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브랜드
남성이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브랜드만 엄선해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첫 주자는 바로 캐시미어의 절대 강자 브루넬로 쿠치넬리.


브루넬로 쿠치넬리와 함께한 셀레브러티들
여성에게 브랜드란? 수많은 옵션 중 하나에 불과하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아서 언제 그 사랑이 식을지 모르니 말이다. 반면 남성은 한번 인연을 맺으면 그 브랜드에 충성하는 경향이 높고, 심지어 그 충성도가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점에서 브랜드에게 매우 든든한 동반자(!)가 아닐 수 없다. 이미 브루넬로 쿠치넬리를 사랑하는 이라면 이제까지 모르고 있던 브랜드의 진면모를, 혹시 잘 모른다면 또 하나의 매력적인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특별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2015년 S/S 컬렉션

브루넬로 쿠치넬리 공방의 외관

이탈리아 솔로메오에 위치한 브루넬로 쿠치넬리 본사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솔로메오 전경
We Love Brunello!
브루넬로 쿠치넬리를 사랑하는 남자, 그 리스트를 공개한다. 영국의 윌리엄 왕세자를 비롯해 남성적이면서 섹시한 매력 물씬 풍기는 제임스 본드 대니얼 크레이그, 클래식한 스타일이 잘 어울리는 주드 로 등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새뮤얼 잭슨이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라이언 레이놀즈 등도 공식석상에서 브루넬로 쿠치넬리를 즐겨 입는 ‘멋진’ 남자다. 이런 남성이 즐겨 입는 브루넬로 쿠치넬리라니, 왠지 더욱 기대감이 들지 않는가?
브루넬로 쿠치넬리 사무실 모습
Brunello’s Vision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캐시미어가 탄생하기까지 창립자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남다른 비전, 그리고 꿈이 있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85년, 지금의 아내가 당시 살고 있던 페루자 근처의 작은 시골 마을 솔로메오의 14세기 성을 구입하면서. 화려한 컬러에서 영감을 받아 고루한 이미지의 캐시미어를 한층 젊고 발랄하게 재창조하며 그는 패션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솔로메오에서 자리를 잡아가던 어느 날 그는 이 작은 마을의 오래된 성, 교회, 17세기에 지은 빌라 안티노리(Villa Antinori) 등을 바라보다 문득 자연과 역사, 예술혼이 넘쳐흐르는 이곳의 아름다움을 되살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솔로메오 재건 프로젝트. 오랜 기간 방치된 중세의 성을 복원해 회사 본사로 변모시킨 것은 물론 예술, 역사 유적지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이후 브루넬로 쿠치넬리 재단과 아트 포럼(Forum of the Arts)을 설립하며 인간의 가치와 소중함을 믿는 그의 인본주의 사상을 몸소 실현해나간다. 재단은 스포츠와 문화 등을 후 원하는 방식으로 인간의 가치에 경의를 표하고, 아트 포럼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가능하게해 지역사회의 발전을 돕는 식. 아트 포럼 활동의 일환으로 세운 극장은 아름다운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중턱에 자리했으며 아래에서는 원형경기장, 그리고 테라스에서는 필라소퍼스 가든(Philosopher’s Garden)이라 불리는 향기로운 정원도 만날 수 있다. 마을 사람을 위한 지역 스포츠 센터를 세우는 용도로 솔로메오 인근의 4헥타르에 이르는 땅을 기증하기도 할 정도로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따뜻한(!) 마음씨를 자랑한다.
그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인간, 즉 인본주의 정신. 이는 그의 경영 철학에서도 엿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소크라테스의 철학에 매료된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실제로 인도적 기업(humanist enterprise)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일례로 직원들을 하나의 인간(실제 ‘생각하는 영혼’이라 부른다고)으로 받아들여 엄격한 규율 대신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창조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인 것을 들 수 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그렇게 행복한 직원이 최상의 제품을 만든다는 신념을 지켜가고 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를 훌륭한 캐시미어 브랜드 정도로 알고 있었다면 이제 브랜드의 철학에도 주목해보면 어떨까. 이렇듯 인간적인 기업이 제작한 제품이라니 왠지 모르게 더욱 호감이 가지 않는가?


