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그게 아닌데
쑥스럽거나 두렵거나 어렵거나. 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는 당신에게 ‘잘’ 말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 세 권.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창조론이냐 진화론이냐. 세상엔 수많은 난제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문제는 회사에서 듣는 “오늘 점심 뭐 먹을까?”다. 원하는 메뉴가 있든 말든 중요하지 않다. 에디터의 답변은 언제나 “아무거나”. 만약 내가 콕 집은 메뉴를 동료가 싫어한다면? 만약 그가 어제 먹은 음식이라면? 만약의 덫에 걸려 가장 안전한 대답인 “아무거나”를 외치고 만다. ‘왜 유독 직장에서 사소한 의견 제시마저 힘겨울까?’ 하는 의문이 들 때쯤, 해답을 찾고자 <우물쭈물하지 않고 영리하게 물어보는 법>을 펼쳤다. 커뮤니케이션 교육자인 저자는 강연을 다니며 직장에서 용기내지 못하고 쩔쩔매는 사람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 가만히 있으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는 법. 그녀는 이들을 돕고자 자신의 노하우를 응축한 질문 전략, 조언 그리고 당장 실천 가능한 예시를 한데 엮었다. 다른 스피치 서적과 차별점이 있다면 단계별 학습이다. 왜 질문하지 못하는 사람이 됐는지 파악하는 ‘워밍업’부터 직장 생활에서 절대 손해 보지 않게 하는 영리한 요청까지. 총 5단계에 걸쳐 차근차근 설명해 질문 초보자도 쉽게 따라올 수 있게 한다.
달변가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한마디 말로 호감을 얻고 싶다면 <같은 말도 듣기 좋게>를 눈여겨보자. 학창 시절, 발표날만 되면 복통을 호소할 만큼 낯가림이 심했던 저자 히데시마 후미카. 그녀는 소심한 성격을 고치고자 대학 재학 중 라디오
<모든 변론에서 이기게 해주는 악마의 대화법>은 제목 그대로 논리적 대화법을 다룬다. 논리정연한 대화는 시사 토론 프로그램에서나 필요한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논리적 대화 기술을 알고 있으면 일상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가령, 직장 상사의 말도 안 되는 지시에 거절 의사를 밝혀야 할 때. 무작정 ‘안 된다’고 답하는 건 근거 없는 단순 주장에 불과하다. 이런 경우 되레 ‘왜?’라는 꼬리 질문을 받기 십상. 그렇다면 그 단순한 주장에 어떻게 설득력을 더할 수 있을까? 바로 이때 필요한 게 악마의 재능이다. 누구나 납득할 만한 정보를 육하원칙으로 제시하기, 효과적 설득을 위해 논점은 몇 가지로 집중하기 그리고 상대를 사로잡는 매력적인 태도 등이 그것이다. 이외에도 논리적 반박에 힘을 실어주는 적절한 유머 사용법, 흥정 기술, 화제 전환, 질문 회피법 등 밑줄을 치게 하는 구절이 줄지어 나온다. 세 권의 책으로 영민한 질문법, 호감을 사는 대화와 제스처 그리고 논리까지 탑재했다면 이제 친구나 가족에게 그 기술을 사용해보자. ‘말주변 없는 사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에디터 이효정(hyojeong@noblesse.com)
사진 김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