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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큐레이터 T.O.P

ARTNOW

가을에 예정된 소더비 경매 ‘TOP Sotheby’s’에 탑이 등장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큰 이슈다. 게다가 그 경매가 큐레이터로서 탑의 취향과 방향을 드러낸 것이라면? 서울과 홍콩에서 열리는 소더비 경매 프리뷰와 경매 이야기를 소더비 ‘아시아 현대미술품 경매’의 큐레이터 탑에게 직접 들었다.

10월 3일 소더비 홍콩에서 열리는 경매에 큐레이터로 참여한 빅뱅의 탑
Photo by Hong Jang Hyun, Photo Production by Gary So ⓒ Mad Carrot Production

오는 10월 3일 홍콩에서는 소더비에서 주최하는 아시아 현대미술품 경매가 열린다. 시즌별로 늘 진행하는 경매지만 이번 행사가 유달리 아트 컬렉터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건 바로 빅뱅의 멤버 탑(T.O.P)이 큐레이터를 맡았기 때문. 소더비와 탑은 1년 전부터 이번 경매를 위한 프로젝트 구상에 돌입했고, 드디어 올가을 베일을 벗고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가수와 연기자로 활약 중인 탑이 미술 애호가라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그는 미술계 동향에 늘 안테나를 곤두세우고 미술 컬렉터, 아트 어드바이저들과 가까이 지내며 다양한 정보와 트렌드를 캐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뿐 아니라 2015년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린 양혜규 작가의 개인전에서는 작가가 선정한 인사들에게 의자와 탁자를 빌려와 공동체를 구현한 작품 ‘VIP 학생회’에 박찬경 작가, 주한 외국 대사 등과 함께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자신의 의자 컬렉션을 선보여 타고난 디자인 감각을 대중에게 평가받기도 했다(탑의 체어와 테이블 등 가구 컬렉션은 전문가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또한 예술가 대 예술가의 입장에서 많은 작가와 깊은 친분을 쌓았는데, 특히 가까이 지내는 일본 작가 나와 고헤이(Kohei Nawa)는 영화 <포화 속으로>에 출연한 탑의 총 쏘는 장면에서 깊은 인상을 받아 조각 ‘GTrans-T.O.P’을 제작했을 정도로 둘의 사이는 친밀하다. 이번 경매는 ‘아시아 현대미술품 경매’지만 아시아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작품을 선정했다는 뜻일 뿐 탑이 선정한 서구 작가도 소수 포함되어 있어, 작가와 작품 리스트의 조화를 고민해보는 것도 프리뷰와 경매를 관람하는 포인트 중 하나다. 경매에 앞서 서울(9월 21일~22일)과 홍콩(9월 30일~10월 2일)에서 출품작 25점의 프리뷰가 있을 예정이다.
판매 수익금 일부는 아시아문화위원회(Asian Cultural Council, ACC)에 기부해 어려운 환경에서 작업하는 아시아의 재능 있는 젊은 예술 작가들을 후원할 예정이다. 탑 또한 개런티를 받지 않고 기부 형태로 이번 행사에 참여한다고.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아트 컬렉터들의 구미를 당기는 이번 소더비 경매. 탑은 여기서 어떤 역할을 했고, 그것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닐까?

사이토 마코토, Snow B.B.(No. 20130301), Oil on Canvas, 189.5×178.5cm, 2013추정가 HK$1.4~2million

앤디 워홀, Diamond Dust Shoes, Acrylic, Diamond Dust, and Silkscreen Ink on Canvas, 127×106.7cm, 1980~1981 추정가 HK$6.5~9million

이번 소더비 경매에서 어떻게 큐레이터를 맡게 되었나요?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1년 전 소더비에서 먼저 제안을 했습니다. 그들은 아트 컬렉터로도 활동하는 저에게 많은 흥미를 보였어요. 만나서 대화를 나누던 중 상업적 목적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좀 더 새롭고 좋은 취지의 의미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저도 기꺼이 협업할 생각이 있다는 뜻을 비쳤습니다. 평소 저는 재능은 있지만 작업 환경이 어려운 아시아 작가가 많다고 느꼈어요. 그들을 후원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싶었고, 그래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큐레이터로서 구체적으로 이번 경매의 어떤 부분에 참여하셨나요?
저는 좋은 작품 앞에 서면 반응이 와요. 이번에도 저만의 감성으로 지금껏 좋은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 그리고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개념을 정립한 거장의 마스터피스를 1년 동안 신중히 선별했습니다. 소더비는 제 취향과 선택을 전적으로 존중해주었습니다. 작품 선택, 위탁자와 연결 등 제 파트너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주는 소더비 전문가 팀과 함께 긴밀해 협조해 이번 경매를 준비 중이에요.

