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좋으실 대로
입맛만큼 정직하게 ‘이심전심’이 통하는 게 또 있을까? 나의 음식 취향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곳.
크진 않지만, 소신과 열정을 가지고 요리를 만들어내는 셰프가 있는 곳. 그래서 지금, 그런 묘미를 즐길 수 있는 식당으로 간다.

한우의 시작과 끝_ 부처스 레드
드라이 에이징한 암소 한우를 이용한 다양한 셰프 특선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 타르타르나 샐러드, 카프레제 등 전채 요리, 파스타, 스테이크, 생햄, 디저트 등 네다섯 가지 코스 요리를 낸다. 해산물을 사용하는 일부 전채 요리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메뉴에 한우가 들어간다. 이승용 오너 셰프는 부처스 레드를 ‘고기로 시작해 고기로 끝내는 프리미엄 정육점’이라고 소개한다. 고기는 비교적 가격을 잘 쳐주기에 전국에서 질 좋은 한우가 모이기로 유명한 김해축산물공판장에서 가져온다고. 셰프는 한때 와인 바를 운영했고, 제대로 된 한우 전문점을 오픈하기 위해 육류 가공업체에서 소 발골부터 정형까지 작업 과정을 배웠다. 마리아주를 즐기기에도 좋다. 소금이나 향신료를 넣지 않은 수제 한우 생햄, 브레사올라(bresaola), 코파(coopa), 살라미(salami) 등은 아이들 간식이나 어른 술안주용으로 문의가 많아 따로 판매하기도 한다. 셰프가 자부하는 스테이크는 안심, 등심, 채끝부터 살치살, 갈비살, 부채살까지 다양하다. 모든 굽기는 ‘미디엄-레어’로만. 셰프는 고기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굽기가 딱 이 정도라 여기기에 손님에게 정중히 권한다고. 재료에 따라 다르지만, 런치 코스는 6만~7만 원대, 디너 코스는 8만~10만 원대다. 와인 코르키지는 병당 2만 원을 받는다.
ADD 부산시 동래구 석사북로 96-1
OPEN 12:00~22:00(15:00~18:00 브레이크 타임), 일요일 휴무
INQUIRY 051-506-1063

이탈리아식 음주_ 음주양식당 어부
매년 이탈리아로 미식 여행을 떠나는 정용욱 오너 셰프는 지중해를 낀 이탈리아 남부의 해산물 요리를 부산에서 선보이고자 음주양식당 어부를 열었다. ‘어부’라는 이름도 부산에서 해산물 잘 다루는 식당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지었다고. ‘이탈리아까지 갈 비행기 값을 아껴주겠다’며 메뉴판에 호기롭게 적은 셰프의 코멘트는 정통 이탈리아 남부 음식 본연의 맛을 내겠다는 자부심과 직결된다. 식전주와 전채 요리, 파스타, 메인 요리, 디저트 등 네다섯 가지 셰프 특선 요리를 선보인다. 그날의 식자재에 따라, 혹은 손님의 예산에 맞춰 코스의 가격은 6만 원에서 11만 원대까지 다양하다. 이탈리아 현지 요리의 염도에 맞추고, 면은 ‘알단테’ 정도로 삶으며, 해산물은 미리 조리하지 않고 신선한 것을 사용한다. 조개를 신선하게 쓰기 위해 식당 앞에 수족관까지 따로 둘 정도. 이탈리아 선술집 정도라 하지만, 캐비아나 트러플 등 고급 식자재를 아낌없이 사용해 풍미가 진한 요리를 선보이기도 한다. 음주양식당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곳답게 풍미에 어울리는 와인도 합리적 가격에 마실 수 있다. 딱새우, 성게알, 돌문어 등 식자재에 대한 셰프의 노련한 감각을 좀 더 들여다보고 싶다면, 정용욱 셰프의 개인 SNS를 눈여겨볼 것. 이 계절, 무엇을 어떻게 찾아 즐겨 먹을 수 있을지, 구미가 확 당기는 요리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도 저도 귀찮다면, 그냥 음주양식당 어부로 가면 된다. 제철 식자재로 맛을 낸 다양한 셰프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단, 이탈리아 남부 스타일로.
ADD 부산시 부산진구 동천로 58
OPEN 12:00~24:00(15:00~18:00 브레이크 타임), 화요일 휴무
INQUIRY 051-802-8858

