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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아트 갤러리, 두바이 현대미술의 초록 숲을 완성하다

LIFESTYLE

유럽, 아시아의 아트 마켓에만 관심을 쏟았다면 시선을 중동 지역으로 돌려보자. 매년 열리는 아트 두바이(Art Dubai) 페어와 아부다비 아트(Abu Dhabi Art) 페어를 비롯해 국제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샤르자 비엔날레(Sharjh Biennial)도 개최된다. 뜨거운 격전이 벌어지는 두바이에서도 그린 아트 갤러리는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갤러리로 손꼽힌다.

1 2013년 그린 아트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
2 그린 아트 갤러리의 외부 전경

지난 3월 18일,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막을 올린 아트 두바이 페어(Art Dubai Fair). 34개국에서 온 85개 갤러리와 5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했고, 2만5000여 명의 관람객을 동원했다. 무엇보다 450만 달러, 한화로 약 475억 원의 판매 수익을 올리면서 두바이가 메나사(MENASA) 아트 마켓의 허브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두바이의 중심에 현대미술 마켓을 리드하면서 주목할 만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그린 아트 갤러리가 있다. 소속 아티스트인 캄루즈 아람(Kamrooz Aram)이 올해 아브라지 그룹 아트 프라이즈(The Abraaj Group Art Prize) 수상자로 선정되고, 아트 페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등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는 그린 아트 갤러리는 지역 미술의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발전사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1 그린 아트 갤러리 소속 작가인 캄루즈 아람은 2014년 아브라지 그룹 아트 프라이즈 수상자로 선정됐다.
2 그린 아트 갤러리의 시작이었던 시리아의 서점 3 시리아 홈스 시절, 파테 무아레스의 전시회에서 어머니와 이모, 작가가 함께 했다. 4 Nazif Topcuoglu, The Hunger, 2011

그린 아트 갤러리는 1990년 현재 오너인 갤러리스트 2세 야스민 아타시(Yasmin Atassi)의 어머니와 이모가 문을 연 작은 서점으로 시작했다. 그곳을 현재의 위치까지 끌어올린 주인공이 바로 그녀다. “원래 저는 시리아의 홈스(Homs) 출신이에요. 1990년에 저희 가족이 두바이로 이주해 유년 시절의 대부분을 두바이에서 보냈어요. 두바이로 오기 전, 1988년에 어머니와 이모가 고향에 자그마한 서점을 내셨어요. 규모는 작았지만 그 당시 동시대 아랍과 서구 지역의 문학, 철학, 미술 서적을 보유하고 있는 지적 보고였죠.” 당시 시리아는 레바논과 이스라엘 사이에서 정치적으로 상당히 불안한 상황이었음에도 그들은 좋은 책이 나오면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레바논에서 몰래 들여올 정도로 열정과 용기가 넘쳤다. 시리아에서는 구하기 힘든 책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점은 그 당시 문학가, 아티스트의 아지트가 됐다.

서점을 드나들던 이들 중 시리아 근대 회화의 거장 파테 무아레스(Fateh Moudarres)도 있었다. 그는 주변의 작가를 많이 소개했고, 그들의 작품을 보여주려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서점 한편에 살롱 형태로 갤러리를 시작했다. 온 가족이 두바이로 이주하면서 시리아의 아티스트를 본격적으로 알리기 위해 1995년 그린 아트 갤러리를 열었다. 그때 갤러리에서 소개한 루아이 카얄리(Louay Kayyali), 아마드 무알라(Ahmad Moualla), 유세프 압델케(Youssef Abdelke) 등은 지금 모두 시리아 현대미술계의 중요한 작가로 성장했다. 그린 아트 갤러리의 모체는 시리아의 근대 화가를 알리는 것에서 시작한 셈이다. 현재 중동과 아랍 지역의 근대미술에 대한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인데, 그린 아트 갤러리가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처음 그린 아트 갤러리가 문을 연 곳은 두바이 동물원 근처인 주메이라 빌라 지역. 두바이에 이주한 직후에는 당장 갤러리를 그럴듯하게 만들어 운영할 경제적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살고 있던 빌라의 방 하나를 개조해 갤러리를 열었다. 당시 두바이에서는 갤러리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상황이었기에 아트 세일즈가 쉽지 않았다. 그린 아트 갤러리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전략은 기업을 상대로 미술 작품 이미지가 담긴 리미티드 에디션 카드를 제작하는 것. 기업들이 미술 작품은 사지 않아도 연말이나 특별한 날을 기념할 수 있는 아트 카드는 선호했다. 그린 아트 갤러리라는 이름도 그때 정했다. “환경보호 차원에서 리사이클링 종이로 카드를 만들어 기업에 어필했는데, 갤러리도 그렇게 친환경적 브랜딩을 하면 좋겠다 해서 그린 아트로 이름 지으셨대요.”

에디터 고현경
구정원(JW STELLA Arts Collective 디렉터)  사진 제공 그린 아트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