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알아야 할 아프리카 예술
여전히 낯선 아프리카 예술에 대해 대륙을 기반으로 활약하는 큐레이터 부콜라 오예보데-웨스터후이스(Bukola Oyebode-Westerhuis)에게 물었다.

Installation View of ‹Anastomosis: Exploring the Interconnectedness of Nature› by the Artist Aliou Diack in Tokyo—Space Un. Photo by Masaki Ogawa.

부콜라 오예보데-웨스터후이스. Photo by Sander Stoepker.
현재 아프리카 예술에 대한 예술계의 관심이 지대합니다. 그런데 어떤 면에선 아프리카 예술에 대한 외부인의 환상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아프리카 전통과 민족성이 드러나는 예술이 현대적으로 발현되는 방식에 대한 것이 아닐지 생각해봤어요. 지난 10년 동안 아프리카 현대 예술은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시점 아시아 미술 시장에서 특히 그 매력이 도드라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최근 홍콩 크리스티 옥션에서 아프리카계 현대미술 작가를 소개하는 페어가 열린 데 이어 일본 도쿄에는 아프리카 국가와의 교류에 초점을 맞춘 문화 공간 ‘스페이스 언(Space Un)’이 생기기도 했죠. 그럼에도 여전히 아프리카 예술에 대한 ‘이상적 상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합니다. 실제로 아직 전통적이고 민족적인 주제를 탐구하거나 식민지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는 작가들이 있죠. 하지만 아프리카 현대 예술과 전통 예술은 개념적으로, 그리고 미학적으로도 구별할 수 있습니다. 예술가가 역사와 전통에 의지할 때조차 광범위한 비평적 큐레이토리얼 작업을 수행하고 담론을 만들며 현대적 특성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으니까요. 사실 예술적 생산의 깊이와 폭을 정확히 대변하는 곳이 아닌 미술 시장조차 아프리카 예술의 다양한 작품을 보여주기 위한 카테고리를 구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전통 예술부터 뉴미디어, 디지털 아트까지 다루죠. 생각해보면 다른 국가와 지역의 예술 역시 문화적 맥락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아프리카 예술이 전통, 민족, 또는 정체성을 탐구한다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에요. 그래서 아프리카 예술에 거는 다른 이들의 고정관념적인 ‘미학적 기대’는 사실 실망스럽습니다. 만약 아프리카 예술이나 작가에게 진심으로 관심이 있다면 그들이 작품에 직접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그 이상의 것을 보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그것이 제가 여러분께 기대하는 부분입니다.
아프리카는 하나의 대륙이고, 이를 구성하는 여러 나라가 있습니다. 저마다 고유한 문화와 예술도 있죠. 그런데 우리는 이를 모두 ‘아프리카 예술’로 일반화하고 있어요. 분명 우리가 아프리카 대륙 혹은 아프리카인의 다양한 문화·예술적 표현과 관련 활동을 ‘아프리카 예술’로 일반화하기 시작한 건 아니에요. 여기에는 식민주의적 잔재와 관련한 문제가 있을 수 있죠. 서구 중심으로 분류하는 메커니즘을 생각해보세요.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열린 아프리카 예술 포럼을 참고하면, 대륙과 세계 각지에 흩어진 디아스포라에서 온 개개인이 현존하는 국가 파빌리온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했음을 알 수 있어요. 다시 말해 아프리카 예술은 그 자체로 하나의 용어가 된 겁니다. 역사학자와 큐레이터도 이 용어를 분류의 틀로 사용하고 있죠. 아프리카 현대 예술을 강조하면서 전통 예술과의 차이를 말하기 위한 의도로 끌어다 쓰기도 합니다. 종합하면 유럽 예술이나 아시아 예술처럼 글로벌 담론의 위치에 아프리카 예술을 올려놓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거라 할 수 있죠.

