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LETTER

노블레스 매거진의 뉴스레터를 신청해보세요.
트렌드 뉴스와 이벤트 소식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닫기

당신이 옳음

LIFESTYLE

우리나라에도 마침내 미슐랭 3스타가 나왔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지난 연말엔 평소 맛집으로 소문난 레스토랑들의 예약까지

덩달아 혼잡했고 어려웠다. 일찌감치 한식의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고급 한식당 ‘가온’을 폈다 접었다 폈다를 반복한 끝에

결국 고급 한식의 가치를 인정받고야 만 광주요그룹의 조태권 회장은 “이제 됐다”가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조태권 회장을 처음으로 가까이서 조우한 건 2014년 하와이에서 열린 ‘하와이 푸드 앤 와인 페스티벌’ 현장에서다. 하와이의 농업과 음식을 부흥시키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매년 개최하는 이 페스티벌은 톰 더글러스, 낸시 오크스 등 각국의 유명 마스터 셰프들이 개별 부스에서 자신이 준비한 대표 음식 하나를 손님에게 선보이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2013년에 이어 2014년에도 한국에서는 광주요에서 운영하는 한식당 ‘비채나’의 김병진 셰프(현재 ‘가온’ 총괄셰프)와 조태권 회장의 차녀인 조희경 광주요그룹 외식사업부 가온소사이어티 대표가 이 행사에 참여해 부스 앞을 메운 손님들에게 ‘물회’를 선보였다. 김병진 셰프의 물회는 쌉싸래한 계피와 담백한 감초, 사과와 배를 갈아 함께 숙성시킨 시원한 육수 덕분에 많은 손님의 입맛을 깔끔히 접수했다. 모던 호놀룰루 호텔 풀사이드에서 스탠딩으로 진행한 그 캐주얼한 행사 현장엔 조태권 회장 내외도 함께해 손님에게 직접 음식을 건네고 반응을 살피는 등 열심이었다. 당시 한국에서 온 취재진을 상대하며 한식이 고급화로 가는 길과 음식의 문화적 가치에 대해 한참 열변을 토하던 그의 모습은 3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꽤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도자기(광주요), 술(화요), 한식(가온, 비채나), 이렇게 3개 사업부로 구성된 광주요그룹의 수장 조태권 회장은 경기중학교 2학년 때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에서 고등학교를 다녔고 1973년 미국 미주리 대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과 일본, 미국을 돌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 코즈모폴리턴이다. 대우에 입사해서는 김우중 회장의 측근으로 방위산업의 업무를 맡아 승승장구했고 1982년에는 대우의 그리스 지사장을 역임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재원이기도 하다. 철저한 비즈니스맨으로 성장하던 그가 본격적으로 고급 식문화에 눈을 뜬 건 1988년, 부친에게 광주요를 물려받으면서부터다. 당시 국내에는 ‘도자기 시장’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고급 식기 시장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았다. 도자기에 담는 한식과 우리 술 또한 그야말로 끼니를 때우는 의미로 이해하던 시대였기에 당연히 서민을 위한 저가 시장만 형성되어 있었다. 그 시장을 뒤로하고 그릇, 음식, 술, 이 세 가지 요소를 망라한 고급 식문화를 창조하겠다는 그의 포부는 누가 봐도 무모했다. 그러나 조태권 회장은 20대에 세계를 돌며 ‘문화라는 건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조화를 이룰 때 그 가치가 배가된다’는 것을 일찌감치 인식했기에 고급문화 정착을 위한 그 다짐이 결코 시기상조는 아니라는 믿음이 있었다. 이미 많은 매체에서 소개한 일화지만, 그가 광주요를 물려받은 후 도공들을 데리고 각국을 돌며 도자기 공부를 해 푸른색과 붉은색을 띠는 상감 도자기를 개발했고, 어떤 온도에서 어떤 색이 나오는지 직접 도표를 만들고 수치화한 무용담은 그가 이 일에 얼마나 열성적으로 매달렸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가온’에서 선보이는 고기구이와 장아찌, 겉절이

 

