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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공간

BEAUTY

뷰티 브랜드의 스토리를 경험하는 데에는 100가지 제품보다 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하나의 공간이 더 효과적일 때가 있다. 이를 보여주는 최신 뷰티 쇼룸을 들여다본다.

1 한옥을 모던하게 재해석한 Eath Library 쇼룸. 옛 한의학 서적을 가로로 쌓은 형태로 디자인 한 제품은 런칭 이후 <월페이퍼> 디자인 어워드의 베스트 라인업 부문에 선정되었다.
2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이벤트와 여유로운 티타임을 즐길 수 있는 Sulwhasoo 플래그십 스토어 루프톱.

“브랜드 고유의 핑크색으로 채색한 매장의 모든 공간이 포토 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집에 두고 싶은 예쁜 세면대와 막 찍어도 ‘감성 컷’이 되는 제품 세팅은 물론이고 쇼핑한 제품을 에코백에 담아 네임 태그까지 달아주니 핫 플레이스가 될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얼마 전 요즘 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글로시에 뉴욕 매장을 방문한 후배의 말이다. 젊은 세대의 디지털 커뮤니티를 공략한 대표적 브랜드지만, 글로시에는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는 공간 컨셉으로 뉴욕 소호와 LA 멜로즈 거리 매장을 여행 필수 스폿으로 만들고 있다. 디지털 이미지 시대, 오늘날의 뷰티 브랜드는 이렇듯 매장을 통해 브랜드의 감성과 스토리까지 판매한다.

3 도산공원에 새로 문을 연 Byredo 플래그십 스토어. 향수뿐 아니라 레더 굿즈까지 만날 수 있다.
4 코스메틱 마니아의 뷰티 놀이터이자 시즌 컬렉션을 풍성하게 경험할 수 있는 Chanel 롯데월드 몰 뷰티 스튜디오.

뉴욕에 글로시에가 있다면 서울에는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가 있다. 어느덧 도산공원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이곳은 브로슈어나 광고만으로는 알 수 없는 제품에 대한 경험은 물론, 브랜드 스토리를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열어 성황을 이룬다. 올해도 오픈 3주년을 맞아 ‘마이 랜턴 투어’를 개최해 루프톱 카페에서 티타임, 포천 쿠키 이벤트, 매화 포토 존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 직접 방문하지 않으면 경험할 수 없는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만의 이벤트다. 이곳에서 옆으로 몇 걸음 옮기면 지난 4월 5일 프리 오픈한 바이레도의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가 보인다.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바이레도 향수를 비롯해 창립자 벤 고르함의 감성을 담은 레더 굿즈를 만날 수 있는 곳. 대리석 테이블과 메탈 프레임 쇼케이스, 우드 소재 선반 등으로 꾸민 인테리어는 바이레도 향수에서 느껴지는 모던한 감성을 또 다른 시선으로 경험하게 한다. 샤넬은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지난 3월 말 잠실 롯데월드 몰에 첫 번째 뷰티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수십 개의 립스틱으로 꾸민 크리에이션 월. 감각적 컬러와 조명으로 물들여 시즌 컬렉션의 스토리를 담은 문구와 영감의 원천, 샤넬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메이크업 & 컬러 디자이너 루치아 피카의 뷰티 팁을 그대로 전달한다.

5 최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팝업 스토어를 열어 국내 공식 런칭을 알린 Three. 일본 아오야마 매장은 스파와 키친까지 갖춰 브랜드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다.

최근 서울엔 자랑할 만한 또 하나의 K-뷰티 공간이 생겼다.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의 성지인 강남을 벗어나 한적한 소격동 뒷골목에 오픈한 이스 라이브러리다. 한방 효과를 앞세운 제품만큼 주목을 끄는 이유가 있다면, 창립자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양태오이기 때문이다. 마치 그의 집처럼 한옥의 포근함을 제대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소격동에 쇼룸을 오픈한 이유는 이곳을 찾는 분들에게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경복궁과 정독도서관 등 쇼룸 근처의 정취가 이곳까지 이어지길 원했어요.” 양태오 대표의 말처럼 쇼룸 안으로 들어서면 창문 속에 창문이 있고, 밖으로 풍경이 보여 한옥의 ‘중첩’이 만들어내는 고즈넉한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공간을 즐기다 보면 그곳에 그림처럼 어우러진 제품에 호감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다. 클릭 한 번이면 국내 미런칭 화장품까지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요즘이지만, 굳이 뷰티 플래그십 스토어를 찾는 이유는 브랜드만의 철학과 감성을 느끼기 위해서가 아닐는지. “공간의 힘과 스토리를 믿어요. 그것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도요.” 양태오 대표의 생각처럼 매출이나 물량 공세에 급급하기보다 쇼룸 같은 유형의 아카이브를 통해 꾸준히 그 스토리를 드러낼 때 대중은 브랜드에 더 깊이 공감할 것이다.

 

에디터 이혜진(hjlee@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