Buhlebezwe Siwani, AmaHubo, 2018, Installation View at ‹Qab’imbola›, What If the World, Cape Town, South Africa, 24 October ~ 30 November 2018. Courtesy of the Artist and What If the World, Cape Town.

Amina Agueznay, A Garden Inside—Untitled, Spun dyed natural wool in Variable dimensions, 2020. Photo by Abderrahim Annag. Courtesy of the Artist (As featured in Collector’s Series Artists & Cities Published by TSA Contemporary Art Magazine).
그렇다면 아프리카를 이루는 다양한 국가의 고유한 예술적 특징을 우리가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서로 다른 국가의 독특한 특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최선의 방법은 예술가와 국가 및 도시를 기준으로 그 맥락을 살펴보는 겁니다. 〈TSA 현대미술 매거진(TSA Contemporary Art Magazine)〉을 운영할 때 〈Collector’s Series: Artist & Cities〉란 책을 편집했습니다. 총 60명(팀)의 아티스트와 컬렉티브를 소개하며 이들이 특정 지역과 맺은 관계의 맥락을 함께 짚었죠. 이는 국가와 도시의 상상력이 현대적 미술 실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예를 들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는 작가들이 여전히 포스트-아파르트헤이트(post-apartheid)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합니다. 모로코에선 국가적으로 사진 예술이 보편적인데, 그중 마라케시에서는 전통적 예술과 공예를 재구상하고 있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념적·추상적으로 탐구합니다. 비록 지역마다 실천 방식은 다르지만, 콩고의 예술계는 거의 파운드 오브제(found object)나 다름없을 정도로 작가들이 재활용품과 폐기물을 활용한 작품 활동을 활발히 펼칩니다. 이렇게 작가와 도시의 특성을 연결 지어 탐구하다 보면 좀 더 깊이 있게 각 나라와 지역의 예술을 이해할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한국과 아프리카는 생각보다 문화 교류가 활발하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올해 ‘광주비엔날레’에 파빌리온을 만드는 등 관계 개선을 위해 함께 한 걸음 나아가고 있는 듯합니다. 이를 시작으로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최근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어요. 자연스러운 발전입니다. 실제로 올가을 광주비엔날레에서 아프리카 파빌리온을 통해 우리 예술을 선보이기 위해 큐레이터 팀과 작가들이 열심히 작업 중이라고 알고 있어요. 이 밖에 오는 6월 최초로 ‘한국·아프리카 정상회의’도 예정되어 있죠. 전방위적 교류의 기회가 열리고 있는 거예요. 우리는 비엔날레를 비롯한 큰 기관의 전시를 통해 아프리카 예술가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벌써 10년 정도 아프리카 예술은 ‘핫’한 주제였지만, 아시아에서는 이제 조금씩 그 영역을 확장하는 듯해요. 광주비엔날레의 파빌리온을 기점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문화 교류에 힘쓸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상호 존중하며 협력을 통해 서로를 배워가야 합니다. 오늘의 인터뷰를 포함해 비평적 교류도 필요하죠. 오랫동안 이어진 서로에 대한 편견을 되짚고 반전시키며 대항할 수 있으니까요. 또 우리는 식민주의와 인종주의적 표현으로 여전히 존재하는 벽을 허물고 서로를 포용해야 합니다. 비엔날레의 파빌리온 말고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의 예술가가 서로 교류할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기획자나 큐레이터가 한국 문화에 아프리카의 영화, 예술, 문학, 패션, 음악 등을 통합해 새로운 예술 공간을 만들거나 프로그램을 기획해보면 어떨까요? 서울이 아닌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 도시에서 또 이러한 교류가 가능할까요? 이런 질문을 계속 던지다 보면 언젠가 하나씩 답을 얻게 되겠죠.

Wura-Natasha Ogunji, The One Where We’re All Together, Thread, ink, graphite on tracing paper, 61×61cm, 2023. Courtesy of the Artist.
에디터 정송(song@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