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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팔레트

MEN

4인의 남자가 전하는, 가장 우아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는 내추럴 컬러의 매력.

1 캐멀 컬러 코트 본인 소장품, 멜란지 그레이 스웨터 Surface to Air, 라이트 그레이 컬러 팬츠 Cos, 그레이 머플러 개인 소장품, 송치 소재 첼시 부츠 Dries van Noten.
2 유려한 형태가 돋보이는 글라스 Hermes.
3 셴당크르 모티브가 눈길을 끄는 접시 Hermes.
4 가벼우면서도 보습력이 뛰어나 사계절 즐겨 사용하는 파슬리 시드 세럼 Aēsop.
5 화이트 머스크와 베이비 파우더 잔향이 어우러진 퓨어 엠브로시아 룸 스프레이 Leoel.

캐멀과 그레이가 일궈내는 고급스러운 편안함
이현호 레오엘 대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건축가 아버지, 주얼리 디자이너인 누나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디자인 분야에 입문하게 됐어요. 영국에서 인테리어 디자인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휴고 보스 매장 인테리어 관련 부서에서 일했는데, 이러한 이력을 발판으로 겐조와 지미추 등 패션 브랜드의 매장 도면 설계와 시공 감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셀레브러티의 의뢰로 그들이 사는 공간의 인테리어 디자인 작업을 했습니다.

오늘 입은 룩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4년 전 미국에서 구입한 이 코트는 메종 마르지엘라와 협업한 H&M의 제품이에요. 라펠을 잘라 덧붙인 네크라인 디자인이 독특하지만 매년 겨울 꺼내 입을 정도로 질리지 않아요. 오늘은 칼라를 안쪽으로 접어 넣어 칼라리스 코트로 변형하고, 루스한 실루엣의 팬츠와 스웨터로 편안한 분위기를 담아봤어요. 캐멀 컬러를 시도하는 게 어렵다면 그레이와 매치해보길 권합니다. 누구나 안전하고 쉽게 세련되고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거든요.

캐멀 컬러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캐멀은 따뜻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멋이 있어요. 상대가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편안한 고급스러움이죠. 무엇보다 유행을 타지 않고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아요. 이러한 ‘타임리스’ 측면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캐멀 컬러의 탁월한 매력 아닐까요.

즐겨 찾는 쇼핑 플레이스와 쇼핑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요즘은 주로 온라인 숍인 미스터 포터에서 쇼핑해요. 국내에서 보기 드문 브랜드와 아이템이 많으니까요. 무엇보다 숍 자체 제작 박스에 단정하게 담아 배송하는데, 포장이 너무 뛰어나서 받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곤 해요. 제품과 관련된 안내 책자까지 들어 있어 늘 만족스러운 기분을 안겨줍니다.

2018년을 맞아 새로운 마음가짐과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지난해는 레오엘이 선보인 디자인에 많은 고객이 만족했고,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한 해였습니다. 올해 역시 하고 있는 일을 통해 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싶어요.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관련해 더 많은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닿길 바랍니다.

6 수전 손택의 에세이 <사진에 관하여>.
7 서핑과 자유로운 삶의 이야기를 담은 매거진 <스톤드>.
8 즐겨 촬영하는 카메라와 필름 Contax.
9 카키색 패딩 재킷 Ami, 화이트 셔츠 Pilgrim, 블랙 와이드 팬츠 Marni by G.Street 494 Homme, 귀마개가 달린 캡 Supreme, 블루 컬러 반다나 스카프 Beams, 스니커즈 Vans.

사계절 사랑받는 카키의 자유로움
홍영석 <스톤드> 편집장

교사에서 인디 매거진 편집자로 전향한 이력이 독특합니다. 10년간 고등학교 체육 교사로 일하며 취미로 사진을 찍었어요. 그 사진을 가지고 1년 정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6년 9월 <스톤드> 1호를 만들었습니다. 백인 위주의 서프 매거진에서 벗어나 동양인뿐 아니라 다양한 인종을 만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 계기입니다. 처음 책을 출간한 당시 저도 직장인이었고, 주변에 자유를 갈망하는 이들이 많았어요. <스톤드>에는 자연에서 서핑과 스케이트보딩을 통해 아드레날린을 분출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어요. 2호부터 영어 번역본도 함께 출간하고 있는데 외국에서 반응이 좋아요. 영국의 포터와 마그마 서점에서 이미 판매되고 있고 홍콩, 싱가포르, 일본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평소 추구하는 스타일이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스케이드보드, 스노보드를 좋아했어요. 슈프림, 스투시, 허프 같은 브랜드에서 주로 쇼핑하고, 자유롭고 편안한 스타일을 즐겨 입어요. 요즘 친구들은 보드 룩이라고 부르더군요. 주로 블랙이나 그레이 계열의 모노톤을 즐겨 입지만, 자연스러운 카키 컬러 역시 옷장에서 주를 이루는 색 중 하나예요.

