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중년의 정석
전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미중년으로 꼽히는 영국의 국민 배우 콜린 퍼스(Colin Firth). 나이가 들수록 깊어지는 그의 매력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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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슈트 스타일을 논할 때 빠지지 않은 이름이 있다. 2015년 스파이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 <킹스맨>에서 젠틀한 스파이로 분해 전 세계 영화 팬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콜린 퍼스다. 영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인 그는 올해 한국 나이로 58세. 곧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완벽한 액션 연기는 물론, 188cm의 큰 키와 넓은 어깨가 만들어내는 품위 있는 그의 슈트 스타일에 전 세계가 열광했다. 사실 제인 오스틴 원작의 TV 시리즈 <오만과 편견>을 시작으로 <러브 액츄얼리>, <맘마미아>,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 부드러운 이미지가 지배적이던 콜린 퍼스에게 스파이 액션을 기대한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킹스맨>의 매슈 본 감독은 “영국 신사를 대표하는 그의 액션 연기는 상상만으로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그 판단이 옳았던 걸까. 온몸에 스민 듯한 기품과 노련한 액션 연기, 그리고 완벽한 슈트 피트를 선보인 콜린 퍼스는 단 한 편의 영화로 반세기 동안 슈트 스타일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역대 <007>의 배우들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재미있는 사실은 콜린 퍼스가 차세대 제임스 본드로 떠오른 적이 있다는 것이다. 피어스 브로스넌을 이을 새로운 본드로 대니얼 크레이그가 발탁되기 전, 영국의 한 설문조사에서 콜린 퍼스가 1위를 차지한 것. 그가 그때 제임스 본드가 되었다면 지금의 <킹스맨> 신드롬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일찍이 <오만과 편견>을 통해 영국의 국민 배우로 자리 잡은 그는 게리 올드먼, 대니얼 데이 루이스 등과 함께 1980년대 말 영국의 유망한 청춘 배우를 일컫는 브릿 팩(brit pack)을 대표하는 배우로 주목받았고,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쌓으며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수많은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면서도 자신만의 매력을 보여주는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혼자 남은 이의 상실감을 표현한 <싱글맨>, 말더듬이 왕 조지 6세로 분한 <킹스 스피치>를 통해 아카데미를 비롯한 많은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배우의 길을 걸어온 그는 다양한 작품 활동으로 올해 2편의 영화를 선보인 데 이어 앞으로 5편의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될 영화는 <킹스맨: 골든 서클>이다. 예고편을 통해 그동안 비밀에 부쳐졌던 그의 귀환이 알려지며 전 세계 영화 팬을 흥분시키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깊고 근사해지는 콜린 퍼스의 스타일이 또 한번 전 세계를 열광시킬 전망이다.
ENGLISH SUITS
영국 신사의 전형이라고 불리는 콜린 퍼스는 시상식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무채색의 미니멀한 슈트를 즐겨 입는다. 눈여겨볼 것은 몸에 착 감겨 단단해 보이는 어깨,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선이 돋보이는 영국식 슈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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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래브라도 리트리버 얼굴 모양의 핸들이 귀여운 슈혼 Pasotti.
2 스털링 실버 소재의 팬더 헤드 데코 커프링크스 Cartier.
3 파티나 기법으로 멋을 낸 장지갑 브라짜 월릿 Louis Vuitton.
4 세련된 그레이 컬러가 돋보이는 클래식 퓨전 크로노그래프 레이싱 그레이 Hublot.
5 스트레이트 팁 옥스퍼드 슈즈 Edward Green by Unipair.
6 슈트, 셔츠, 타이, 옥스퍼드 슈즈 모두 Tom Ford.
7 그윽한 잔향이 매력적인 우드 향조의 향수 스트레이트 투 헤븐 By Kilian by 10 Corso Como.
8 시가 커터와 습도 조절 막대를 포함한 휴대용 시가 케이스 F. Hammann by Barbershop.
9 완벽한 슈트 피트가 돋보이는 콜린 퍼스.
BASIC IS THE BEST
꾸민 듯 안 꾸민 듯 간결한 룩을 즐기는 콜린 퍼스. 남자의 기본 아이템이라 할 수 있는 블레이저와 데님만으로도 이렇게 멋진 스타일을 연출했다. 뿔테 안경으로 지적인 느낌까지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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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이트 골드 소재의 저스트 앵 끌루 네크리스 Cartier.
2 드레시 워치로도 손색없는, 절제된 디자인 미학이 돋보이는 스포츠 워치 오버시즈 Vacheron Constantin.
3 스웨이드 소재 데저트 부츠 Alden by Unipair.
4 깔끔한 블레이저로 포멀한 룩을 연출했다.
5 뿔테 안경 Tart Optical.
6 울 블레이저와 캐시미어 터틀넥 Z Zegna, 화이트 데님 Brioni, 스니커즈 Brunello Cucinelli.
7 데님 팬츠 Polo Ralph Lauren.
8 송아지 가죽 소재 백팩 Tom Ford.
9 시원한 풀 향이 상쾌한 느낌을 주는 향수 코뮌 드 파리 Astier de Villatte by Maison de Parfum.
KEEP THE DECENTNESS
스크린 밖 일상에서도 영국 신사 특유의 단정함을 잃지 않는 콜린 퍼스. 어느덧 50대 후반에 접어든 그는 편안한 캐주얼 룩에서도 그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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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은 종소리로 설정 시간을 알려주는 로맨틱한 기능을 탑재한 컴플리케이션 워치 슬림 데르메스 레흐 앙파시앙뜨 Hermes.
2 따뜻한 샌들우드 베이스에 은은한 타바코 향이 무게감을 더해 세련되고 도발적인 아로마를 선사하는 이스트로스 아로마틱 룸 스프레이 Aēsop.
3 파티나 공법으로 자연스러운 색을 입힌 송아지 가죽 소재의 담배 케이스 Berluti.
4 세계에서 가장 곱고 귀한 섬유로 불리는 비쿠냐 소재의 스카프 Loro Piana.
5 콤배트 재킷, 캐시미어 니트, 옥스퍼드 슈즈 모두 Polo Ralph Lauren, 먹색 데님 팬츠 Berluti.
6 울 소재 캡 Brunello Cucinelli.
7 더블 지퍼 포켓과 트롤리 포켓을 더한 펠레테스타 홀드올 백 Ermenegildo Zegna.
8 고급스러운 스웨이드 가죽을 사용한 스니커즈 John Lobb.
9 편안하면서도 품위 있는 캐주얼 룩의 콜린 퍼스.
에디터 정진원(jinwonjeong@noblesse.com)
사진 김흥수, 정석헌(제품), Getty Images, Rex Featur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