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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능을 말하는 두 가지 방법

FASHION

‘여성을 더욱 여성스럽게 하라’는 패션 키워드를 두고 디자이너들이 꿈꾸는 패션 판타지가 격돌했다. 몸을 투영시키는 신비한 시스루 룩, 주얼과 반짝이는 소재로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반짝임을 머금은 글리터 룩이 관능의 왕좌를 놓고 매력 대결을 펼치는 가운데 당신의 선택은?

1 Dior  2 Rene Caovilla by La Collection  3 Emilio Pucci  4 Gareth Pugh  5 Christian Louboutin  6 Tom Ford

7 Givenchy  8 Dolce & Gabbana  9 Collette Dinnigan  10 Miu Miu  11 Dior  12 Mary Katranzou

Glitter Glam
황금 박쥐의 전설적 골드 룩, 데이비드 보위의 전위적 반짝이 스타일, 마이클 잭슨의 잊을 수 없는 실버 턱시도. 시대를 풍미한 히어로들의 테마 의상처럼 태양빛으로 광채 코팅을 한 듯한 메탈릭 룩이 등장했다. 물론 처음은 아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1960년대 캣워크에 등장한 파코 라반, 피에르 가르댕, 꾸레주 등과 비교하면 축적된 세월만큼 켜켜이 쌓인 소재 가공 노하우와 진보한 아플리케 장식 기술 덕분에 클래스가 다른 화려함을 자랑한다는 점! 여성의 옷장을 환하게 밝힐 퍼레이드의 선두에는 생 로랑, 지방시, 드리스 반 노튼, 발맹을 비롯한 파리 디자이너가 포진하고 뒤이어 구찌, 펜디, 돌체 앤 가바나, 에밀리오 푸치 등 밀라노의 패션 전문가가 빽빽이 자리하는데 디자이너마다 광채를 표현하는 방식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를테면 드리스 반 노튼·랑방·구찌는 금사나 은사로 짠 라메와 브로케이드 소재를 활용해 은은하면서 친근한 조명 효과를 누렸고, 미우 미우·베르사체·펜디는 패턴 있는 천에 쿠튀르 정신으로 시퀸을 한 땀 한 땀 수놓아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각도로 발광(發光)하는 다이내믹한 의상을 선보였다. 또 도도함과 대담함을 컨셉으로 한 톰 포드는 엄지손톱만 한 거울로 전신을 꾸민 보디컨셔스 실루엣 드레스로 숨 막히는 관능미를 표현했고, 이탤리언 유산을 전하고 싶었다는 돌체 앤 가바나는 황제의 얼굴을 새긴 금화를 연결해 마치 갑옷 같은 골드 코인 드레스를 공개해 빛의 제국의 위상을 과시했다. 이 밖에도 발맹은 화이트 스와로브스키로 장식한 스트랩을 피시넷 스타일로 엮은 톱과 드레스로 파리 거리를 밝혔는데 기존에 볼 수 없던 색다른 가공법이라 눈길이 간다. 라메, 브로케이드, 플라스틱, 비즈, 스팽글 등 온갖 소재를 동원한 반짝이는 트렌드로 봄을 여는 이번 시즌, 회색 도시를 환하게 밝혀줄 글리터 룩. 반짝이는 물건에 약한 여성들이 올인하고 싶은 스타일인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1 Chloe  2 Roberto Cavalli  3 Valentino  4 Burberry Prorsum  5 Escada  6 Emporio Armani

7 Blumarine  8 Gucci  9 Nina Ricci  10 Louis Vuitton  11 Versace

Sheer Genius
일상에서 시스루 룩, 어디까지 괜찮을까? 매년 S/S 시즌이면 공기처럼 가볍고 물처럼 유연하며 은은하게 비치는 시어한 소재 제품을 대거 출시하지만, 보기엔 예쁘나 입기엔 수줍은 그것은 리얼웨이를 사는 여성에게는 그저 관상용 패션이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에디터도 꽤 오랫동안 봄·여름 트렌드 리포트를 쓸 때 베일 속에 가린 것이 더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감언이설로 이 속 시원한 유행을 설파했지만, 막상 생활에서는 블랙 브래지어가 살짝 비치는 정도의 화이트 셔츠를 입는, 난이도 하 정도밖에 시도하지 못했으니까. 그런데 이번 시즌 캣워크는 ‘과감한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더욱 쿨해 보인다’는 듯 한껏 수위를 높인 시스루 패션으로 섹시미를 과시한다. 플레어스커트 디테일에서 봄처녀가 연상되는 스텔라 맥카트니, 블랙 뷔스티에 위에 심플한 롱 드레스를 입어 상충되는 이미지를 완성한 엘리 사브, 정숙한 순백의 드레스 패턴 사이로 숨은그림찾기하듯 살갗이 보이는 디올, 성글게 짠 크로셰 디테일로 소박하지만 섬세한 분위기를 연출한 발렌티노 등 컬렉션에 등장한 룩은 시스루라는 공통점 아래 순수한 소녀에서 농염한 여인까지 다채로운 여성의 모습을 오버랩시킨다. 그리고 이를 통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나는 디자이너들의 외침이 있으니, 바야흐로 지금은 스커트의 슬릿 디테일 사이로 각선미가 드러날까 걱정하는 대신 어떻게 하면 보다 섹시하게 보여줄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 물론 미국 여배우 메이 웨스트처럼 ‘사람들에게 언제나 주목받는 것이 외면당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면 런웨이 스타일처럼 과감한 모험을 즐길 법도 하지만, 천사의 날개옷처럼 로맨틱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투명도가 다른 시어한 소재의 아이템을 레이어링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 패션의 일탈을 즐겨보자.

에디터 서재희 (jay@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