고급 도자 식기를 연구하면서 거기에 담을 고급 한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것과 함께 마실 우리 술까지 연구하게 된 그는 현재 해외 마스터 셰프들이 사용하는 도자기 브랜드 ‘광주요’와 2010년 다보스포럼 만찬 테이블에 칵테일 형태로 오른 순수 국내 증류주 ‘화요’, 그리고 이번에 각각 미슐랭 1스타와 3스타를 받은 ‘비채나’와 ‘가온’ 한식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그가 1980년대 말에 꿈꾸던 고급 식문화 통합을 이루었다. “미슐랭 3스타를 받아서 뿌듯하시겠다”는 인사에 “한식의 세계화를 말했을 때 코웃음 친 사람들이 많은데, 결국 ‘내가 옳았다’는 걸 증명해낸 것이 기쁘다”고 말하는 조태권 회장. 우리 문화의 가치를 만드는 방법, 그리고 그것은 누구의 역할인지에 대해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해 12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이 수여하는 ‘CICI 코리아 2017 한국이미지상’에서 ‘부싯돌상’을 받으셨습니다. 지난 30년간 한국 식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불을 지폈다는 의미인데요. 수십 년을 ‘한식의 세계화’에 몰두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인가요? 도자기를 가업으로 이어받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가업이라면 내 후세에도 대대로 이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자문이었어요. 그것은 곧 다음 세대의 시장을 내가 직접 개척해나가야 한다는 말이기도 했죠. 저는 광주요만의 가치를 형성하려면 광주요가 상류층을 위한 하이엔드 도자기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생활 식기보다는 혼수품에 주력했죠.
도자기와 음식의 조합을 생각하게 된 건 언제부터인가요?아내가 집에서 손님들을 모시고 만찬을 하게 되면서부터예요. 1997년 성북동 집에서 시작한 한식 만찬에는 정계, 관계, 재계, 문화계 인사를 매달 10여 명씩 초대했어요. 2003년 가온을 열면서 잠시 중단했는데, 2012년 다시 시작했어요. 초대한 분들이 수백 명에 이릅니다.
1997년이면 한식의 세계화가 좀 이른 시점인데, 그래도 고급 한식을 가까이서 알릴 수 있는 기회였을 것 같아요. 그렇죠. 그렇게 수년을 하다 보니 ‘아, 이 음식을 많은 사람이 경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2003년에 가온을 열었어요. 가온을 운영하다 보니 음식에 맞는 술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 술도 시작하게 되었고요.
가온을 처음 시작한 당시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집에서 연 만찬에서는 호평을 받았는데, 사업은 또 다르더라고요. “이게 한식이야? 이거 한식 아냐”, “이미 고급 술이 많은데 왜 한국 술을 또 만들어?” 등등, 생각지 못한 비판이 쏟아졌죠. 특히 놀란 것은, 한국인이 한국의 고급 식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들에게 한식의 고급화를 설명하는 건 마치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졌죠.
왜 그런 생각이 드셨나요? 지금은 상황이 좀 달라졌지만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손님을 접대할 때면 이탈리아 음식이나 프랑스 음식에 와인을 내놓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술 접대도 그랬어요. 스카치, 싱글 몰트 등의 위스키를 선택하는 경우가 다반사였죠. 저는 그것만이 고급 식문화는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내가 가치를 만들면 언젠가 그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2007년에 나파밸리에도 간 거예요.
그곳에서 세계 부호들과 와인 양조업자, 음식 담당 기자 등 60여 명을 초대해 1인당 300만 원이 넘는 한식 만찬을 제공하셨습니다. 식기로 도자기 1000여 점도 새로 굽고, 핵심 식자재를 한국에서 공수하셨죠. 해외 VIP들에게 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들었습니다. 한식도 이런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나는 늘 내가 하는 사업이 5000만을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 모두를 포함한다고 생각해왔어요. 교통이 발달하면서 늘어나는 건 관광객뿐이거든요. 관광객이 모두 5달러, 10달러짜리 음식을 먹진 않을 거예요. 분명 그중에 몇 퍼센트는 수백 달러짜리 음식을 먹죠. 십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식당의 계층이란 게 없었어요. 그 계층을 내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그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 미슐랭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신 건가요? 네. 그게 들어오지 않으면 안 된다고 믿었어요. 미슐랭이 들어와야 기준이 서니까요. 미슐랭이 없을 때는 모두 자기가 최고라고 그랬어요. 근데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기준으로는 우리 음식이 세계화되었다고 할 수 없거든요. 음식의 세계화라는 건 세계 미식가들이 어떤 기준에 따라 “이 음식은 세계 누구나 먹을 수 있다”라고 보편적 가치를 인정할 때 비로소 실현되는 겁니다.
그렇게 하나의 기준을 목표로 달려온 회장님 입장에서는 미슐랭 3스타가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올 것 같네요. 내가 기쁜 것은 ‘내가 옳았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에요. 한식으로 세계시장의 문을 연 것이 행복한 겁니다. 모든 문은 우리가 열어야 열리지, 그냥 가만히 있는다고 열리는 게 아닙니다. 국내의 많은 셰프는 앞으로 세계에서 인정받은 한식을 위해 본격적인 창조 작업에 돌입하면 되는 거예요. 세계의 기준을 알았잖아요. 그러니 확실하게 목표를 세울 수 있게 된 거죠.

