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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깨어난 샤넬의 헤리티지

FASHION

역사 위에 새긴 샤넬의 새로운 서사.

샤넬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부티크가 자리한 신세계백화점의 새로운 하이엔드 쇼핑 공간 ‘더 헤리티지’ 전경.

옛 건물의 천장을 그대로 살린, 층고가 높은 갤러리 스타일의 살롱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드넓은 공간에서 핸드백, 액세서리, 슈즈, 레디투웨어까지 전 카테고리를 확인할 수 있다.

옛 건물의 천장을 그대로 살린, 층고가 높은 갤러리 스타일의 살롱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드넓은 공간에서 핸드백, 액세서리, 슈즈, 레디투웨어까지 전 카테고리를 확인할 수 있다.

옛 건물의 천장을 그대로 살린, 층고가 높은 갤러리 스타일의 살롱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드넓은 공간에서 핸드백, 액세서리, 슈즈, 레디투웨어까지 전 카테고리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의 중심에 또 하나의 상징적 공간이 탄생했다. 신세계백화점이 1935년에 지은 옛 SC제일은행 본점이자 현재 서울시 유형문화재 71호로 지정된 공간을 레노베이션한 하이엔드 쇼핑 공간 ‘더 헤리티지(The Heritage)ʼ가 바로 그 주인공. 시간의 깊이와 동시대적 트렌드가 교차하는 지점에 샤넬의 새로운 부티크가 우아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4월 9일, 더 헤리티지 건물 1·2층에 문을 연 샤넬 부티크 공간 디자인은 건축가 피터 마리노가 맡았다. 그는 기존의 역사적 건축 요소를 세심하게 보존하는 동시에 샤넬의 핵심 코드를 과감하고 모던하게 풀어냈다. 외형은 과거를 품고, 내부는 미래를 담은 이 공간은 건축적 아름다움의 정수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인테리어는 가브리엘 샤넬의 호화로운 아파트와 캉봉가 31번지의 아르데코 스타일 계단에서 영감받았다.
매장 곳곳에는 뮤지엄처럼 하우스의 역동적 역사와 예술적 유산이 깃든 방대한 아트 컬렉션이 자리한다. 리젠시 시대의 화려한 거울과 책상, 미술가 그레고어 힐데브란트가 제작한 코코 샤넬 초상화, 조각가 오한 크레텐의 금박 세라믹 조각 등 가브리엘 샤넬이 추구했던 예술가 후원의 전통을 계승한 70여 점의 예술 작품과 오브제가 공간을 풍성하게 채웠다. 아트리움 한쪽 벽을 가득 채운 3개 층 높이의 LED 설치물 역시 미술가 미할 로브너의 작품으로,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풍경을 시적으로 담아냈다. 가브리엘의 시그너처 스타일인 풍성함과 다양성을 포용한 부티크는 하우스의 모든 카테고리를 한곳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올해 첫선을 보인 25 백을 포함한 신제품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핸드백과 액세서리 존, 여유로운 분위기의 슈즈 살롱, 안락한 소파와 넉넉한 피팅 룸이 마련된 레디투웨어 공간까지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주얼리 디자이너 로베르 구센의 샹들리에가 눈부시게 빛나는 공간에서는 워치와 화인 및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만날 수 있다. 코코 크러쉬, N°5, J12 등 아이코닉한 컬렉션은 물론 꼬메뜨, 리옹, 플륌 등 쉽게 접할 수 없던 진귀한 하이 주얼리를 아우른다. 과거와 현재의 간격을 좁히고, 전통을 비춰 미래로 나아가는 샤넬의 독립적 정신과 대담한 창의성이 깃든 살아 있는 유산, 더 헤리티지 샤넬 부티크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Interview  with Bruno Pavlovsky President of Fashion at CHANEL
