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로 요즘 아카이브
바야흐로 비디오아트도 아카이빙하는 시대. 누구든 쉽게 비디오아트를 공유할 수 있는 신개념의 아카이브가 최근 온라인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 비디오아트를 누구든 손쉽게 공유할 수 있게 만든 ‘더 스트림’

자체 영상 플랫폼을 만들어 꾸준히 비디오아트를 기록해온 영국의 ‘팩트’
런던의 테이트 모던과 샌프란시스코 MoMA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미디어 아트 전문기관들이 최근 미술관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편하게 영상 작품을 관람할 수 있게 하는 온라인 비디오아트 아카이브를 본격 가동해 관람객 몰이를 하고 있다. 이들은 이제껏 진행해온 아트 아카이빙 시스템을 기반으로 새로운 미디어의 변화에 대응하는 포맷을 접목해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오래전부터 비디오아트에 주목해온 샌프란시스코 MoMA는 미술관 웹(www.sfmoma.org)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아카이브를 구축했으며, 테이트 모던은 ‘인터미디어 아트’(Intermedia Art/ www2.tate.org.uk/intermediaart)라는 페이지를 따로 개설해 기존 형식과 다른 ‘뉴미디어, 사운드, 퍼포먼스’ 같은 비물질적 예술형식의 아카이빙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 거점 도시의 미디어 아트 전문 기관도 이러한 비디오아트 아카이빙에 힘을 쏟고 있다. ‘Fact Tv’라는 자체 영상 플랫폼을 만들어 각종 전시와 이벤트를 기록해온 영국 리버풀의 ‘팩트(Fact)’는 최근 웹(www.fact.co.uk)을 완전 개방 형태로 리뉴얼해 인터넷 유저들이 거의 모든 영상 작품을 볼 수 있게 했고, 1997년 설립한 세계 최초의 인터랙티브 아트를 위한 미술관인 독일의 ‘예술과 매체 기술 센터(ZKM)’(http://on1.zkm.de/zkm)도 몇몇 상설 전시의 주목할 만한 비디오아트 작품과 미디어 아트 작품이 전시된 전시장 전경을 웹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또 얼마 전 독립 큐레이터 정세라가 한국 비디오아트 아카이브 플랫폼을 표방하며 런칭한 ‘더 스트림(The Stream)’(www.thestream.kr)은 국내 작가의 비디오아트 작품을 온라인에서 손쉽게 공유해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비디오아트 작품에 관한 출판물까지 제작해 비평적 접근까지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디어 아티스트 엘런 포(Ellen Pau)가 설립한 홍콩의 비디오아트 전문 채널 ‘비디오티지(Videotage)’(http://videotage.org.hk), 실험적 영상 작품과 다큐멘터리 작품, 작가와 비평가 인터뷰 영상 등 다양한 영상 자료를 6000점 이상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비디오 데이터 뱅크(Video Data Bank)’(www.vdb.org) 등도 풍부한 비디오아트 DB를 바탕으로 웹에 작품을 공개하고 있다.
스틸 이미지로 작품의 전체 내용을 가늠하기 어려운 영상 작품의 특성상, 그간 비디오아트는 다양한 시도와 실험적 내용을 기반으로 계속 제작했음에도 현대예술의 주요한 흐름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는 비디오아트와 영상에 기반을 둔 작품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전무한 동시에 이를 비평적 언어로 분석하는 다양한 채널이 부재한 까닭이라 할 수 있다. 일례로 국내의 경우 비디오아트, 특히 1980년대에 싱글 채널 비디오를 제작한 이들이 당시 거의 20~30대의 신인으로 무명에 가까워 질 나쁜 장비로 작품을 만든 것이 컬렉션의 어려운 점이기도 하다. 또 그들이 만든 비디오아트 채널은 대개 VHS 방식 비디오거나 3.5인치 플로피 디스크이기 때문에 설령 그걸 잘 보관한다 해도 결국 사용할 수 없게 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주목받고 있는 온라인 비디오아트 아카이브는 그 모든 걱정을 상쇄시킨다. 이들은 아티스트가 소장하고 있던 고장 난 테이프를 물리적으로 디지털화해 30~40년 만에 옛 작품을 복원하기도 하고, 작가의 싱글 채널 비디오 작품을 수집해 많은 이에게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은 무언가를 기록해 남기는 행위가 왜 중요한지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그 변화의 흐름과 세기가 너무 강해 하나에 집중하는 동안 다른 것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따라서 특정 형식으로 자료를 정의하고 분류하던 과거의 기준과는 다른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한 시기다. 만약 이전의 아카이브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은 변화의 흐름을 수용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면, 이제 그 흐름 자체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시스템이 필요하다.
에디터 이영균 (youngkyoon@noblesse.com)
글 유원준(앨리스온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