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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고 쌉싸름한 오후

미분류

부쩍 추워진 날씨는 오후 4시의 티타임을 부른다. 김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따스한 홍차 한잔과 술이 들어가 깊은 풍미가 느껴지는 디저트라면 좋겠다.

그저 단맛으로 즐기던 디저트에 깊은 풍미를 더하기 위한 조건. 곡물과 과일 등이 오랜 시간을 거쳐 발효하고, 증류 과정까지 거친 천연 식자재(?)와 만나면 된다. 스모키한 위스키, 과일 향이 남아 있는 브랜디, 쌉싸름한 밀 맛의 흑맥주, 사탕수수의 단맛과 드라이한 맛이 살아 있는 럼 등. 따로 마실 땐 도도하게 굴던 술이 디저트와 만나는 순간 한없이 부드러워진다. 술과 디저트, 이 둘의 관계는 사실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스코틀랜드의 전통 디저트인 크라나찬에는 보드카가 어김없이 들어갔고, 영국에서도 파이를 구울 때면 싱글 몰트위스키를 넣어 스모키한 향을 더했다. 평소 주량을 떠올리며 걱정하지 마시길. 대부분의 디저트에 들어간 술은 요리와 마찬가지로, 조리 과정을 거치며 향과 풍미만 남기고 알코올은 날아가니까. 홍차에도 위스키 몇방울을 넣으면 그 맛과 향이 더욱 풍부해지니 참고할 것.

Dark Beer Pancake, Maple Bacon Chip, Bourbon Bacon Spread
흑맥주 팬케이크와 메이플 베이컨칩, 버번베이컨잼

우유 대신 흑맥주를 넣어 만든 담백한 맛의 팬케이크. 베이컨칩은 오븐에 종이 포일을 깔고 베이컨을 구운 뒤 메이플 시럽을 뿌려 다시 바삭하게 구운 것. 짭조름한 맛과 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팬케이크와 궁합이 좋다. 양파와 잘게 다진 베이컨을 볶아 버번위스키에 조린 버번베이컨잼은 어떤 빵에 발라 먹어도 좋다.

Pineapple Brandy Sauce Panna Cotta
파인애플 브랜디 판나코타

우유 판나코타 위에 파인애플 브랜디 콩포트를 얹었다. 0.5cm 크기로 깍둑썰기한 파인애플을 브랜디, 시나몬 파우더, 설탕과 함께 냄비에 넣고 끓여 졸이면 파인애플의 빛깔과 맛이 더욱 뚜렷해진다. 포도주를 증류한 브랜디답게 과일이 들어가는 베이킹에서 제 실력을 발한다.

Whisky Mascarpone Cheese and Pomegranate Crumble
위스키 마스카르포네 치즈와 석류 크럼블

크리미한 마스카르포네 치즈는 본래 우유처럼 순수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 여기에 스모키한 향이 강한 위스키를 넣으면 그 향이 배면서 무게감 있는 치즈로 변한다. 석류의 상큼함과 버터와 설탕으로 만든 크럼블의 달콤함을 융합하는 역할도 한다.

Rum Bread Pudding with Fig
무화과를 올린 럼 브레드 푸딩

사탕수수를 발효한 럼은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나 베이킹 레시피에 자주 등장한다. 집에서 먹다 남은 빵을 활용하기 좋은 브레드 푸딩을 만들 때 럼을 함께 넣으면 딱딱한 빵을 부드럽게 만들고 부풀어오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반건조 과일을 사용할 때에도 럼에 절인 뒤 살짝 끓여내면 과일의 질감을 살릴 수 있다.

에디터 홍유리 (yurih@noblesse.com)
사진 윤동길 코디네이션 김희진 요리·푸드 스타일링 김보선 어시스턴트 박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