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스파의 속삭임
차가운 바람에 온몸의 근육이 경직되고, 피부 또한 바짝 날을 세우는 계절. 때마침 듣는 것만으로도 훈훈해지는 스파 이슈가 들려온다. 스파 마니아라고 소문난 이들이 직접 체험해보고 확인한 새로운 네 곳의 스파 트리트먼트.
도심 속 최상의 힐링, 겔랑스파
새벽마다 꽃 시장에 가서 짐을 들고 뛰고, 무거운 꽃다발을 다듬고 꽂길 매일같이 반복하다 보니 만성적 통증으로 어깨와 팔, 허리 모두 버텨내지 못할 무렵, 신라 호텔에 있는 겔랑 스파를 방문했다. 컨디션을 설명할 것도 없이 단번에 꽂혀버린 프로그램은 ‘딥 티슈 보디 트리트먼트’였다. 먼저 소문으로만 듣던 이곳의 하이라이트, 족욕으로 케어는 시작되었다. 평소 자나깨나 늘 꽃과 함께하는지라 자연의 풍경과 실내 인테리어의 어우러짐을 어딜 가든 눈여겨보는 편인데, 이곳은 통유리로 내려다보이는 남산의 풍경이 ‘여기가 진정 서울 시내 한복판 맞나?’ 싶을 정도로 평온하고도 고즈넉하게 느껴졌다. 잠깐의 달콤한 여유를 즐기자마자 본격적인 케어로 돌입했다. 에스테티션은 풍부하고 농밀한 오일을 내 몸에 흡수시킨 후 등과 어깨의 뭉친 근육을 노련하게 풀기 시작했다. 이전에 받아본 마사지가 겉 근육만 건드리는 터치였다면 겔랑의 마사지는 뭉쳐 있는 심부의 근육까지 깊숙한 터치로 풀어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 몸의 아픈 곳이 어딘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듯 1시간 30분 동안 에스테티션과 나는 좋은 호흡을 이어갔다. 어깨나 등은 강하고 깊이 지압하다가도 목처럼 약한 부위를 지압할 땐 깃털처럼 부드럽게 손길이 내려앉았다. ‘혹시 여기를 만지면 아프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따위는 애초에 던져버린 채 어느새 스르르 잠이 들었다. 이렇게 1시간 30분의 호사를 마치고 나니 불균형한 몸의 밸런스가 똑 떨어지게 맞고, 어깨와 목이 풀리니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을 내려놓은 듯 후련해졌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똑같은 일상의 패턴으로 돌아왔지만 그날의 좋은 컨디션과 기분은 며칠째 유지되고 있다.
– 백선미(플라워 숍 블레스 가든 대표) 문의 2230-1167
모던하게 즐기는 한방 테라피, 설화수 스파
특별한 이유 없이 자꾸 몸이 붓고 소화도 안 되며 피부는 푸석푸석, 쩍쩍 갈라지던 찰나 안 되겠다 싶어 롯데 호텔 소공동점에 위치한 설화수 스파를 찾았다. 본격적으로 트리트먼트에 들어가기 전, 이곳에서만 할 수 있다는 특별한 순서가 있다. 솔트 룸 스파다. 솔트 룸은 전통 방법으로 생산한 토판염으로 제작한 건식 스파. 적당히 어둑어둑하고 소음 하나 없는 이곳에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가만히 누워 있으니 마치 엄마 뱃속처럼 포근하고 아늑하게 느껴졌다. 이곳을 거친 후 트리트먼트에 돌입하면 독소를 배출하고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소금의 기운 덕분에 더 큰 디톡스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에디터가 오늘 받을 케어는 ‘설화본생 프로그램’. 먼저 찜통에서 막 꺼낸 만두처럼 촉촉하고 따끈한 자음단과 자음보위단 볼로 어깨와 등의 뭉친 근육을 매만지니 세상의 모든 짐을 내려놓은 것처럼 온몸의 힘이 풀렸다. 또 이걸 배 위에 올려놓으니 꼬르륵꼬르륵 요란한 소리를 내며 장기의 기능도 활발하게 깨어나는 느낌. 그야말로 온몸의 신경세포를 100% 초기화하는 듯한 보디 마사지 후엔 얼굴 관리가 이어졌다. 몸과는 반대로 차갑게 보관한 호박과 옥, 백자 등의 경락 마사지 도구를 이용해 설화수의 윤조에센스와 자음생 라인을 구석구석 흡수시켰다. 부기가 쏙 빠지는 듯한 느낌은 착각이 아니었다. 케어 후 거울을 보니 전날의 피로로 부어 있던 눈이 원래 형태를 되찾고, 양 볼도 몰라보게 갸름해진 것. 디톡스와 리프팅 케어의 즉각적인 효과였다. 지극히 전통적이지만 아주 모던한 방식으로 누린 1시간 30분 동안의 호사. 역시 한국 사람에겐 우리 것이 잘 맞는다는 깨달음을 얻고 기분 좋게 문을 나섰다.
