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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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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마음의 짐을 덜어내고, 삶의 영감을 얻는 진짜 여행. 핸들을 손에 쥐고, 원하는 길로 달리면 된다. 드라이버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자동차 여행 루트 4.

출렁이는 파도보다 아름답게 굴곡진 해안 절벽을 따라
이탈리아 아말피 해안

대지의 끝 바다와 사람이 사는 마을 사이, 아슬아슬한 경계를 그어가며 80km의 해안 도로가 이어진다. 두어 시간이면 충분히 완주할 거리지만 여유로운 분위기의 예스러운 골목길, 파스텔 톤 테라스에 핀 꽃을 바라보다 그대로 정지해 며칠이고 발걸음을 멈추고 마는 곳. 바로 이탈리아 남동부에 위치한 아말피 해안(Costiera Amalfitana)이다. 아말피 해안은 살레르노 만과 나폴리 만을 잇는 눈부신 바다, 가파른 해안 절벽을 따라 그림 같은 풍경의 마을이 들어앉은 곳으로 전 세계 여행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과거 로마제국 시절부터 귀족들이 즐겨 찾은 전통적 휴양지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여행 명소 중 하나로 손꼽힌다. 아말피 해안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단연 해안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는 것이다. 보통 소렌토에서 출발해 살레르노에 이르는 루트가 정석이다. 이탈리아 소형 클래식 카를 타고 해안 도로의 곡선을 따라 미끄러지듯 굴러가는 드라이브는 상상만 해도 기분 좋은 일. 그러나 급히 결정한 일정 탓에 렌터카 예약을 미처 하지 못해 클래식 카에 대한 로망은 접고 실용적인 독일산 소형차에 만족해야 했다. 눈부신 해변과 타소(Tasso) 광장에서 휴식을 즐긴 뒤 본격적으로 아말피 해안 드라이브에 나섰다. 도시의 뒷덜미를 휘감고 지나는 도로에 들어서는 순간, 이 지역 특유의 컬러풀하면서 우아한 풍경을 마주했다. 절벽을 따라 바다를 향한 4면에 늘어선 파스텔톤 퍼즐 같은 저택,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포시타노(Positano) 구시가지의 골목과 광장, 카페촌 등. 해안 도로를 따라 곳곳에 자리한 마을과 바다의 조합이 눈부신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마치 선원을 홀리던 사이렌의 노래처럼, 아름다운 장관에 넋을 잃게 되는 곳이 아말피 해안 도로다. 아찔한 곡선을 그리는 가파른 도로 주행에 피로가 느껴진다면 해안 도로 사이사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쉼터나 전망대에서 쉬어갈 것. 사람들이 차를 세우고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광경이 어김없이 펼쳐진다. 그리고 그 풍경의 현실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은 화이트와 아이보리, 선셋 옐로 컬러로 단장한 마을에서 며칠씩 머물다 가곤 한다. 두어시간이면 주파하는 아말피 해안 도로는 시간의 속도에 무감각해져 2시간이 하루가 되고, 하루가 일주일이 되는 마법 같은 길이다. 글 남기환(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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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주인공처럼 클래식 카를 타고 해안 도로를 달리고 싶다면, 스파이더 라이프스타일(http://spiderlifestyle.com)을 방문해볼 것.