오늘 입은 룩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뉴욕에서 구입한 필그림의 화이트 셔츠에 통이 넓은 블랙 팬츠를 매치했어요. 여기에 셔츠 형태의 카키색 패딩 재킷을 덧입었죠. 얼마 전 빔즈에서 구입한 반다나 스카프를 둘러 조금 경쾌한 분위기를 더해보았습니다. 카키색은 다양한 색과 잘 어울리지만 다소 어두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이처럼 밝은 아이템을 함께 매치합니다.

2018년을 맞아 새로운 마음가짐과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서핑을 즐기는 동시에 영상 촬영을 위해 2월에 캘리포니아로 떠납니다. 사진과 영상은 배운 적이 없지만 혼자 연구하며 알아가는 과정이 즐거워요. 2016년 이후 미뤄둔 전시도 올여름이 끝날 때 쯤 선보일 계획입니다. 사진뿐 아니라 보드와 관련한 제품을 설치하는 전시도 계획하고 있어요. 더불어 물건을 다루는 책이 아니라 사람을 통해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할 수 있는 잡지를 새롭게 선보일 생각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사람의 삶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어요.

10 캐멀 컬러 코트와 데님 재킷 Ami, 카키색 스웨트셔츠 Maison Margiela, 블랙 컬러 팬츠 Acne Studios, 20주년 기념 맥스 97 스니커즈 Nike.
11 그간 빔즈와 협업한 제품을 확인할 수 있는 < BEAMS beyond TOKYO >. 책을 들여다보면 1970년대에 탄생한 편집숍이자 브랜드 빔즈가 여전히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연유를 알 수 있다. Rizzoli.
12 빔즈와 매거진 <뽀빠이>라는 역사적 브랜드가 만난 의미 있는 모자 Descendant.
13 매일 착용하는 은팔찌와 여자친구와의 커플 링은 개인 소장품.

캐멀 코트의 자연스러운 멋
정하용 이노션 아트 디렉터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4년 차 아트 디렉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 편의 광고에 어떻게 비주얼적 메시지를 담아낼지에 관해 고민하는 일이에요. 가구 디자인을 전공한 학부 시절부터 어떤 것이 대중에게 필요한지, 지금의 트렌드는 무엇이고 어떤 물건이 잘 팔리는지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 점이 지금의 일과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추구하는 스타일이 궁금합니다. 조금씩 나이를 먹으면서 차분한 것이 좋아졌어요. 어떤 상황에도 어울릴 수 있는 것을 생각하게 됐죠. 그럼에도 신발이나 액세서리는 경쾌한 감성을 잃지 않으려 해요. 탄생 20주년을 기념해 오리지널 맥스 97을 복각한 이 나이키 운동화도 그런 맥락 중 하나죠. 아직 스스로 젊다 생각하고,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담긴 물건이에요.

오늘 입은 룩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아미의 옷뿐 아니라 브랜드 수장인 알렉산드르 마티우시의 스타일처럼 강약의 대비가 있는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좋아해요. 캐멀 컬러 코트를 입었다면 그 색에 걸맞은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담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코트 안에 데님 재킷과 스웨트셔츠를 겹쳐 입었습니다. 데님 재킷은 넉넉한 코트 안에 이너처럼 입기 좋으면서도 산뜻한 분위기를 더해주죠. 팬츠와 티셔츠는 좀 더 차분한 색을 택해 균형을 맞췄습니다.

캐멀 컬러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입는 사람이 만족스러워야 하지만, 타인의 눈에 내가 편안해 보이는 것도 좋은 스타일의 조건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캐멀 역시 그런 의도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색이 아닐까 싶습니다.

올겨울 구매를 염두에 둔 쇼핑 아이템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통이 넓은 팬츠가 눈에 들어와요. 트렌디한 스타일이지만 동시에 편안해 보이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팬츠 실루엣의 매력을 배가할 수 있도록 뉴트럴 컬러 스웨터나 코트를 매치하면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쇼핑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필요한 것을 사야 마음에 들고, 오래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쇼핑 전 옷장에 있는 아이템과 그렇지 않은 것을 파악해요. 그래야 쇼핑에 나섰을 때 내가 갖고 있는 옷과 균형을 맞출 수 있고, 꼭 입을 옷만 옷장에 채울 수 있더라고요.