‘가온’ 코스 요리 중 하나인 전복찜

 

별 3개를 받은 곳은 가온과 신라 호텔의 라연뿐입니다. 가온이 미슐랭 3스타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직원들에게 가장 먼저 뭐라고 하셨나요? 김병진 총괄셰프는 14년째 저와 함께한 직원이에요. 내가 스태프들에게 말한 건 이거예요. “지금껏 나를 믿고 따라와줘서 고맙다. 나는 이번에 미슐랭을 통해 너희의 행복을 스스로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지금껏 연마해온 스킬과 테크닉에 판단력을 더해 자신만의 취향을 만들어라.”
김병진 셰프도 앞으로 어깨가 더욱 무거울 것 같아요.그렇죠. 이미 미슐랭 3스타를 받았기 때문에, 이제 김병진 셰프가 할 일은 가온의 주방에서 일하는 다른 셰프들을 잘 교육시켜 자신의 레벨로 만들어놓는 거예요. 그리고 전 세계를 돌며 각 도시의 미슐랭 1·2·3스타는 각각 어떤 차별점을 지니는지 직접 체험하고 느끼면서 범세계적 한식 메뉴를 개발해야 합니다. 내가 가온을 통해 한식에 대한 고정관념, 즉 무형의 족쇄같은 걸 풀어놓았으니 이제는 국내의 많은 셰프가 고급 한식의 세계화를 이루어주었으면 좋겠어요.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건 미슐랭의 평가 기준입니다. 이번 한국 편에서 그들이 가장 중점적으로 본 것은 무엇인가요? ‘이 요리가 내세우는 콘텐츠는 무엇인가? 정체성은 무엇인가?’ 이 부분이에요. 한식 문화의 정체성은 된장, 고추장, 소금 등 음식의 기본인 양념에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산과 들에 널려 있는 야채와 바다에서 나는 생선 등이 어떻게 조화롭게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지가 중요한 평가 항목입니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그들의 평가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아니요. 외국인이기 때문에 더 객관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한국인이 맛을 평가할 때는 자신의 입맛을 기준으로 합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20억 명의 세계인을 대신해 평가합니다. 물론 우리에게는 ‘5000만 명을 위한 한식’도 있어야 합니다. 나도 가온에서 먹다 ‘하모’(신사동에 위치한 진주 음식점으로 미슐랭 1스타를 받았다)에 가서 먹으면 가끔은 훨씬 맛있어요. 그렇지만 20억 명을 대상으로 한다면 그건 약간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가온에 다녀간 심사위원들은 한식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춘 평론가겠죠?미슐랭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은 심사위원들이 세계의 식자재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한국의 김은 어떻고 장은 어떤지 등을 다 알고 있어요. 우리가 국을 먹을 때 식으면 다시 데우잖아요. 그들은 그것까지 딱 알아요. 계속 맛만 보고 다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속일 수가 없어요.
회장님은 앞으로 한식이 보편적인 세계인의 음식이 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세계화로 가는 길은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한식을 그들의 입맛에 맞게 내는 것과 우리가 그들을 길들이는 것. 일본은 후자 쪽이죠. 1964년 일본 올림픽 때 <뉴욕타임스>의 한 기자가 이런 말을 했어요. “저 날것을 먹는 야만인들 속에서 어떻게 우리가 올림픽을 치를 수 있겠는가”라고. 지금은? 뉴욕에서 가장 비싼 음식이 일본 음식입니다.
일본 음식이 세계화되는 과정에서 일본인이 서양인을 길들였다는 이야기인가요? 처음에는 일본인 사이에서도 “서양인이 젓가락질도 못하는데 어떻게 스시를 가르치느냐”고 했습니다. 근데 누군가가 “젓가락을 버리면 되지” 한 거예요. 발상의 전환이죠. “단, 최고의 일식당에서만 스시를 손가락으로 먹기로 하자. 가장 아름다운 도자기에 최고의 코튼 타월을 주면 하나의 행위예술처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한 거예요. 그러고는 스시를 서비스하는 데 들어가는 모든 것을 돈의 가치로 매겼죠. 이 칼은 500년 가업을 이어온 장인이 만든 것, 이 그릇은 일본에 100피스밖에 없는 것, 이 사케는 일본 어느 지역의 청정수를 이용해 만든 것 등등. 일본인 스스로 일본 식문화에 그렇게 가치를 매기니 외국은 그냥 따라갈 수 밖에요. 일본 문화를 일본인이 그렇다 하는데, 외국인이 “왜 그래?” 할 수는 없거든요. 그게 바로 문화예요. 일본인은 그 문화를 성공적으로 창조한 거고, 한국인은 지금껏 스스로 우리의 고급문화를 추구하지도, 인정하지도 않은 거죠.

 

조태권 회장은 2008년 문을 닫은 ‘가온’을 2014년
다시 열면서 그 장소로 호림아트센터를 꼽았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분청자기가 가장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가온이 미슐랭 3스타를 받자 조태권 회장은 이후 가온에서 식사한 외국인은
미술관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 했다.