캐나디안 로키를 가로지르다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도무지 속도를 낼 수 없었다. 제한속도 때문이 아니다. 길은 거침없이 뻗어 있고, 마주 오는 차가 반가울 만큼 도로는 한적했다. 액셀러레이터를 좀처럼 밟을 수 없는 이유는 눈을 깜박이는 시간조차 아까울 만큼 비현실적인 풍경이 끊이지 않고 차창 밖으로 펼쳐지기 때문.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그저 달리기만 하는 것은 정말이지 바보 같은 일이다.
캐나디안 로키 여행은 앨버타 주의 캘거리에서 시작한다. 캘거리 공항에서 차를 렌트해 서쪽으로 달린 지 얼마나 됐을까. 멀리 노을이 비낀 하늘 끝에 거뭇한 산자락이 일어서는 듯하더니 거대한 파도처럼 다가오고 있었다. 다름 아닌 로키 산맥이었다. 북미 대륙 서편에 우뚝 솟아오른 로키 산맥은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서 미국의 뉴멕시코 주까지 남북으로 길쭉하게 뻗어 있는 장장 4500km의 웅장한 산맥이다. 로키 산맥 가운데 캐나다 영토에 해당하는 부분을 캐나디안 로키라 하는데, 이곳만 해도 길이 1500km에 너비 80km의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어두워질 무렵, 캐나디안 로키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밴프(Banff)에 도착해 하룻밤을 머물고 달려간 곳은 루이즈 호수(Lake Louise). 빙하가 녹아내린 물빛은 에메랄드나 비취로밖에 형용할 수 없는 영롱한 빛깔로 찰랑이고, 호수 끝에 마주 선 산자락이 그려내는 거대한 V자 너머엔 빅토리아 빙하가 새하얀 빛깔로 눈부시다. 절로 숨이 막히고 탄성이 터져나오는 풍경이다. 그러나 감탄은 아껴두어야 했다. 아이스필드 파크웨이(93번 고속도로)가 이제야 비로소 시작되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이 길은 루이즈 호수에서 로키 여행의 또 다른 거점인 재스퍼(Jasper)까지 이어지는 약 230km의 멋들어진 산악 도로다.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달리다 보면 만년설을 머리에 인 고봉이 줄줄이 따라 붙고, 그 사이사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호수가 거울처럼 설산과 하늘을 비춰내곤 한다. 지도를 챙겨 들고 꼼꼼히 둘러봐도 좋고, 귀찮다면 길가에 멈춰 선 차들 곁에 주차하고 주위를 둘러보도록. 어김없이 절경이 펼쳐질 것이다. 명소마다 곤돌라나 트레킹 코스가 있으니, 잠시 차를 세워두고 조금 더 가까이 캐나디안 로키에 다가가보는 것도 좋다. 트레킹 코스나 도로에서 야생의 곰, 염소, 산양 등을 만나더라도 놀라지 말 것. 이곳의 주인은 바로 그들이니까. 글 서동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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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뻗은 직선 도로를 빠르게 달리고, 산악 도로의 굴곡에도 민첩하게 반응하면서 편안한 승차감을 선사하는 스포츠 세단이 이 길에 어울린다. 마세라티, 벤틀리 등 취향에 따라 빌릴 수 있는 슈퍼카렌탈(http://supercarrentals.ca/calgary)을 추천한다.

자동차 여행,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다
유타 주 아치스 국립공원

‘8기통 엔진을 장착한 컨버터블을 타고 오른쪽으로 수십 미터 아래 부서지는 파도, 왼쪽으로는 거친 계곡이 펼쳐지는 왕복 2차선 도로를 질주하는 것’, ‘황량한 사막까지 파고든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도로 위, 반대편 차선에서 스쳐 지나가는 대륙 횡단 트레일러의 운전자와 정신적 동지처럼 손 인사를 나누는 것’이라고 미국 자동차 여행을 정의한다면 반쯤은 맞고 반쯤은 틀리다. 특히 유타 주의 국립공원에서는. 사실 미국의 매력적인 드라이브 루트는 한두 개가 아니다.
혹자는 서부의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PCH)를 최고라 하고, 어떤 가이드북은 루트 66(Route 66)을 1순위로 꼽는다. 한데 아무리 극적인 풍경을 뚫고 달리더라도 한계가 있다. 미국의 장거리 자동차 여행은 롱 테이크다. 안드레이 타르콥스키의 영화를 1시간째 보고 있노라면 졸음이 쏟아지듯, PCH나 루트 66을 오래 달리는 운전자는 인내심이 도전을 받는다. 미국 자동차 여행의 참맛은 찰나의 순간,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깜짝 경험이다. 예를 들어 갑자기 사막의 길 위로 야생마가 돌진해올 때, 컴컴한 해안 도로에서 어떤 녀석이 뒤꽁무니까지 바짝 따라올 때(그것도 1시간을!), 거대한 보름달을 보며 금문교를 건널 때 등. 지난봄, 자동차로 유타 주 아치스 국립공원(Arches National Park)을 가로지를 때 이런 반짝이는 순간이 얼마나 많았던지.
미국의 국립공원치고는 다소 작은 규모(약 310㎢)지만, 그곳은 지구와 외계 행성의 중간 어디쯤 같다. 세계에서 가장 큰 사암 공원이자 연간 100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곳. 약 6000만 년 전 바다에서 융기해 육지로 변한, 영겁의 시간을 간직한 곳. 공원 안에는 거대한 구멍이 뚫린 2000여 개의 아치(arch)와 홀로 우뚝 솟아오른 타워, 수직의 절벽인 메사(messa) 등 온갖 지질학적 경이가 박물관의 작품처럼 펼쳐진다. 막상 이곳의 드라이브 루트는 길지 않다. 입구를 통과해 아치스 시닉 드라이브(Arches Scenic Drive)를 따라 달리면 불과 30분 만에 가장 깊숙한 곳까지 다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그 짧은 시간 동안 자연이 빚어낸 박물관이 전하는 감흥은 도저히 잊히지 않는다. 늦은 오후에 찾은 공원, 나는 운전대를 잡은 내내 시선을 한 방향에 두지 못했다.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 사방에서 튀어나온 덕이다.
하염없이 파란 하늘에 찍힌 흰 점 같은 달, 외계 생명체처럼 여기저기 웅크리고 있는 사암 덩어리. 또 저 멀리 짙은 청록색을 뒤집어쓴 라샐 산맥(La Sal Mountains)이 아치스 국립공원의 붉은빛과 대비되어 도드라져 보인다. 이 초현실적 풍경의 끝은 어디일까? 아치스는 쉽게 답해주지 않을 것이다. 이곳에는 부서지는 파도도, 황량한 사막도 없다. 바퀴를 18개씩 단 트레일러도 없다. 그저 자동차와 여행자뿐이다. 도로는 주요 어트랙션 스폿으로 가지를 치듯 이어져 내리고 싶을 때 내리고, 지나치고 싶을 때 지나치면 된다. 물론 밤새도록 머물러도 그만이다. 글 허태우(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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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안에서 순간순간을 포착하기엔 SUV만 한 것이 없다. 랜드로버, 지프 등 다양한 브랜드를 구비한 하이어 럭셔리 카(http://usa.hireluxurycar.com)를 참고하자.

