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타에서 흐느낀 이야기
잊혀가는 풍경을 애써 감추지 않는 한 시골 마을에서 열리는 미술제, ‘에치고쓰마리 아트 트리엔날레’를 경험하러 일본 니가타 현에 다녀왔다. 이곳의 산과 산 사이, 들판과 들판 사이를 달리며 본 자연경관과 미술품은 ‘자연’ 그리고 ‘예술’이라는 말의 이미지가 무색할 만큼 아름다움으로 다가왔다.
듀오 아티스트 일리야 & 에밀리아 카바코브의 ‘The Rice Field’
. 버려진 논에 설치한 작품이 인기를 끌자, 실제 논의 주인이 찾아와 다시 농사를 짓게 되었다는 후문이다.

트리엔날레 2회 때 제작해 지금까지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쿠사마 야요이의 ‘Tsumari in Bloom’
사진 Osamu Nakamura
처음 팸플릿에서 봤을 땐 ‘영등포구 정도 크기인가?’ 했다. 주요 작품이 있는 위치를 점으로 찍어놓았는데, 점과 점 사이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총인구 7만5000명. 어쩌면 서울의 ‘동’ 정도 크기일지도 모른다고 여겼다. 비가 세차게 내리는 밤. 도카마치 역에서 택시를 타고 시커먼 산속으로 30여 분간 달렸다. 그런데도 아직 10분은 더 들어가야 한다는 인솔자의 말에 ‘여의도보다 좀 더 크군’ 하며 대충 그 면적을 그려봤다. 하지만 그건 크나큰 착각이었다. 에치고쓰마리는 영등포구가 아니라 서울시 전체 면적보다 훨씬 컸다.
이튿날, 산속에 자리한 호텔에서 나와 처음 본 건 드넓은 숲이었다. 키다리 나무 수백 그루가 있고, 또 다른 종류의 나무들이 그것을 정글처럼 에워싸고 있었다. 어딘가에서 <이웃집 토토로>의 고양이 버스가 갑자기 튀어나온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 한편 저편의 계단식 논 옆으론 스위스처럼 집들이 점점이 모여 있었다. 아마 거기 사는 이 몇몇은 쌀농사를 지을 것이다. 누가 그랬던가. 니가타는 연평균 5m 높이의 눈이 내리는 눈의 왕국이라고. 이곳의 눈이 녹아 흐르는 물은 밥맛 좋기로 유명한 고시히카리 쌀을 생산해낸다. 또 그 쌀과 물로 빚은 고시노간바이는 일본인이 가장 마시고 싶어 하는 사케 1위다. 그야말로 신선놀음하기 딱 좋은 땅이다.
그러나 이런 니가타에도 고민은 있었다. 바로 ‘도시화’다. 맛 좋은 밥과 술이 넘치는 이 고장에서도 젊은이들은 떠났다. 그들이 떠나면서 인구의 40%가 65세 이상 노년층으로 채워졌다. 그때문에 인구 감소를 막고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새 에너지가 필요했다. 니가타 현은 예술을 1택했다. 현 남단에 위치한 도카마치 시와 쓰난마치 두 지역을 함께 일컫는 에치고쓰마리에선 2000년부터 3년에 한 번씩 ‘에치고쓰마리 아트 트리엔날레(Echigo-Tsumari Art Triennale, ‘대지예술제’라고도 한다)가 열린다. 올해 6회를 맞는 이 축제가 7월 26일부터 9월 13일까지 이곳에서 개최된다.
에치고쓰마리 아트 트리엔날레는 3가지 지향점을 추구한다. 농촌과 도시, 예술가와 자연, 노인과 젊은이 사이의 교감이다. 첫해엔 이런 시골에서 무슨 돈 낭비냐는 주민의 반대로 겨우 2개 마을이 축제에 참가했다. 그러나 지금은 200여 개 마을이 참가할 정도로 주민의 호응이 높아졌다. 그리고 지난 15년동안 지역, 세대, 장르를 초월한 교류의 결실로 42개국 200여 점의 예술 작품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오토바이로 논두렁을 달리다가 아무렇지 않게 저편에서 미니멀한 현대 작품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쉽다. 올해는 신작 180여 점을 폐교와 빈집, 길가, 논, 언덕, 숲 속 등 자연을 무대로 전시한다.
