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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함이 빚은 형태의 미학

LIFESTYLE

로맹 라프라드의 고요하고 시적인 건축

로맹 라프라드, ‘La Muraille n°4, Calpe’, 2018.

로맹 라프라드, ‘La Muraille n°6, Calpe’, 2018.

사진 제공 10 꼬르소 꼬모

스페인 남부의 해안 도시 칼페(Calpe)는 지중해의 햇살과 붉은 콘크리트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대조로 기억되는 곳이다. 몇 해 전 이곳에서 라 무라야 로하(La Muralla Roja)를 처음 마주했을 때, 마치 색과 구조가 대화를 나누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리카르도 보필의 건축은 단순한 건물이 아닌, 시간과 빛이 머물며 새롭게 공간을 그려내는 거대한 캔버스처럼 보였다. 그날 이후 나는 이곳에 여러번 들러 매일 다른 빛과 온도를 담으려 했다. 이 두 작품은 그렇게 탄생한 장면이다. 햇살이 부딪히며 만들어낸 벽의 그림자, 붉은 계단 위를 스치는 푸른 하늘의 여운은 그 자체로 명상에 가까운 풍경이었다. 건축물을 바라볼 때면 늘 그 안에 숨어 있는 질서와 고요함을 느낀다. 이 시리즈는 그런 정적의 순간을 기록한 시각적 일기이자 빛과 구조가 만들어내는 감정의 층위를 살핀 결과물이다. 칼페의 오후, 벽에 남은 그림자와 바람의 결이 내게는 오랜 시간 잔상으로 남았다.

 

글∙사진 로맹 라프라드(Romain Laprade)
에디터 김수진(suze@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