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 몰랐던 3D 사운드
사방을 울리는 거대한 스피커 옆에서 웅장한 베이스 소리에 맞춰 심장이 뛰는 걸 느끼고 싶다면? 이제 굳이 콘서트장이나 클럽을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모바일 속으로 들어온 3D 입체음향 기술이 언제 어디서나 이어폰을 꽂은 채 현장감 있는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니까.
영화 <아바타>가 3D 입체영화의 새 지평을 연 건 영상 기술의 활약 덕분만은 아니다. 사방에서 지저귀는 새소리, 폭발과 함께 파편이 튀는 미세한 소리까지 생생하게 구현한 3D 입체음향 기술이 있기에 가능했다. 이는 소리에 위치, 방향, 공간 정보를 더해 현장에서 직접 그 소리를 듣는 듯 입체감을 부여하는 것으로 스피커 환경에서 입체음향을 재현하기 위한 ‘간섭 제거(crosstalk)’, 콘서트장과 같은 가상의 음원 공간을 생성하는 ‘음장 제어’, 코러스나 메아리 같은 ‘효과음 생성’ 등 다양한 기술을 통해 구현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사운드를 출력하는 스피커의 개수와 스피커의 위치, 사용자와 스피커의 거리 등을 조절해 소리를 분산시키면 귀로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온몸이 소리의 파장 안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이어폰과 헤드폰은 좌우 2개의 스피커로 이루어진 2채널 스테레오로 두 채널로만 음을 분산하기 때문에 평면적인 느낌이 강하다. 이에 반해 영화관에서 주로 사용하는 5.1채널, 7.1채널은 소리를 출력하는 개체를 5개 혹은 7개로 늘려 음을 세분화한다. 따라서 좌우뿐 아니라 측면과 후면까지, 360도 전 방향에서 소리가 뿜어져 나와 입체적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입체음향을 즐기기 위해서는 넓은 공간, 많은 스피커 등 거창한 준비가 필요한 것일까? 물론 아니다. 반갑게도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입체음향 기술이 우리 생활 가까이 다가왔다. 한마디로 우리가 매일같이 사용하는 번들 이어폰으로도 입체음향을 즐길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 2채널로 5.1채널 혹은 7.1채널처럼 입체적 음향을 구현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고음질 음원이 아닌 일반 음원을 3D 입체음향으로 변환해준다는 점에서 더욱 놀랄 만하다. 일반적으로 음악이나 영화에 사용하는 사운드는 스테레오 스피커 재생 환경에 맞춰 제작하기 때문에 이어폰으로 들으면 본래의 사운드를 느낄 수 없을뿐더러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통해 소리가 귀에 잔류해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이런 단점을 보완한 애플리케이션 기술은 일반 음향에 가상공간 정보를 담아 방향감과 거리감을 느낄 수 있게 하며 좌우 스피커를 통해 사람이 느끼는 소리의 모양, 즉 음상(音像)이 귓속과 머릿속에 머물지 않도록 제어해 주변 스피커에서 들리는 자연스러운 음향처럼 느끼게 해준다.
KT에서 선보인 ‘지니(Genie)’는 국내 최초로 3D 입체음향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 애플리케이션이다. 현재 지니의 3D 모드는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기기에서만 지원되는데, 음원을 재생할 때 하단에 위치한 3D 모드를 켜면 소리가 귓속이 아닌 귀와 머리 주변에 맴도는 묘한 느낌을 체험할 수 있다. 시끌벅적한 콘서트장에서 웅장한 음악에 몸을 내던진 듯 짜릿한 전율이 느껴지기도 한다. 안드로이드 OS 사용자라면 ‘3D Maven 뮤직 플레이어’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조금 더 세분화된 입체음향을 즐길 수 있다. XOME-Ⅰ 모드는 이어폰을 사용해도 스피커를 통해 사운드를 듣는 것처럼 소리가 머리 밖에서 울리는 느낌이며, EVS 모드는 5.1채널을 표방해 소리가 사방으로 넓게 펼쳐진 듯 현장감 있는 사운드가 온몸을 휘감는다. 아이폰과 아이팟의 iOS 사용자에게는 두말 않고 ‘카프리치오(Capriccio)’ 애플리케이션을 추천한다. MP3 파일은 물론이고 FLAC, WAV 등 다양한 포맷을 지원하는 이 애플리케이션은 아이튠즈를 통해 파일을 동기화하지 않아도 Wi-Fi를 이용해 무선으로 파일 전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칭찬할 만하다. 그 음원을 자유자재로 3D로 전환해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구간 반복, 배속 조절이 가능해 어학 학습용으로도 인기 만점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영화를 감상할 때에도 3D 사운드를 빼면 서운하다. SK플래닛은 돌비 디지털 플러스 기술을 적용한 ‘T스토어 스마트폰용 VOD 서비스’를 내놓았다. T스토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영화를 감상할 때 돌비 효과를 온 · 오프할 수 있도록 했으며, 돌비 사운드로 영화를 본다면 고음과 저음이 적절한 밸런스를 이뤄 오묘한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웅장하고도 섬세한 사운드가 영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니 고마울 따름.
3D 사운드는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기능이다. 파워풀한 사운드를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특유의 요란한 음향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다행히 최근 출시한 모바일 소프트웨어의 3D 효과는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 개인의 취향에 따라 골라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라이브 음악, 액션 영화 등 현장감 있는 콘텐츠를 감상할 때에는 3D 모드를 적극 활용해보길 권한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어도 이내 사운드가 주변을 장악한 듯 생생한 소리에 빠져들게 될 테니까.
에디터 문지영 (jymoon@noblesse.com)
참고 서적 <훤히 보이는 3D 기술>(김진웅 · 안치득 · 최진수 · 문경애 · 허남호 · 엄기문 · 강경옥 지음, 전자신문사 펴냄) 도움말 | 돌비코리아, KT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