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재킷
2016년 S/S 시즌 가장 많이 언급되는 패션 아이템인 스카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수 장식과 카무플라주 패턴이 어우러진 스카잔 Valentino
2016년 S/S 컬렉션에서 가장 눈에 띄는 아이템을 꼽으라면 바로 ‘스카잔’이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군들이 일본에 있었던 시간을 기억하기 위해 일본 전통 디자인의 자수를 재킷에 새겼고, 미국으로 돌아가 친구와 가족에게 선물하면서 수비니어 재킷(souvenir jacket)으로도 불린 아이템. 1960년대 이후 일본에서 노동자 계층 젊은이들이 반란의 상징으로 즐겨 입으면서 점차 스트리트 패션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몇 해 전부터 지속적으로 패션계에 불고 있는 스트리트 문화의 영향으로 많은 패션 하우스의 런웨이에까지 등장했다. 이렇듯 다양한 브랜드의 아이템 중 유독 관심을 모으는 것이 있으니, 바로 발렌티노의 스카잔이다. 발렌티노의 스카잔은 강렬한 카무플라주 패턴을 앞뒤로 적용한 것이 특징. 블랙 래글런 소매에는 화이트 라인을 가미했고, 네크라인과 소매, 허리 부분에도 블랙과 화이트를 사용해 경쾌함을 더했다. 그리고 스카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디테일인 자수를 앞면 양쪽 가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재킷의 진수는 뒤를 봐야 알 수 있다. 뒷면을 가득 채운 커다란 용 문양에서 시선을 뗄 수 없기 때문. 골드, 블랙, 카키색을 적절히 사용해 용을 수놓고 여기에 비즈 장식까지 더해 생동감이 느껴진다. 실감 나게 수놓은 용의 모습 때문일까? 얇고 가벼운 소재의 재킷이지만 입었을 때 체감 무게만큼은 결코 가볍지 않다.
DETAIL 1
두 종류의 비즈를 사용해 촘촘하게 수놓았다. 밝은 색 비즈는 용이 좇고 있는 여의주 같고, 여의주 주위를 둘러싼 검은색 비즈는 마치 여의주가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를 준다.

DETAIL 2
여실히 드러나는 광택이야말로 스카잔의 멋이다. 얇고 가벼운 소재를 사용해 재킷을 입고 움직일 때마다 광택이 한껏 도드라진다.

DETAIL 3
등판을 가득 채울 만큼 압도적인 크기의 용을 금사와 비즈 등으로 화려하게 수놓았다. 용의 수염과 비늘까지 세세하게 자수로 표현한 것이 눈길을 끈다.
호랑이, 독수리, 대나무 등 동양적인 프린트가 인상적인 스카잔 Saint Laurent

재킷이 하나의 화폭이 되었다. 겉감뿐 아니라 안감에서도 같은 그림을 확인할 수 있다. Dolce & Gabbana

양쪽 가슴과 소매 부분에 용, 독수리, 칼 모양의 자수만 넣어 간결한 디자인의 스카잔 Lucien Pellat-Finet by Koon
에디터 이민정 (mjlee@noblesse.com)
사진 기성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