2015년 S/S 컬렉션

The Noblest Cashmere
브루넬로 쿠치넬리 하면 캐시미어를 빼놓을 수 없다. 아마도 가장 먼저 부드러운 촉감과 고급스럽고 다채로운 컬러의 캐시미어를 떠올릴 테니 말이다. 아프가니스탄, 인도, 중국, 몽골에 서식하는 염소는 극한의 추위와 더위에서 살아남기 위해 털이 더 길고 거칠게 자라며 아래 언더코트(undercoat)라 불리는 매우 작은 부위에만 극도로 부드럽고 미세한 털이 자란다. 매년 여름 양치기들은 동물을 해치지 않는 방법으로 조심스럽게 빗질하는 과정을 거쳐 아래의 부드러운 털만 골라낸다. 해마다 각각의 염소에서 오직 250g의 털만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캐시미어의 희소성을 의미하는 동시에 특별한 이유가 된다.
브루넬로 쿠치넬리와의 오랜 파트너십을 자랑하는 방적 기업 카리아기(Cariaggi)는 매년 최상의 캐시미어만 골라내기 위해 몽골과 중국을 방문한다. 그곳에서 가져온 털이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본사가 위치한 솔로메오 공방에서 까다로운 공정을 거쳐 장인의 숙련된 손끝에서 고귀한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캐시미어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그다음 이어지는 것이 바로 브랜드의 혁신성을 엿볼 수 있는 염색 작업이다. 이 과정을 통해 캐시미어가 브랜드 고유의 무지갯빛으로 물드는 것.
브랜드의 창립자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남성 패션 박람회인 제66회 피티 우오모(Pitti Uomo)에서 창조적 재능과 능력을 인정받아 ‘프레미오 피티 임마지네 우오모(Premio Pitti Immagine Uomo)’상을 받았고, 이후 캐시미어 스포츠웨어 분야의 최고 디자이너로 인정받아 베스트 오브 베스트상을 여러 차례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야말로 캐시미어의 강자로 인정받은 것.


가장 다양한 남성 컬렉션을 만날 수 있는 브루넬로 쿠치넬리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Look at Brunello’s Men!
브랜드 철학 그리고 브랜드의 시그너처 아이템에 대해 이해했다면 이제 당신을 더욱 빛나게 해줄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남성 컬렉션을 본격적으로 감상할 차례.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은은한 듯하면서도 강렬하게 뿜어져 나오는 고급스러움에서 특유의 매력이 느껴진다.
가장 최근 선보인 2015년 S/S 컬렉션을 한번 살펴보자. ‘풍미의 땅으로 떠나는 여행(A Trip to the Lands of Spices)’을 테마로 이번 시즌에는 이탈리아에서 출발해 유럽 ‘웰 드레싱(well dressing)’의 중심지 파리와 런던 그리고 암스테르담을 거쳐 아프리카와 지중해, 아시아, 몰루카 제도로 향한다. 고급스러운 소재의 팬츠, 셔츠, 웨이스트 코트, 슈트와 코트 등 포멀한 스타일과 함께 동서양의 요소를 조화시킨 아우터 웨어와 스포츠웨어가 어우러지며 모던한 우아함을 풍긴다. 풍미의 땅이라는 테마에 걸맞게 고춧가루와 사프론, 강황의 밝은 옐로, 커리의 황토빛, 오리엔탈 레드 등 자연의 풍미가 물씬 느껴지는 풍성한 컬러 팔레트가 단연 생동감 넘친다. 소재의 강자답게 슈트와 재킷에 섬세한 짜임으로 엮은 쿨 울 소재와 가벼운 실크를 사용했고, 방수 등 기능성까지 갖춘 레인코트를 포함해 다양한 아우터를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경량 코튼, 리넨, 가죽 등 다채로운 소재의 조우 역시 돋보인다. 특히 몸에 부드럽게 감기는 실루엣이 선사하는 편안한 착용감은 물론, 커프스와 스티치 등 꼼꼼하고 세심한 디테일도 눈길을 끈다.
진정한 스타일링을 완성해주는 것은 바로 액세서리. 이브닝 디너는 물론 해변, 요트 등에서도 어울리는 다양한 스타일의 슈즈를 비롯해 남성의 우아함에 화룡점정을 찍어줄 타이와 포켓스퀘어 그리고 최상급 레더 소재 핸드백과 소품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남심을 빼앗기에 충분한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가득하다.

브랜드의 잇 아이템인 구스다운 베스트를 스타일링한 모습

2014년 F/W 시즌 광고 캠페인

2009년 F/W 시즌 광고 캠페인

2015년 S/S 시즌 광고 캠페인
It-item for Him
브루넬로 쿠치넬리 하면 캐시미어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구스다운 베스트다. 클래식한 슈트에 베스트를 레이어링하는 이탤리언 남성 스타일링을 가능하게한 그야말로 잇 아이템이니 말이다. 매 시즌 캐시미어는 물론 울, 스웨이드, 나일론 등 다양한 소재와 컬러로 선보이며, 구스다운 베스트 속 최고급 헝가리산 구스 퍼가 가벼운 착용감과 보온성을 책임진다. 버튼다운 스타일로 클래식한 매력을 자랑하는 베스트는 리버서블로 디자인해 일석이조의 스타일링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는 사실.
이처럼 멋진 남성들이 사랑하는 브랜드, 심지어 인간적이고 따뜻한 마음씨까지 지닌 기업이 만들어내는 제품이라는 사실. 브루넬로 쿠치넬리를 사랑하는 남자들이여, 자부심을 느껴도 좋을 듯하다.
에디터 이서연 (janicelee@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