10월 3일 경매에서 관람객과 입찰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이번 경매에서 제가 신경 쓴 부분은 동서양의 조합이에요.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에는 아시아 작가들과 제가 함께 만든 작품을 출품합니다. 그 협업 작품을 이번 ‘#TTTOP Sotheby’s’ 경매에서 함께 경매에 부칠 예정이고 그 수익금 중 일부는 젊은 아시아 작가를 후원하는 ACC에 기부합니다.

언론에서는 이 행사를 ‘탑이 큐레이터를 맡았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는데 막상 본인은 어떤 관점에서 이번 경매를 조명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저보다는 아시아 작가들을 주목해야 합니다. 단순한 시각으로 보면 거장은 거장이고, 젊은 작가들은 젊은 작가들이죠. 소더비와 저는 그들이 함께 어우러질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주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여러분께 그 앙상블을 보여주는 것이죠.

디자인 체어를 수집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반면, 현대미술 컬렉션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이 별로 없죠.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나와 고헤이를 꼽은 건 알고 있습니다.
나와 고헤이와 저는 가까운 친구 사이입니다. 그의 작품 세계가 좋아 그의 작품을 모았지만 저는 다양한 작품을 컬렉팅하는 아트 컬렉터이기 때문에 어떤 한 작가에게만 치중하진 않아요. 늘 다양한 장르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작가를 찾아 나서는 편이죠.

이우환, With Winds, Acrylic and Mineral Pigment on Canvas, 218×291cm, 1988추정가 HK$6.5~8.5million

이번 경매에서 탑은 아시아 작가들과 함께 만든 작품을 출품할 계획이다.
Photo by Hong Jang Hyun, Photo Production by Gary So ⓒ Mad Carrot Production

디자인과 현대미술 컬렉션에 대한 본인의 철학은 무엇인가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아름다움’입니다. 그 작품이 얼마나 새로운 개념을 담고 있는지, 그 안에 얼마나 큰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저를 얼마나 설득했는지가 가장 중요하죠.

젊은 한국 작가 중에서 눈에 띄는 이들은 없나요?
너무 많아요. 아, 최근엔 박진아 작가의 페인팅이 좋았어요.

지난해에 싱가포르에서 개최한 프루덴셜 아이 어워즈에서도 ‘비주얼 컬처 어워드’를 수상했습니다. K-팝의 대표 멤버인 당신의 현대미술과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 젊은이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선정 이유였죠. 자신의 이런 문화적 부가 활동이 예술의 대중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음악과 연기 등 제가 하는 일 또한 표현 예술입니다. 그리고 제 미술 활동이 부가적 활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전 청각과 시각이 예민한 편인 데다 직업상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내야 하죠. 제 눈과 감성으로 발견한 아름다움을 많은 젊은이와 공유하고, 그것을 통해 그들이 각기 다른 무언가를 느꼈으면 합니다. 세상에 없던 경험, 일상에서 느낄 수 없던 즐거움 같은 것 말이에요.

미술계 소식과 예술에 대한 지식은 주로 어떻게 습득하는 편인가요?
지금보다 어릴 때는 책과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었어요. 지금은 다행히 주변에 마음 맞는 아트 컬렉터가 있어서 그들과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편입니다. 제 아트 컬렉팅을 도와주는 좋은 아트 어드바이저도 있고요.

8월 20일에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 일정까지 소화하느라 몸이 몇 개라도 모자랐을 것 같아요. 시간과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열아홉 살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바쁜 일정에 쫓기며 살아와서 그런지 바쁜 게 오히려 마음이 편해요. 에너지가 넘치는 편이라 체력적으로 문제는 없죠. 가끔 지친다 싶을 때 틈틈이 디자인과 미술 작품을 보며 즐거워하는 게 제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웃음)

에디터 | 김이신 (christmas@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