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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아트 페어, BAMA 2016

LIFESTYLE

부산의 화랑이 자발적으로 힘을 합쳐 세계적 아트 페어를 꿈꾸는 2016 BAMA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예술적 감흥이 넘쳐흐른 5일간의 기록을 담았다.

전시장 중앙에 위치해 눈길을 끌었던 고정수 작가의 곰 조형물 시리즈

고정수 作 ‘웃는 곰’

갤러리이배 부스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한 엔조 작가의 오브제

박서보, 김종학 등 거장의 작품을 소개한 조현화랑

누구에게나 열린 특별전
이번 아트 페어의 가장 큰 볼거리는 바로 전시장 정중앙 벽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이었다. 사실 이 줄은 일본의 사다하루 호리오의 그림을 사기 위한 행렬이었다. 사다하루 호리오는 일본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구타이’의 창립 멤버로 문자열, 나뭇가지, 뿌리, 널빤지, 돌 같은 오브제를 조합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강금주 현 부산화랑협회 회장과 직전 회장인 갤러리피카소 강경희 대표가 오로지 그를 섭외하기 위해 일본을 찾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후문. 이번 아트 페어에서 그는 미술 작품 자판기가 되었다. 1000원을 내고 10가지 주제 중 하나를 고르면 마치 자판기에서 음료가 나오듯 완성된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1000원을 손에 꼭 쥐고 엄마 손을 잡은 어린아이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연령대를 불문하고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편 사다하루 호리오는 이번 전시의 수익을 전액 구마모토 지진 피해자에게 부산화랑협회의 이름으로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아트 페어를 통해 지역의 오랜 미술사를 돌아보는 기회도 마련했다. 한국 근·현대미술 연구가인 최석태 커미셔너가 기획한 ‘우리의 별’에는 김종식과 김환기, 박고석, 박수근, 송혜수, 이중섭, 장욱진 그리고 천경자까지 부산을 무대로 작업한 거장의 작품을 대거 출품했다. 한국전쟁 당시 문화의 중심지였던 지역의 모습을 짚어보는 기회로 아트 페어의 학술적 역할도 생각해보게 했다. 또한 ‘지역 작가의 등용문’을 자처하는 2016 BAMA의 역할에 맞춰 실험적 작품 활동을 하는 6명의 부산 작가도 특별한 전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다음 세대의 컬렉터를 양성하기 위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작품도 대거 전시했다. 전시장의 포토 스폿이던 고정수 작가의 곰 모양 대형 공기 조형물이 그것. ‘인간은 유희할 때 가장 아름답다’는 그의 생각에 따라 힘차게 발차기를 하거나 말뚝박기를 하며 즐겁게 웃는 곰 앞에서 아이들은 떠날 줄 몰랐다. 온통 캄캄한 박스 안에서 라이트 펜으로 허공에 그림을 그리는 프로젝트 ‘반딧불, 집 이야기’는 움직이는 빛의 잔상을 사진으로 기록하며 그것으로 대화를 대신하는 미술 체험 교육 프로그램으로 꾸몄다.

부산화랑협회 강금주 회장

부산의 전도유망한 신진 작가를 소개한 특별부스

새로운 컬렉터의 탄생
이번 아트 페어의 특징은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오른 작가와 신진 작가까지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구매, 그리고 신진 컬렉터의 유입이다. 아트 페어에 참여한 화랑이 BAMA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도 그 때문. “지난해보다 운영이 매끄러운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VIP 패스를 적재적소에 배부해 울산과 대구에서 확실한 구매 의사를 갖고 찾아온 컬렉터가 꽤 많았습니다.” 한 갤러리 관계자의 전언이다. 또한 컬렉터의 연령층이 젊어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 강금주 회장은 “부산 곳곳에서 열리는 아카데미, 특히 갤러리에서 자체 운영하는 아트 아카데미를 통한 미술 교육이 새로운 컬렉터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부터 휘몰아친 단색화 열풍이 미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조현화랑에서 출품한 박서보 작가의 ‘묘법’ 시리즈의 경우 150호와 120호의 큰 사이즈임에도 비교적 젊은 컬렉터도 구매 의사를 갖고 부스를 방문했다. 단색화만 전시한 갤러리데이트는 천광엽 작가와 장승택 작가의 시리즈가 눈길을 끌었다.
한편 각 갤러리에서 힘써 발굴한 신진 작가의 선전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갤러리이배에서 선보인 엔조 작가의 오브제 시리즈는 오픈 첫날부터 솔드아웃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회화가 여전히 강세인 부산의 미술 시장에서 갤러리아트숲이 들고 나온 최한진 작가의 작품은 방독면과 헬멧 등을 이용한 입체 설치 작품임에도 많은 관람객의 선택을 받았다. 재활용 소재를 사용해 남자의 일상을 표현한 윤길현, 동물을 통해 인간상을 드러내는 한종석 작가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앞으로 부산 미술의 성장세를 가늠해볼 수 있었던 2016 BAMA. 탄탄한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한 그들의 저력을 여실히 증명한 시간이었다.

에디터 | 신숙미(프리랜서)
사진 | 여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