– 박세미(<노블레스> 뷰티 에디터) 문의 318-6121
편안한 휴식 같은 공간, 라프레리 VIP 라운지
매일같이 두꺼운 화장을 해야 하는 직업 탓에 평소 피부과를 정기적으로 드나드는 편이지만, 환절기여서인지 최근 들어 피부가 예민해지고 극도로 건조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던 차, 주위에서 입소문으로 듣던 VIP 라운지를 경험할 반가운 기회가 주어졌다. 청담동에 위치한 라프레리 VIP 라운지는 라프레리의 VIP 고객을 대상으로 선택받은 이들만 방문할 수 있는 곳. 리뉴얼을 마친 지 두 달이 채 안 되었는데, 이전보다 훨씬 화사한 분위기에서 다양한 소규모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스파 프로그램은 총 7가지로, 그중 민감해진 피부를 진정시키고 피부 밸런스를 맞춰주는 ‘플래티넘 트리트먼트’를 선택해 받아보기로 했다. 모든 과정은 라프레리 제품을 사용해 진행하는데, 얼굴 근육을 부드럽고 섬세하게 매만지는 핸들링 마사지가 인상적이었다. 뭉치고 긴장된 라인을 유연하게 풀어주면서, 탄력이 필요한 부위는 부드럽게 쓸어올려 마사지만으로도 피부가 건강해지고 탱탱해진 기분이랄까. 특히 눈가 부위는 더욱 집중적으로 케어해 시원한 느낌이 들 정도. 마지막 단계인 캐비아 슬립 마스크를 얼굴에 발랐을 땐, 평소 피부과에서 관리를 받을 때와는 달리 긴장이 풀리면서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 정도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약 1시간 20분 동안 마사지를 받고 난 뒤, 약간은 부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스파 직후에도 얼굴 라인이 날렵하고 눈가가 또렷해 보이는 것이 아닌가. 피부 톤 역시 훨씬 맑고 투명해 보였다. 특히 이 효과가 반짝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스파를 받고 난 뒤 꽤 오랫동안 피부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 만족스러웠다.
– 박은영(KBS 아나운서) 문의 511-2763
다시 만난 클라란스 스파
국내에서 몇 해 전 철수한 클라란스 스파의 프로그램을 콘래드 서울 호텔 스파에서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미 클라란스의 세심한 서비스에 반한 적 있는 에디터는 이 소식을 접하자마자 콘래드 서울 호텔 스파로 한걸음에 달려갔다. 방마다 개별 샤워 룸을 구비한 콘래드 서울 호텔 스파의 아늑한 시설과 클라란스 파리 인스티튜트의 솜씨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훌륭한 스파 테크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페이셜과 보디 케어부터 남성 전용 케어 프로그램과 스페셜 케어 프로그램까지 총 12가지 트리트먼트가 준비되어 있다. 특히 보디 프로그램은 그저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 아니라 보디라인을 슬림하게 가꾸는 컨투어링과 피부를 촉촉하고 편안하게 가꾸는 모이스처 릴랙스, 탄력 있는 보디 피부를 위한 퍼밍의 3가지 효과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요즘 부쩍 피부가 건조해진 탓에 ‘모이스처 릴랙스 프로그램’을 선택해 받아보았다. 따뜻한 차와 함께 풋 스파로 스파를 시작하자 마음이 이내 편안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본격적인 보디 트리트먼트는 클라란스의 대표 제품인 보디 오일에 기능성 앰플을 블렌딩해 진행한다. 예전 클라란스 스파에서는 따뜻하게 데운 오일로 마사지해 온몸이 노곤해지곤 했는데, 이번 프로그램에는 그 부분이 빠진 점이 좀 아쉬웠다. 하지만 은은한 아로마 향을 만끽하며 리드미컬하게 근육을 어루만지는 클라란스 보디 마사지는 여전히 행복할 만큼 만족스러웠다. 1시간 만에 뻐근하고 뭉친 근육은 한결 가벼워졌으며, 보디 피부 역시 자꾸 만지고 싶을 만큼 보들보들해졌다. 스파가 끝난 후, 창밖 풍경을 내다보며 시원한 음료를 한 잔 하니 일상생활로 복귀할 에너지가 충전된 느낌이 들었다.
– 서혜원(<노블레스> 뷰티 에디터) 문의 6137-7432
에디터 서혜원 박세미(프리랜서)
사진 김흥수 스타일링 임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