요리 승부사_ 사이 쿠보
미식가에게 ‘나만 알고 싶은 맛집’, 셰프에게 ‘셰프의 맛집’으로 조금씩 입소문 나기 시작한 곳. 샐러드, 탕류, 생선구이, 사시미와 스시, 튀김, 덮밥, 일본식 디저트 등 사이 쿠보의 ‘오마카세’는 전채 요리를 포함해 10여 가지다. 오마카세의 가격은 5만 원. 계산대 앞에서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정중하고 세련된 맛을 즐길 수 있다. 가게 이름에 일식 다이닝이라는 부제를 달았지만, 사이 쿠보의 이재욱 오너 셰프가 지향하는 건 일본의 ‘갓포 요리’다. 말 그대로 칼과 불을 능숙하게 다루는 실력파 요리를 선보이고자 하며, 실제로도 그렇다. 이 솜씨로 해운대나 광안리 일대에서 시작했다면, 어지간한 곳은 뛰어넘을 기량을 발휘한다. 셰프는 도쿄에서 5년, 오사카에서 6년간 요리를 배웠고, 이 중 3년은 미슐랭 1스타를 받은 오사카의 ‘스시도코로 구로스시’에서 경력을 쌓았다. 씹을 때 입안에서 달큰하고 차진 점성이 감도는 숙성 사시미를 내는 것이 사이 쿠보의 특징. 여기에 일본 각 지역의 소규모 양조장에서 만든 다양한 ‘지자케(地酒)’를 곁들일 수 있다. 1인 셰프 체제라 오마카세는 예약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다. 화명동에서도 다소 외진 곳에 자리 잡고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알게 된 이상 또다시 찾게 될 곳이다.
ADD 부산시 북구 양달로4번길 17
OPEN 18:30~00:30, 월요일 휴무
INQUIRY 051-365-2959

봄날의 맛_ 춘일
부산의 대중적 이자카야 프랜차이즈 ‘토리고야’에서 오마카세로 닭 꼬치(야키토리)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문을 연 곳. 프렌치 스타일을 가미한 닭 꼬치 요리를 낸다. 윤준호 오너 셰프가 일본 돗토리현에 위치한 유명 야키토리야 ‘료테이카스가’의 셰프에게 배운 요리를 선보인다. 닭 엉치살, 목살, 다릿살, 연골, 간 등 특수 부위를 쓰는데, 소량이라도 질 좋은 식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이유는 토리고야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특히 닭 안심을 겉만 살짝 익힌 꼬치구이는 먹기 망설여질 수 있으나 매일 신선한 식자재를 공급받기에 셰프는 손님에게 안심하고 즐길 것을 권한다. 18명 정도 식사 가능한 공간이라 1부(18시 30분)와 2부(21시 30분)로 나눠 예약을 받는다. 거의 매일 만석이므로 사전 예약은 필수다. 샐러드와 전채 요리, 소량의 사시미를 즐긴 뒤 약 일곱 가지 닭 꼬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후 별도의 요리 4~5개가 더 나온다. 정성스러운 굽기로 숯 향을 부드럽게 머금은 닭 꼬치 요리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코스 요리 가격은 3만5000원. 서면이라는 장소의 특수성이 ‘특혜’로 여겨질 만큼 일정 수준의 요리를 부담 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다.
ADD 부산시 부산진구 중앙대로680번가길 80-11
OPEN 18:30~24:00
INQUIRY 051-819-7779
에디터 손지혜 사진 공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