죽을 때까지 달릴 수 있는 유일한 곳
미국 보너빌 소금 평원

영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에서 백발의 앤서니 홉킨스는 쇳소리 섞인 목소리로 읊조렸다. “소금 평원에선 달리고 싶은 만큼 달릴 수 있지. 최고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야!” 그의 최고속도를 스크린에서 본 게 2005년이다. 그때부터 ‘(합법적인) 최고속도’를 꿈꿨고, 10년이 지나서야 그 땅을 밟았다. 아, 땅이 아니라 ‘소금’을 밟은 건가?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난 자동차 저널리스트 스티브 던컨은 “소금 평원은 2002년 동계 올림픽이 열린 솔트레이크시티 바로 옆이고, 라스베이거스에서도 별로 멀지 않다”고 알려줬다. 비행기보다는 차로 가는 게 편하다는 그의 말만 믿고 핸들을 잡았는데, 무려 600km다. 미국인에게 이 정도 거리는 ‘아주 가까운’ 편이라는데, ‘삼천리 금수강산’에 사는 백성에겐 역시 무리였다. 과속이나 할 수 있으면 모르겠지만, 고속도로를 시속 70마일(112km)로 달리려니 몸이 이만저만 쑤시는 게 아니다. 참고로 미국 고속도로에는 과속 방지 카메라도 없고 톨게이트도 없고 구간 단속 같은 것도 없지만, 위성 카메라로 과속을 잡는다고 한다. 그래서 과속하면 어디선가 눈동자만 하얀 경찰이 나타나 묵직한 티켓을 주고 간다고. 소금 평원 인근의 도로는 심할 정도로 쭉 뻗어 있다. 사진을 찍으면 모두 직선이다. 저 멀리 보이는 지평선이 오히려 볼록해서 지구가 둥글다는 걸 실감할 수 있을 정도다. 지평선을 향해 하염없이 달리고 있으면 미국 차의 코너링이 왜 후진지, 크루즈 컨트롤이 왜 중요한지, 지평선 건너편엔 누가 사는지, 지구는 왜 둥근지, 나는 왜 여기 왔는지 등 오만 가지 잡생각이 꼬리를 물고 꿈틀거린다. 미국 고속도로에는 휴게소나 졸음 쉼터나 화장실 같은 것도 흔치 않으니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또 소금 평원 인근에선 휴대폰도 터지지 않으니 어디 물어볼 곳도 없다. 소금 평원의 입구는 따로 없다. 쭉 뻗은 도로를 달리다 뽀얀 바닥이 넓게 펼쳐진 곳으로 그냥 빠지면 된다. 단, 소금의 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 겨울에 가면 눈이 녹아 소금이 질척거릴 수 있으니, 수분이 없는 여름이 적기다. 현지인은 하얀색 차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온통 하얀 평원에서 흰색 차는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어 사고나 조난 시 곤란할 수 있어서다. 그래서 검은 캐딜락을 몰고 갔는데, 사진이 정말 안 나온다. 검은색 차체에 노출을 맞추면 흰 소금 평원이 날아가고, 소금에 노출을 맞추면 검은 차가 들떠 나온다. 이곳을 검은 캐딜락으로 달리는 건, 흰색 4절 도화지에 검은 티끌 하나가 굴러다니는 것과 비슷하다. 흰 소금 외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얼마든지 질주할 수 있다. 최고속도를 찍어도 되고, 드리프트 연습을 해도 좋다. 딱딱하게 말라붙은 소금을 파내며 헛바퀴를 돌리는 느낌이 꽤 야릇하다. 글 장진택(카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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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속도를 만끽하고 드리프트를 즐길 수 있는 소금 평원. 슈퍼카의 성능 체험장으로도 그만이다. 블랙 앤 화이트 카 렌털(http://bwrentacar.com)에서는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드림카를 렌트할 수 있다.

에디터 홍유리 (yurih@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