 

광주요그룹은 도자기와 술, 한식 사업 부문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셋 중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사업부는 어디인가요?(웃음) 수익을 낸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도자기도 수익을 내기 시작한 게 이제 3년째예요. 한국인 중 국내 도자기에 밥을 먹는 사람은 몇만 명 안 됩니다. 광주요 도자기를 토마스 켈러 같은 유명 셰프들이 사용하고 있지만 비즈니스적으로 큰 수익을 내려면 국내에서 100만 명 이상은 사용해야 합니다.
선친께 광주요를 물려받은 당시에도 흑자가 나는 상황이 아니었군요?흑자라니요.(웃음) 20년 넘게 도자기에 들인 돈이 엄청납니다. 세 분야 모두 신념에 따라 한 것이지 사업으로 접근한 게 아니에요. 기존에 없던 시장을 만드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러나 난 분명히 이 셋을 합치면 하나의 고급문화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식문화가 발달한 선진국을 봐도 그런 양상을 보이긴 합니다.그렇죠. 각 도시의 식당도 레벨이 있습니다. 손님의 수준도 다르죠. 한 끼에 1000달러 하는 식사를 하려면 ‘오늘 헤어스타일은 어떻게 하지?’, ‘무슨 옷을 입고 가지?’, ‘거기에 어떤 주얼리를 하지?’ 등을 생각할 거예요. 그런 걸 보면 나라의 내수 경제가 바로 식당 안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식당 안에서 부수적인 다양한 상품이 창조되는 셈이네요?내수 경제에서 시작해 거시 경제로 가는 길목이 바로 식당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문화의 근본은 음식이고, 그것이 곧 창조 경제의 근원이에요. 문화의 근본을 찾자는 것이 제 오랜 숙원이었고, 제가 한식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다는 것을 미슐랭을 통해 인정받았으니 자신감을 가질만하죠.
현재 미국과 호주, 프랑스, 이탈리아 등 9개 국가에 화요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화요를 경험한 외국인은 그 맛을 어떻게 평가하나요?여러 도수가 있는데, 혹시 그중에 XP 마셔보셨어요? 화요 41도 원액을 5년 이상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것인데, 서양인이 “코냑이냐, 양주냐?라”고 물어봐요. 정말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현재 전 세계 술 시장에서 41도는 보드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보드카는 칵테일의 베이스가 됩니다. 화요 41도도 칵테일의 베이스가 될 수 있다는 말이죠.
그럼 외국에선 화요를 주로 어떻게 소비하고 있나요?스트레이트 잔이나 온더록스로 많이 마셔요. 근데 나는 칵테일의 베이스로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에요. 브리스톨에 출장을 갔을 때 한 바텐더에게 화요를 베이스로 칵테일을 만들어보라 하니 기가 막히게 만들어내더군요. 그런데 바텐더 중 한 명이 “모든 새로운 칵테일은 런던에서 만들어진다”는 거예요. 그러니 런던을 공략하라고. 그래서 지금 우리 술은 영국 최고급 식료품 백화점 포트넘 앤 메이슨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요즘 혼자 먹는 혼밥, 혼술이 유행입니다. 가온에서도 나 홀로 고객을 위한 공간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어요. 네. 최근 들어 혼자 오는 손님이 많은데, 외국인이 대부분입니다. 혼밥 손님을 위해 바가 위치한 작은 홀을 만들었어요. 부담 없이 식사하시라고.
도자기에 어울리는 음식을 찾다 보니 레스토랑을 하게 되었고, 그에 어울리는 술을 제공하기 위해 주류 사업을 벌였습니다. 그다음은 뭔가요?가까운 미래에 적당한 가격을 내고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는 한식당을 프랜차이즈화해 확장하는 겁니다. 전국의 지역 문화원을 거점으로 고급 음식 문화가 뿌리내리게 하고, 퇴직한 많은 부부가 충분히 먹고살 수 있는 한식당을 운영할 수 있도록 퀄리티 높은 프랜차이즈 한식당을 만드는 것이 내 마지막 사업 구상이에요.
본격적으로 한겨울에 접어들었습니다. 추운 날 맛과 건강을 위해 추천할 만한 메뉴는 무엇일까요? 그건 가온의 김병진 총괄셰프가 답하는 게 낫겠네요.
김) 제가 생각하는 겨울의 맛은 따뜻하면서도 부드러운 감칠맛이 도는 거예요. 빨간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어서 몸을 덥힐 수도 있지만 저는 부드럽게 몸을 덥히는 뭇국을 추천하고 싶어요. 무의 단맛과 소고기의 감칠맛이 아주 조화로운 음식입니다. 가온 메뉴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음식이에요.

에디터 김이신(christmas@noblesse.com)
사진 김제원(인물)
장소 협조 가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