차이궈창의 옛 가마의 모습을 형상화한 ‘Dragon Museum of Contemporary Art’
사진 Anzai

빛과 어둠을 주제로 사진을 찍는 나카자토 가즈히토의 ‘MABU-boundary of light’
어제의 택시를 타고 호텔에서 40분 거리인 에치고쓰마리 사토야마 현대미술관(Echigo-Tsumari Satoyama Museum of Contemporary Art)에 갔다. 주전시장인 이곳은 수년 전에만 해도 사람들의 왕래가 뜸한 ‘그냥’ 교류 회관이었다. 한데 지금은 건물 곳곳을 개조해 현대미술관으로 거듭났다. 지난 트리엔날레에선 이 건물 입구에서 프랑스 출신 현대미술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Christian Boltanski)가 일본 각지에서 수집한 16톤의 옷을 산처럼 쌓아 자연과 환경을 주제로 한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6월 27일 현재, 그곳에선 중국의 대표적 현대미술가 차이궈창(Cai Guo-Qiang)이 중국 전설에 나오는 ‘봉래산’을 주제로 설치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재미있는 건 차이궈창 같은 거장의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 1층에선 지금도 온천이 영업 중이고, 막 온천에서 나와 얼굴이 시뻘건 사람들이 유카타 차림으로 음료를 마시며 작품 설치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광경을 대체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넓고 기다란 복도를 따라 미술관 2층으로 올라갔다. 거기엔 독일 미디어 작가 카르스텐 니콜 라이(Carsten Nicolai)와 건축가이자 큐레이터인 이탈리아의 마시모 바르톨리니(Massimo Bartolini),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도 작품을 설치해놓은 아르헨티나 작가 레안드로 에를릭(Leandro Erlich)의 작품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전시돼 있었다. 특히 레안드로 에를릭은 이곳에서도 주특기인 착시를 이용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었다. 그는 눈이 많이 내려 유난히 터널이 많은 니가타의 환경적 특성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Tunnel’을 완성했다. 한쪽에 작은 터널을 설치하고 관람객이 그 안에 들어가면 원근법을 이용한 착시 효과로 니가타 현 어딘가의 터널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다른 한쪽에선 일본 작가의 작품도 보였다. 계단식 논, 참나무 등 니가타 현의 환경적 특성을 기차의 헤드라이트로 표현한 구와쿠보 료타(Ryota Kuwakubo)의 ‘LOST #6’, 나무로 식물을 조각하는 야마모토 고지(Kohji Yamamoto)의 ‘플로지스톤’, 니가타 현 각지에서 채집한 576종의 흙을 각각 작은 유리병에 담은 구리타 고이치(Koichi Kurita)의 ‘Soil Library’ 등이다. 그 일련의 작품을 보며 이런 생각도 들었다. ‘제멋대로인 게 없구나.’ 그건 너무나 단순한 말이지만, 여태까지 어떤 미술제에서도 느끼지 못한 감정이었다. 그들은 모두 이곳의 자연과 환경적 특성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이곳 사람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었다.
일본의 대표적 설치미술가 아키고 우쓰미의 ‘For Lots of Lost Windows’. 작품을 통해 에치고쓰마리의 고즈넉한 풍경이 보인다.
사진 H. Kuratani
둘째 날, 택시를 타고 허허벌판을 1시간 정도 달렸다. 말이 좋아 1시간이지, 서울 강남에서 도봉산을 잇는 긴 이동 거리 내내 볼 수 있는 풍경은 오직 초록 숲과 독수리뿐이었다. 전부 초록색이지만 그 안에서도 미묘하게 더 진한 초록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떤 들판엔 번개를 맞았는지 커다란 나무 하나가 반으로 쩍 갈라져 있기도 했다. 과연 ‘대지예술제’였다. 인솔자 야마구치 도코모는 동화 작가 다시마 세이조(Seizo Tashima)의 작품을 보러 가는 차안에서 “돈과 효율성이란 잣대로는 잴 수 없는 풍요가 있는 곳”이라고 에치고쓰마리를 소개했다. 머리를 풀어헤친 나무들이 좌우에서 부드럽게 춤추는 산길을 달리며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도 그렇다. 새 건물을 짓고, 도로를 놓는 일은 인구 감소를 막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니.
