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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다시 보실래요?

LIFESTYLE

영화는 불이 꺼진 극장의 큰 스크린으로 봐야 제맛이다. 최근 추억의 영화 재개봉이 이어져 오래전 마음을 흔들어놓은 작품을 극장에서 다시 만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과거 극장에서 본 영화를 개인 소장용 DVD나 IP TV로 볼 수도 있지만, 좋아하는 영화일수록 극장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다시 보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개봉한 후 시간이 애매하게 흐른 영화는 아주 오래전 흑백 영화보다 오히려 다시 보기 힘들었고 한국영상자료원이나 예술영화 전용 극장에서 기획전이 열리기를 기다려야 했다. 최근 대중문화 전반에 복고 열풍이 불면서 영화계에도 추억의 명화 재개봉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근접성이 좋은 멀티플렉스 극장을 중심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 CGV는 예술영화 상영관인 무비꼴라주를 통해 <러브레터>, <시네마 천국>, <쥬라기 공원>까지 꾸준히 재개봉해 관객들의 갈증을 풀어주며 호응을 얻었다. 작년 11월에 진행된 ‘롯데시네마 리마스터링 열전’은 <레옹>, <연인>, <8월의 크리스마스>, <유 콜 잇 러브> 등 8편의 국·내외 명작 영화를 다시 개봉해 화제를 모았다. 리마스터링은 필름으로 찍은 아날로그 영화의 화질과 사운드를 재정비해 디지털 포맷으로 바꾸는 작업을 말한다. 개봉 당시부터 지금까지 명품 멜로라는 평을 얻으며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설문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개봉한 지 15년 만에 극장에서 재상영하는 흔치 않은 기회라 높은 예매율을 기록했다. 롯데시네마는 ‘왕가위 3색 로맨스’라는 기획으로 <동사서독 리덕스>를 최초로 개봉하면서 <중경삼림>과 <화양연화>를 함께 선보이기도 했다. 메가박스는 12월 ‘영화, 연애를 담다-연애담’이라는 기획으로 한국 멜로 영화 5편을 선정해 <접속>, <클래식> 등의 영화를 재상영했다. 2003년 개봉 당시 화제를 모으며 300만 명이 넘은 관객을 동원한 박찬욱 감독의 대표작 <올드 보이>도 개봉 10주년을 맞이해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관객들을 다시 찾아왔다.

이처럼 영화 재개봉이 줄을 잇는 이유는 규모는 적어도 재개봉 영화 시장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재개봉 영화는 개봉 당시 흥행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작품이 주를 이룬다. 외국 명화를 수입해 상영한다 해도 손익분기점이 낮고 마케팅 대비 재개봉에 따른 성적도 좋은 편이다. <올드 보이>는 재개봉 후 주로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말하는 ‘다양성 영화’ 부문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 당시 직접 관람한 이들에게는 추억을 되살리고, 젊은 영화 팬에게는 보고 싶던 명작을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비디오테이프가 늘어질 정도로 돌려본 영화를 극장에서 다시 보는 기쁨 외에도 디지털 기술을 통해 미세한 색의 차이까지 잡아내 더 선명하고 깨끗해진 화질로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 다만 필름영화 특유의 분위기를 기억하는 팬들은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하고, 재개봉작이 관객을 모으기 쉬운 멜로 영화에 편중되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도 영화 재개봉 열풍은 이어진다. 먼저 2월 6일에는 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몽상가들>을 10년 만에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 여배우 에바 그린을 세계적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니콜 키드먼과 이완 맥그리거의 조화가 돋보인 영화 <물랑루즈>, 영국 로맨틱 무비의 명가 워킹 타이틀의 대표작 <노팅 힐>도 재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 배급사나 극장에서도 관객의 반응에 따라 여러 주제의 기획전을 통해 한국 영화 재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추억의 명작을 최신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다시 보는 기분은 색다르다. 또한 재개봉 영화 관객층이 꾸준히 늘어나면 개봉 당시 외면받았으나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도 빛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명화 재개봉 열풍은 잘 만든 콘텐츠는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감성을 자극하는 일시적 기획이 아니라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아도 기꺼이 관객들은 찾아줄 것이다.

에디터 고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