신세계백화점 더 헤리티지 샤넬 부티크 오픈을 기념해 브루노 파블로브스키 샤넬 패션 부문 사장이 한국을 찾았다. 2003년부터 샤넬의 패션 부문을 총괄해온 그를 <노블레스>가 직접 만나 이번 헤리티지 부티크에 담긴 샤넬의 철학, 고객과의 지속적인 유대, 서울이라는 도시와 샤넬의 깊은 인연, 그리고 ‘궁극의 하이엔드’를 실현해가는 브랜드의 미래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번 더 헤리티지 샤넬 부티크의 성공적 오픈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역사성과 상징성을 지닌 장소에 샤넬의 또 다른 랜드마크가 탄생한 데에는 분명 특별한 의미와 전략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번 부티크가 탄생한 배경과 기획 의도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서울은 이미 샤넬에 매우 중요한 시장입니다. 이번 부티크는 단순한 신규 오픈이 아니라 역사적 공간에 들어선 신세계백화점 ‘더 헤리티지’와 손잡고 샤넬이 새롭게 의미를 부여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남다릅니다. 샤넬은 ‘하나의 부티크, 하나의 이야기(One boutique, one story)’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공간 그 자체에 브랜드의 유산과 창의성을 녹여내고자 합니다. 피터 마리노가 설계한 이번 부티크는 샤넬로서는 유일하게 기존 건축물의 천장을 보존하면서 샤넬 고유의 미학과 감성을 입힌 상징적 공간입니다. 아울러 제가 항상 피터 마리노의 디자인에서 인상 깊게 여기는 부분은 공간을 이루는 소재가 은은하고 섬세하다는 것인데, 이는 결국 고객이 제품 그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품 하나하나가 공간과 잘 어우러져 방문하는 고객에게 제품에 대한 영감을 더욱 불어넣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고객 경험의 중심은 ‘몰입’입니다. 각기 다른 테마의 방으로 구성된 이 부티크는 제품 하나하나가 갤러리의 전시품처럼 조화롭게 배치되어 고객이 공간을 거닐며 자연스럽게 제품과 감성적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여유롭고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피팅 룸, 은은한 조명, 세심하게 선택된 소재가 고객에게 정제된 편안함을 제공하죠. 이는 단순한 소비를 넘어 ‘샤넬 안에서의 기억’을 만들어주는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말씀대로 이곳을 찾는 고객은 특별한 경험을 한다는 느낌을 받을 것 같아요. 그것이 바로 우리 목표입니다. 좋은 기운이 가득한 공간에서 고객이 컬렉션과 제품에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죠. 특히 동종 최고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준비한 ‘CHANEL & moi – Les Ateliers’ 프로그램은 제품의 생애 전체에 걸쳐 고객과의 유대를 지속하는 매우 의미 있는 서비스입니다. 이 부티크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경험 중심으로 옮겨가는 하이엔드 시장 내 예술성과 문화적 희소성에 대한 가치가 강조되는 흐름 속에서 샤넬은 어떤 비전과 전략으로 패션 부문을 확장하고 있나요? 샤넬은 단순한 규모가 아닌, 고객에게 한 차원 높은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합니다. 역사적 건축 요소를 보존하면서 현대적 감각을 담아낸 이 부티크처럼 고객이 상상하지 못한 감동을 실현하는 공간이 샤넬이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한국과 유대감도 더욱 깊어지고, 젊은 세대와 소통을 강화하며 브랜드의 감성을 확장하고자 합니다.
한국 시장은 샤넬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나요? 한국 소비자의 미적 감각이나 소비 성향에 대한 견해도 궁금합니다. 샤넬과 한국은 오랜 시간 특별한 유대감을 이어왔습니다. 지금은 그 관계를 더 확장할 시점이며, 특히 새로운 세대와의 교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VIP 고객뿐 아니라 더 많은 이와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고자 합니다. 샤넬은 이제 딸, 어머니, 할머니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고, 이번에 론칭한 ‘샤넬 25 백’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젊은 세대와의 연결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샤넬의 탁월한 장인정신과 무한한 창의성이 담긴 화인 및 하이 주얼리, 워치 및 오트 오를로제리 제품을 만날 수 있는 공간.