다시마 세이조의 ‘Museum of Ehon to Kinomi’에 도착했다. 한국에 <뛰어라 메뚜기> 같은 동화책이 번역 출간된 동화 작가로 2009년 이후 폐교된 초등학교 전체를 ‘그림책’화했다. 실제로 마지막까지 학교에 다닌 유키, 유카, 겐타 세 학생이 작품의 주인공이며 교실 하나하나가 페이지다. 세 학생이 힘을 합쳐 도깨비를 몰아내는 스토리가 1층 강당에서 시작해 2층까지 이어진다. 특히 이곳에서 눈에 띄는 건 지역 주민이었다. 그들은 강당 여기저기에 앉아 나무조각 작품 위에 색을 입히고 있었다. 트리엔날레 개막에 맞춰 추가 작품을 만드는 것이라고했다. 그 순간 알았다. 이 트리엔날레가 돋보이는 이유는 참여 작가와 관람객만의 잔치가 아니라, 지역민 모두 참여하고 즐기는 것에 무게중심을 두기 때문이라는 것을.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와 장 칼망의 문제적 작품 ‘The Last Class’ 사진 H. Kuratani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옆 동네에 있는 ‘The Last Class’을 찾았다.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와 조명 디자이너 장 칼망(Jean Kalman)이 함께한 작품으로 이 또한 폐교가 주무대다. 안은 온통 깜깜했다. 문이란 문은 모두 틀어막은 탓이다. 겨우 필라멘트만 빨갛게 보이는 촉광 낮은 백열등이 시꺼먼 강당을 비추고 있고, 어딘가에서 시골 외양간의 볏짚 냄새가 덜덜거리는 선풍기 바람에 실려 코를 자극했다. 귀신 놀이라도 하려는 걸까? 그런데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났다. 2층 실험실에서 ‘쿵쾅쿵쾅’ 울리는 심장박동 소리를 듣고 진짜 까무러칠 뻔한 것. 작품을 만든 두 작가는 아이들의 노래와 웃음소리가 떠난 자리를 마을에서 수집한 볏짚과 백열등, 거울, 선풍기 등으로 채웠다. 공간의 특성을 오롯이 활용한 이곳은 노인만 남은 마을에서 예술이 얼마나 매력적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무서운 작품이었다.
다음 날엔 아침부터 하늘이 흐리멍덩했다.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의 ‘House of Light’에 들어가 발 뻗고 누워 하늘을 감상하는데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이마에 떨어졌다. 스태프는 행여 다다미가 상할까 스위치를 눌러 천장의 문을 닫았지만, 비는 그 좁은 틈새로 세차게 쏟아졌다. 얼굴이 젖었다. 옷이 젖었다. 그런데도 기분은 좋았다. 그 찰나의 순간 바라본 하늘은(좋은 의미에서) 도저히 감당할 수 있는 풍경이 아니었다.
버려진 폐교를 ‘그림책’화 한 다시마 세이조의 ‘Museum of Ehon to Kinomi’
사진 Takenori Miyamoto + Hiromi Seno
이후 민가를 무대로 연출한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c)의 ‘Dream House’에선 투숙객들이 꾼 꿈을 기록한 ‘꿈의 책’을 몰래 훔쳐봤고, 시내의 또 다른 폐교를 미술 공간으로 만든 ‘Soil Museum’에선 니가타의 동굴과 산 등에서 채취한 흙과 나무 등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는 여러 작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 앤서니 곰리(Anthony Gormly), 키키 스미스(Kiki Smith), 다니엘 뷔랑(Daniel Buren), 제니 홀저(Jenny Holzer), 이불, 이재효, 김소라, 이승택 등이 지난 트리엔날레에 발표한 구작과 함께 현재 작업중인 작품 창작 현장도 놓치지 않았다.
예술의 기능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 이 트리엔날레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평생 이곳에서 고된 노동과 함께한 주민들이 기꺼이 작가들의 작업에 참여하거나 진행을 돕고 있다는 거였다. ‘Museum of Ehon to Kinomi(그림책과 열매 미술관)’에서 본 노부부와 가족, ‘The Last Class’을 지키고 있던 할아버지 등 이곳에서 지역 주민은 더 이상 구경꾼이 아닌 주인공이었다. 이 글을 쓰면서 일본의 한 웹사이트에 올라온, 에치고쓰마리 아트 트리엔날레를 첫 회부터 이끌어온 예술감독 기타가와 프램(Fram Kitagawa)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그는 에치고쓰마리 아트 트리엔날레의 궁극적 목표를 묻는 질문에 “지역의 잠재력을 개발하는 것과 사람들이 흙을 통해 지구와 연결돼 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결국 ‘인류의 발전으로 점점 획일화되는 인간의 삶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라는 고민은 에치고쓰마리 아트 트리엔날레에서 이전에 본 적 없는, 미술가와 지역 주민의 상호 교감형 예술로 표현되고 있었다.
다음 날 공항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요 며칠 수도 없이 지나친 초록 숲과 산등성이가 조금 다르게 보이는 것을 느꼈다. 전부 초록색이지만 그 안에서 미묘하게 더 진한 초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산과 산을 잇는 엄청난 오르막길에서도 택시는 잘 달렸다.