2018년을 맞아 새로운 마음가짐과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좋은 팀을 만나 많은 것을 배우며 일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올해는 입사 이래 처음으로 후배가 생길 것 같아요. 3년간의 회사 생활 중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굉장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일해온 저처럼 그에게 좋은 선배가 되어주고 싶어요.

14 따뜻한 향취의 타바코 토스카노 Santa Maria Novella.
15 발림성이 뛰어난 크림 질감의 포마드 Truefitt & Hill.
16 늘 즐겨 착용하는 선글라스 Retrospecs & Co.
17 무채색 옷에 재미를 더하는 스카프 Giussani Tessuti.
18 버건디 컬러 재킷 Vanni, 블랙 컬러 니트 풀오버 Frui, 브라운 컬러 팬츠 Echizenya by Seasoning for Seasons, 데이데이트 워치 Rolex, 블랙 컬러 아르카 슈즈 Corthay.

오피스 룩으로 변신한 브라운 팬츠
김동건 한국투자증권 경영지원본부 대리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88개에 이르는 전국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의 인테리어 디자인 파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마감재뿐 아니라 집기류의 디자인을 의뢰하고 소재 등을 최종 선택하는 일입니다.

오늘 입은 룩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얼마 전 구입한 브라운 팬츠와 매년 겨울 즐겨 입는 버건디 재킷으로 세퍼릿 슈트 룩을 완성했어요. 흔히 볼 수 없는 붉은 기가 감도는 브라운 컬러가 무척 마음에 드는 팬츠예요. 여기에 가죽을 고리처럼 연결한 히데타카 후카야의 벨트로 포인트를 줬죠. 단정하고 말쑥한 차림이라도 이 벨트를 매치하면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를 불어넣어요. 물론 데님처럼 캐주얼한 팬츠와도 무척 잘 어울리고요.

브라운 같은 내추럴한 컬러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계절과 참 잘 어울리는 색이에요. 겨울에 무채색만 고집하기에는 좀 추워 보이더라고요. 브라운 계열은 시각적으로 훨씬 따뜻해 보이는 효과가 있어요. 블랙과 그레이 일색인 여의도 회사원 사이에서 점잖으면서도 돋보이는 느낌도 줍니다.

즐겨 찾는 쇼핑 플레이스와 쇼핑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옷을 고를 때 여러 곳을 방문하거나 오래 고민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시즈닝 포 시즌스는 한곳에서 여러 아이템을 둘러보는 동시에 토털 룩을 완성할 수 있는 곳이죠. 슈트는 상체가 발달한 제 체형과 스타일을 잘 이해하는 반니에서 주로 맞춰 입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니 좀처럼 색다른 것을 시도하기 어려운데, 과감하지만 지나치지 않을 만큼 균형감 있게 좋은 옷을 추천해주는 곳이에요.

최근 인상 깊은 쇼핑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이미 일상에 필요한 옷은 충분히 갖췄다는 생각에 1년에 한 벌 정도 장인이 만든 좋은 슈트를 늘려갈 계획이에요. 그래서 관심 있는 사르토리아의 방한 트렁크 쇼가 열리면 종종 방문합니다. 얼마 전 카부토 사르토리아에서 브라운 컬러 헤링본 슈트를 맞췄어요. 리베라노에서 수학한 일본인이 만든 아틀리에로, 나폴리와 피렌체 스타일을 구분 짓지 않으면서도 한눈에 멋지다는 생각이 들죠. 올 5월쯤 받아보게 될 새로운 슈트가 무척 기대됩니다.

2018년을 맞아 새로운 마음가짐과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지난여름 휴가로 이탈리아 포시타노를 다녀왔어요. 그 후 이탈리아의 매력에 흠뻑 빠져 이탈리아어를 배우고 있죠. 올해 휴가 역시 피렌체와 시칠리아로 여행을 떠날 계획입니다. 그때까지 회화 실력을 늘려 즐거운 여행을 하고 싶어요. 독립 계획도 있어요. 위스키나 칵테일을 좋아하는데, 칵테일 만드는 것도 본격적으로 배워보고 싶네요. 친구들을 초대해 홈 파티도 꼭 열 생각입니다.

 

에디터 정유민(ymjeong@noblesse.com)
사진 장호  헤어 이경혜  메이크업 서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