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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연결 고리, 오픈 마켓

LIFESTYLE

많은 것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시대. 그래도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나누면 더 좋은 것이 있다. 요즘 자기만의 이름과 색깔을 내세운 오프라인 마켓이 그렇다.

보금마켓에 자신의 소장품과 애장품을 내놓은 배우 윤승아.

지난 4월 27일, 대구 두류공원로의 보금식당에서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한 스몰 브랜드들의 마켓이 열렸다. 이번에 3회째를 맞은 보금마켓이다. 보금마켓이 열린 보금식당은 30년 넘게 대구에서 전라도 음식을 선보인, 배우 윤승아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한식집으로 알려진 곳. SNS에서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여배우는 어머니의 식당에서 대구 지역 스몰 브랜드 상인들이 자유롭게 물건을 팔 수 있길 바랐다. 그 결과가 보금마켓이다. 이날 모인 브랜드는 총 15개. ‘꽃을 가장 꽃답게’를 모토로 내건 꽃 가게 소이플라워가든, 로푸드 착즙 주스를 선보이는 홀즈, 천연 발효빵과 페이스트리를 판매하는 미스틱오븐, 독립 출판물과 일본 실용서를 소개하는 곁에둔책방, 각종 수제 잼과 스프레드가 인기인 아라리오, 건강 밥상을 위한 반찬 메뉴를 제안하는 보금식당 그리고 배우 윤승아가 자신의 애장품과 수집품을 내놓은 윤승아마켓 등이다.

1 홈데코용품점 식스.   2 수제잼 전문점 아라리오.

오픈 시각인 오전 11시 전부터 마켓 앞에는 SNS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온 지역민이 줄을 섰고, 배우 윤승아는 자신의 판매 부스에서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보금마켓을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을까? “1989년부터 대구에서 식당을 운영해온 어머니께서 2016년 겨울에 식당을 이전하셨어요. 오래된 식당이라 단골이 꽤 많지만, 젊은 고객에게도 ‘보금’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 식당의 분위기처럼 따뜻함과 편안함을 강조하며 젊은 지역민에게 다가갈 방법을 고민하다 마켓을 떠올렸어요. 처음엔 아무것도 몰라 무작정 제 개인 SNS에 공지했습니다. 마켓을 준비 중인데, 참가자를 모집한다고요. 댓글과 다이렉트 메시지 등을 꼼꼼히 읽어보고 판매자들의 제품 리스트를 살펴보며 처음 제가 보금마켓을 통해 지역민과 나누고 싶었던 몇 가지 키워드에 부합하는 브랜드를 섭외했습니다. 엄마, 정, 편안함, 따뜻함, 푸근함, 자연주의 같은 단어가 연상되는 작지만 알찬 브랜드, 자기만의 색깔과 소신을 지닌 브랜드로 마켓을 꽉 채우고 싶었습니다.”

보금마켓을 기획한 배우 윤승아와 어머니.

서울 띵굴시장, 부산 마켓움, 광주 곳장, 곡성 뚝방마켓, 문호리 리버마켓 등 그야말로 마켓 전성시대다. 공원과 문화 거리, 아파트 광장, 공공 기관의 실내·외 공간, 대학 캠퍼스, 대형 마트 야외 주차장, 구도심의 빈터 등 자잘하게 열리는 동네 플리마켓까지 따지면 그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소확행’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따른 경력 단절자 혹은 1인 기업인의 소신 있는 스몰 브랜드 창업, SNS를 통해 자생한 스몰 브랜드들이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를 만나고자 하는 의지, 세분화된 취향과 개성 시대에 대기업의 기성품 대신 자신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제품을 사고 싶어 하는 소비자, 무엇보다 온라인을 통해 형성된 강력한 ‘취향 공동체’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요즘 오픈 마켓이 눈에 띠게 늘고 있다. 그중 전국구 수준에 오른 마켓은 단순히 생산자와 소비자의 만남에 그치지 않고 그로 인해 발생한 이익 일부를 사회로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어 많은 이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3 로푸드 착즙 주스 전문점 홀즈.   4 보금마켓이 열린 보금식당.

교류, 소통, 대화, 기호와 취향의 연결…… 요즘의 오픈 마켓은 스마트폰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세대가 SNS 세상에서는 해소할 수 없는 감성을 교환하는 장소다. ‘무엇을 살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살 것인가’가 중요하며, 텍스트와 사진 대신 맞대면을 통해 말과 행동으로 취향을 공유하는, ‘관계의 힘’이 작용하는 곳이다. 그렇기에 마켓의 규모나 시설보다는 그 성격과 개성이 더욱 존중받고 있다. 이틀간 보금마켓에 함께한 배우 윤승아 역시 마켓에 모인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정서적 취향을 공유한 것이 인간 윤승아에게 무척 따뜻하고 편안한 경험이 되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보금마켓이 누군가에게 ‘기다려지는 마켓’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금마켓이 열린 보금식당.

“비록 3회밖에 열리지 않은 작은 마켓이지만 지역의 스몰 브랜드를 운영하는 상인들, 그들의 제품이 취향에 맞아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 오프라인 마켓의 흥겨운 분위기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 등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기댈 수 있는 마켓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판매만을 목적으로 하는 마켓이 아니라, 마켓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같이 호흡하고 정서적 공감을 나눌 수 있는 문화적 장소로 보금마켓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거예요. 1회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함께해온 일부 상인들 그리고 그들의 제품이 좋아 꾸준히 보금마켓을 찾아오는 손님들의 마음이 제가 마켓을 통해 느끼는 감정과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사람들이 직접 만나 소통하며 취향을 나누는 과정 자체가 즐거운 마켓이 될 수 있도록 힘쓸 겁니다.”

 

에디터 손지혜
사진 공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