Mini interview
에치고쓰마리 아트 트리엔날레 현장에서 만난 두 작가

동화 작가 다시마 세이조(Seizo Tashima)
‘Museum of Ehon to Kinomi’은 2009년 처음 개관했습니다. 이번에 보니 몇몇 사람이 새로운 걸 만들고 있던데, 올해 트리엔날레를 위한 작품인가요? 6년 만에 학교를 전체적으로 손보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의 설치 작품이자 그림책인 ‘추억을 먹는 도깨비’에 새로운 대나무와 종이 오브제를 덧대고 있죠. 그리고 학교 앞 울타리에서 염소도 세 마리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의 작품엔 트리엔날레가 아닌 기간에도 많은 어린이가 찾아옵니다. 이곳에서 그들이 무엇을 느끼고 돌아가길 바라나요? 학교에서 그림책으로 변한 이 공간을 통해 ‘예술의 힘’을 알았으면 합니다. 또 근처에 있는 다양한 나무와 그 열매 등을 보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길 바라고요. 여기에 한 가지 더한다면, 죽어 있던 공간이 새롭게 태어난 모습을 보며 ‘살아가는 힘’을 배웠으면 합니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반전과 평화, 생명의 소중함을 주제로 동화를 썼습니다. 오랜 시간 오직 그것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굳이 말하자면 ‘반골 정신’ 때문입니다. 지금도 세상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과 그보다 참혹한 환경문제, 창의력 없이 일하는 세계 곳곳의 정치인, 돈벌이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악한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반발인 셈이죠. 그런 것을 생각하면 지금 하는 일을 더더욱 멈출 수 없습니다.
오랫동안 동화를 쓴 작가로서 느끼는 사명감은 무엇인가요? 사명감 같은 건 따로 없습니다. 다만 아이들을 상대로 한다고 별 고민 없이 쓰는 질 나쁜 동화나 이론으로만 훌륭한 현대미술품에 대한 소리 없는 투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생각입니다.
이번 트리엔날레를 위해 새롭게 단장하는 ‘Museum of Ehon to Kinomi’을 한마디로 정의해주세요. ‘생명의 약동’, 그리고 ‘새로운 예술 영역에 대한 도전’입니다.
사진가 나카자토 가즈히토(Katsuhito Nakazato)
폐교를 미술 공간으로 만든 ‘Soil Museum’에서 공개한 작품이 인상적입니다. 터널을 여러 점 찍었던데 작품 소개를 부탁합니다. 니가타현과 지바 현에 있는 옛 터널들 사진입니다. 수백 년 전, 오직 사람 손으로 만든 독특한 곳이죠. 오랜 세월 침식과 풍화가 일어난 이 공간에서 지구의 탯줄로 들어가는 느낌을 느꼈고, 그걸 사진으로 표현했습니다.
지난해에 서울에서도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당시엔 당신을 ‘빛의 작가’라고 소개했죠. 그간 어떤 작업을 해왔습니까? 20년 이상 일본에서 야경을 찍었습니다. 낮과 달리 야경은 마치 바닷속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죠. 그간 빛이 없는 곳, 컴컴한 숲 등 주로 인간의 시력으론 분간할 수 없는 곳에서 어둠을 탐미해왔습니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터널’ 시리즈를 찍기 시작했습니다.
작품에 거의 연출이 없어서 보는 사람에 따라 시시하다는 느낌이 들 것 같기도 합니다. 연출에 대한 고민은 해본 적이 없나요? 연출 사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뭐든 현장에서 몸으로 체험하고 카메라에 담는 걸 작품의 기본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큰 흐름이 바뀌어도 그간 내추럴(natural)은 늘 통용돼왔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요. 그래서 당연히 연출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습니다.
이번 트리엔날레와 당신의 동굴 작품은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이번 작품은 어둠(동굴) 속에서 빛을 향하며 그 빛을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이곳 에치고쓰마리에 사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사실 그리 흔하다곤 생각지 않지만) 동굴을 색다르게 표현했죠. ‘일상의 재발견’이란 차원에서 감상하길 바랍니다.
앞으로 어떤 사진을 찍길 바랍니까? 자연 그대로의 공간에서 일상을 담고, 그곳에서 발견하지 못한 또 다른 일상을 찾아내는 것이 사진가로서 제 궁극적 목표입니다.
에디터 이영균 (youngkyoon@noblesse.com)
사진 제공 에치고쓰마리 아트 트리엔날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