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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정원

LIFESTYLE

도심 속에 자연을 들이기 위한 건축가의 가장 현대적인 해답, 모듈 정원.

건축 스튜디오 펜다가 설계한 가든 이스테이트 타워. 베란다 바닥에 뚫린 구멍을 통해 화분을 조립해 자신만의 정원을 손쉽게 가꿀 수 있다.

살아 있는 초록이 가득한 정원은 보는 이의 마음을 정화하며 진정한 힐링으로 인도한다. 삭막한 고층 빌딩이 가득한 회색 도시 속 자연에 대한 그리움은 앞으로 더욱 커져갈 것이다. 그러나 급속한 인구 증가와 과도한 도시 개발로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도시에 땅을 필요로 하는 정원이란 이상적인 이야기로만 들린다.자연과의 상생을 지향하는 건축가들은 건축이 도시에 자연을 되돌려놓을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기 시작했고, 그 해결책으로 모듈식 정원을 내놓았다.
캐나다 퀘벡에서 활동하는 신진 건축가 로미 브로소(Romy Brosseau), 로즈마리 파유 포베르(Rosemarie Faille-Faubert), 에밀 가녜 로랑제(Emilie Gagne-Loranger)가 디자인한 ‘자크의 집(La Maison de Jacques)’ 프로젝트는 덩굴식물이 자유롭게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사각 디딤돌이 달린 구조물.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동화 <잭과 콩나무>에서 영감을 얻은 모듈식 정원으로 실제 콩 덩굴 모종을 식재해 공개했다. 콩 덩굴은 콩나무를 타고 하늘에 오른 잭의 이야기처럼 3m 이상 무럭무럭 자라 2개월 만에 꽃을 피우며 아름다운 수직 정원으로 탈바꿈했다. 실내.외에 모두 설치할 수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구조물을 배치해 나만의 정원을 꾸밀 수 있는 것이 장점.

캐나다 신진 건축가 로미 브로소, 로즈마리 파유 포베르, 에밀가녜 로랑제의 모듈식 수직 정원, 자크의 집 프로젝트. 덩굴식물에 최적화했으며 구조물의 배치를 통해 미로처럼 설계할 수 있다.

그린 건축 사무소로 알려진 베트남의 건축가 보쫑응이어(Vo Trong Nghia)가 선보인 유닛 정원, ‘초록 사다리(Green Ladder)’도 있다. 대나무를 엮어 만든 사다리에 사각 바구니를 달아 그 안에 여러 종류의 식물과 관목 등을 채울 수 있도록 했다. 대나무는 그린 스틸(green steel)이라 불릴 정도로 튼튼해 베트남에선 오래전부터 건축 재료로 사용해왔다. 성장 속도가 빠르고 속이 비어 가벼우면서도 대나무 1개당 4톤 무게를 견딜 수 있다. 초록 사다리는 자연 친화적이고 유기적 형태가 특징으로 대나무 기둥이 겹치며 생기는 레이어가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사다리를 연결하는 방법에 따라 구조를 무한대로 변경할 수 있으며 조립과 해체가 쉽고 간편하다.
베이징과 빈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건축 스튜디오 펜다(Penda)가 지난 가을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공사를 시작한 ‘가든 이스테이트(Garden Estate) 타워’는 발코니를 모듈식으로 고안한 시스템을 적용했다. 사각의 화분 유닛을 베란다 바닥에 뚫린 격자 구조의 골조에 블록을 끼워 맞추듯 조립해 손쉽게 자신만의 정원을 설계할 수 있다. 층층이 식물이 가득한 베란다는 정원이자 건물 전체의 파사드로 작용해 자연의 유동적이고 비정형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길게 늘어뜨린 덩굴과 나무가 태양열 가리개 역할을 수행해 뜨거운 열기가 창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에너지 절감 효과도 있어 지속 가능한 건축의 기준에도 부합한다. 이처럼 건축가들이 제시한 모듈식 정원은 비좁은 도시환경에 자연을 들일 수 있는 대안이자 인간과 자연을 연결하는 창구로 기능한다. 더불어 환경보호와 지속 가능한 개발의 중요성을 자각하게 하는 장치가 되고 있다.

베트남 건축가 보쫑응이어가 선보인 초록 사다리. 사다리를 연결하는 방법에 따라 무한대로 구조를 변경할 수 있는 것이 장점. 바구니의 높이에 따라 대나무 기둥은 통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에디터 김윤영(snob@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