리온 프로젝트
예술을 사랑하는 런더너들은 유명 건축가가 지은 공간에서 한 차원 높은 전시를 감상하며 극대화된 영감을 흡수하고 있다. 건축과 예술이 만나 긍정적인 시너지를 발휘하는 서펜타인 갤러리의 파빌리온 프로젝트로 당신을 초대한다.
서펜타인 갤러리의 2013년 파빌리온 프로젝트
런던 켄싱턴 가든 안에 자리한 서펜타인 갤러리. 매년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이어지는 건축 프로젝트로 인해 조용하던 갤러리가 인파로 북새통을 이룬다. 2000년 처음 시작해 올해 14년째를 맞이한 서펜타인 갤러리의 파빌리온 프로젝트는 해마다 유명 건축가를 선정해 건축과 예술의 경계를 넘어선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여왔다. 그동안 자하 하디드, 프랭크 게리, 렘 쿨하스, 페터 춤토르를 비롯한 건축계 최고의 거장뿐 아니라 올라푸르 엘리아손, 아이웨이웨이 같은 예술가의 참여로 매년 화제를 낳으며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도 런더너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2013년 파빌리온을 공개했다. 마치 흰구름이 공원의 잔디 위에 내려앉은 듯한 기하학적 구조의 이 파빌리온은 일본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의 설계로 완성, 자연과 인공물이 융합된 새로운 공간을 탄생시켰다. 파빌리온 사상 가장 젊은 건축가인 후지모토는 20mm의 얇은 스틸 폴을 수천 개 세워 신비로운 느낌을 부여했고, 투명 소재의 루프와 벽을 통해 파빌리온 내부와 켄싱턴 공원의 외부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이렇게 안과 밖의 경계를 잇는 독특한 공간은 후지모토의 건축적 특징의 하나로, 그의 대표작인 파이널 우든 하우스에 잘 드러나 있다. 작가들의 반응도 뜨겁다. 공간의 활용에 제약이 없어 많은 실험적 전시가 가능하기 때문. 관람객들도 건축 자체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사실 파빌리온 프로젝트만큼 꾸준히 런더너들의 관심을 받는 프로젝트도 드물다. 올해의 파빌리온은 누가 디자인하며 어떻게 만들지 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이곳을 방문해 느낀 감동은 런더너들의 일상적 대화에 자연스럽게 오르내리고 있다.
1 2013년 파빌리온 설계를 맡은 일본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
2 서펜타인 새클러 갤러리의 전경
새로운 랜드마크, 서펜타인 새클러 갤러리
올해 9월 서펜타인 갤러리가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서펜타인 갤러리 바로 옆에 위치한 매거진 빌딩을 레노베이션해 ‘서펜타인 새클러 갤러리(The Serpentine Sackler Gallery)’를 오픈한 것. 런던의 새로운 건축적 랜드마크가 될 이곳의 디자이너로 파빌리온 프로젝트의 첫 번째 건축가인 영국의 대표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선정됐다. 그녀의 건축적 특징인 미니멀하고 미래적인 디자인을 한껏 살려 설계한 이 갤러리는 그동안 서펜타인이 추구해온 건축, 퍼포먼스, 영상 예술 등 다양한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데 가장 적합한 공간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물결을 연상시키는 유선형의 갤러리는 200년 역사를 간직한 매거진 빌딩의 클래식한 외관과 켄싱턴 가든의 내추럴한 자연 조경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곧 레노베이션을 마치고 대중에게 공개할 문화 예술 복합 공간 ‘사우스뱅크 센터’도 런더너들에겐 큰 관심. 서펜타인과 더불어 런던의 기념비적 공간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에디터 심민아
글 양혜숙(기호 리서처, semiotic researc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