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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달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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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계절을 데우는 데 술을 빼놓을 수 없다. 소주와 고량주를 반주로 떠들썩하게 즐기는 밤도 좋고, 보드카나 위스키 한잔에 고독의 결을 만끽하는 것도 좋겠다.

부퓌에트발랴 + 보드카
겨울 왕국 러시아는 추위를 어떻게 견딘다 했던가. 추운 지방일수록 알코올 도수가 높아지는 법. 러시아의 전통주 보드카는 도수가 40도에서 80도까지 올라 추운 겨울철 체온을 높이기에 제격인 술이다. 눈이 묻은 외투를 던져두고 키 높은 식탁에 앉아 보드카를 마시는 모습은 러시아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러시아식 식단은 보통 열량 높은 고기류를 많이 먹고 치즈, 버터 등 다양한 유제품을 즐긴다. 육개장과 비슷한 빨간 국물인 비프 수프는 비트(사탕무)와 소고기를 주재료로 얼큰한 소고깃국 맛을 내는데, 모차렐라 치즈로 속을 채운 빵과 함께 먹는다. 한국의 된장찌개처럼 가정집 식탁에 흔히 오르는 서민 음식이라 막상 러시아 식당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부퓌에트발랴는 집에서 쓰는 레시피 그대로 러시아인이 만든 정통 가정식을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 문득 한기가 낯설게 느껴지는 날에 러시아식 식탁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예약을 받지 않아 별도의 연락처는 없다. Add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46길 23.

양파이 + 고량주
영화 <차이나타운>에서 고량주를 물 마시듯 하는 김혜수의 모습은 기름진 중국음식과 술 한잔을 간절하게 한 장면으로 유명하다. 영화가 끝나고 고량주를 마시러 간 사람이 꽤 많다는 후문. 기름진 중국음식과 뜨겁게 속을 적시는 고량주는 중년 남성들의 인기 반주 메뉴이기도 하다. 중국음식 중에서도 요즘은 양꼬치가 대세다. 칭다오산 맥주와 짝지은 유행어로 매스컴을 통해 붐업 효과를 얻기도 했다. 그럼에도 양고기 특유의 향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 사실. 먹을 때 바짝 익혀야 냄새가 덜 난다는 대중적 인식을 깬 양파이는 양고기를 미디엄으로 익혀도 거북한 냄새 없이 풍부한 육즙을 즐길 수 있음을 증명했다. ‘프렌치랙’은 생후 1년 미만 어린양의 특수 부위로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한다. 저온 숙성으로 쫄깃한 식감이 특징인 생양갈비도 대중화에 성공한 대표 메뉴.
Add 서울시 용산구 독서당로 65-11 Inquiry 02-794-1105

와이낫 + 위스키
왁자지껄한 대화보다 진한 술 향에 조용히 머물고 싶은 날이 있다. 빗길이 서글픈 퇴근길, 스산함을 기념하고 싶은 추운 밤에 위스키 바는 은밀한 안식처가 된다. 위스키는 연거푸 들이켜며 만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과는 거리가 멀다. 색깔이 잘 보이는 글라스를 고르거나 고유의 맛을 위해 온도를 맞추는 등 마시는 방식부터 신경을 쓴다. 술 자체의 품격과 가치를 지키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위스키 바는 나를 존중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바텐더와 나누는 대화를 통해 내 기호에 맞는 향과 농도를 찾고, 일반 술집에서처럼 굳이 당기지 않는 음식을 주문할 필요도 없다. 와이낫은 새벽 6시까지 오픈해 언제든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바로, 2층에 위치해 밤의 야경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그날그날 손님이 필요로 하는 한잔을 내밀고 싶다는 바텐더이자 경영자의 소박한 마인드를 반영해 편안한 분위기이면서 가격도 합리적인 편. Add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31길 17 Inquiry 02-3785-3226

김씨도마 + 안동소주
오목하게 늘어뜨린 천 자락으로 천장을 뒤덮은 김씨도마는 전체적으로 아늑하고 프라이빗한 분위기의 재래식 음식 전문점이다.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에도 천으로 파티션을 치고 형광등 갓 안쪽에 한지를 덧바르는 등 서정적인 인테리어 연출이 인상적이다. 주인장의 정성이 깃든 한 상 차림에 안동소주를 마시고 있노라면 세상만사 고요하고 풍족하다. 김씨도마라는 상호는 성이 김씨고 친정이 충북 음성인 주인장의 칼 놀리는 모습에서 착안한 이름. 매일 아침 반죽을 썰어 국수를 만들고 가래떡을 갈라 떡볶음을 하느라 이곳의 도마는 하루가 다르게 닳는다. 개방형 부엌에 도마가 종류별로 늘어선 모습도 이색적이지만 테이블이 접한 벽면 전체에 실제로 사용한 대형 도마를 전시한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주인장의 손을 거친, 오랜 세월 정성이 남긴 흔적이다. 코스 요리는 메밀묵, 궁중떡볶음, 수육과 문어, 빈대떡과 도마국수로 구성한다.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은 삼삼한 음식에 안동소주의 찌르르한 맛이 퍽 잘 어울린다.
Add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8길 42 Inquiry 02-738-9288

에디터 이기원(lkw@noblesse.com)
안미리(프리랜서) 사진 안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