최근 공개된 샤넬 25 백에 대한 이야기를 더 듣고 싶습니다. 샤넬 25 백은 클래식함을 개선하는 동시에 젊고 동시대적 감각을 반영한 디자인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샤넬 백 라인업과 비교할 때 차별화된 특징과 브랜드 내에서 전략적 포지션이 어떤지,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샤넬 25 백은 기존 샤넬 코드를 유지하면서 젊고 동시대적 감각을 담아낸 새로운 아이콘입니다. 다양한 크기와 소재, 색상으로 구성해 고객이 개성과 스타일에 맞게 선택할 수 있죠. 데님부터 램스킨까지 여러 소재가 준비되어 있으며, ‘샤넬 22’, ‘샤넬 19’에 이은 시리즈로 브랜드에 활력을 더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가방은 특히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감각을 지닌 데다 제품 하나로 고객에게 신선한 설렘과 영감을 주고자 하는 샤넬의 전략을 잘 보여줍니다. 아울러 우리는 매 컬렉션에서 선보이는 신제품을 통해 고객에게 예상치 못한 놀라움을 안겨주는 것, 예측하지 못한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샤넬이 추구하는 장인정신은 ‘시간을 초월한 전통’일까요, 아니면 ‘시대에 발맞춘 기술과 혁신’에 더 가까운 개념일까요? 샤넬 내부에서는 이를 어떻게 균형 있게 반영하는지 궁금합니다. 둘 다입니다. 샤넬의 핵심 가치는 ‘창작(creation)’, ‘최고 소재(best materials)’, ‘장인정신(best know-how)’ 세 가지입니다. 우리는 창작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지속가능성과 투명성을 고려한 소재를 사용합니다. 장인의 기술도 전통에 머무르지 않고, le19M 공방 등을 통해 현대적으로 계승·발전시키고 있죠. 고객에게 최고 품질과 감동을 전하기 위해 이러한 요소를 균형 있게 유지하는 것이 샤넬의 철학입니다.
마티유 블라지를 새 아티스틱 디렉터로 임명한 것은 하우스의 역사에서 상징적 변화로 읽힙니다. 재능 있는 많은 디자이너 중 그를 택한 결정적 이유는 무엇이고, 그의 합류가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비전과 미학에 어떤 새로운 변주와 진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하는지 말씀해주세요. 마티유 블라지는 단순히 뛰어난 재능만을 지닌 디자이너가 아닙니다. 그는 제품에 대한 깊은 존중과 장인정신에 대한 애정, 그리고 이를 만들어내는 사람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는 디자이너입니다. 그가 보여준 태도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le19M 등 여러 공방을 찾아 장인들과 직접 소통하며 브랜드의 뿌리부터 이해하려 했고, 현재 첫 번째 컬렉션을 준비 중입니다. 마티유에게 첫 컬렉션에 대해 너무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한 번의 컬렉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년 여러 컬렉션을 준비하기 위한 긴 호흡의 조직적인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임명이 단기적 변화가 아닌, 앞으로 수년간 브랜드의 정체성과 비전을 그와 함께 새롭게 써 내려갈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샤넬을 대표하는 아이코닉한 피스 중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하는 한 가지를 꼽는다면? 그 제품에 담긴 특별한 추억이나 이야기가 있다면 <노블레스> 독자들과 나눠주세요. 제 입장에선 말하기가 조금 곤란하네요. 결국 저는 샤넬 그 자체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제 역할은 샤넬에서 항상 멋진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고객들이 행복해하고, 제품으로부터 영감을 받는다면 우리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제품을 고른다면 재킷과 핸드백 두 아이템 사이가 될 것 같네요. 마드모아젤 샤넬이 시작한 이 두 아이템은 칼 라거펠트, 버지니 비아르, 그리고 이제 마티유 블라지를 거치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샤넬의 철학과 크리에이티브가 가장 농축되어 있죠. 제가 지금 착용하고 있는 J12 워치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샤넬이 이룩한 기술과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주는 상징적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공간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샤넬을 계속 사랑해주세요.” 이 부티크는 단지 제품을 판매하는 장소가 아니라 샤넬의 가치와 철학, 장인정신을 담은 공간입니다. 고객들이 이곳에서 영감과 감동을 느끼고, 샤넬이 전하고자 하는 ‘최고 중 최고’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에디터 유은정(ejyoo@noblesse.com),한지혜(hjh@noblesse.com)
사진 샤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