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쿠르 컬렉션의 미적 언어
30년의 미학을 집약한 델쿠르 컬렉션의 새 시리즈 ‘Time Stretched’를 통해 브랜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확인했다.

YUG 암체어와 YOL 로우 테이블, OST 수납장, YOA 폴딩 스크린의 조화.
장인들의 정교한 수작업과 건축적 조형 언어, 정제된 감성을 기반으로 하는 프랑스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델쿠르 컬렉션이 올해 브랜드 설립 30주년을 맞았다. 프랑스 디자이너 크리스토프 델쿠르(Christophe Delcourt)가 1995년 론칭한 후 1998년 파리 마레 지구에 갤러리를 열면서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디자인 신에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목재, 스톤, 브론즈, 테라코타 등 자연 소재의 질감과 물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균형 잡힌 비례와 간결한 선, 섬세한 마감을 통해 세련되고 우아한 가구와 오브제를 선보여왔다. 특히 모든 제품을 세라미스트, 가죽 장인, 대장장이, 석공 등으로 이루어진 프랑스 전통 장인 네트워크와 협업해 소량만 한정 생산함으로써 공예와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하나의 작품 같은 가구를 선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밀란 디자인 위크에서 델쿠르 컬렉션은 브랜드의 특별한 해를 맞아 오랜 시간 축적해온 미학적 언어를 응축해 소개하는 새 컬렉션 ‘Time Stretched’를 공개했다. 옵아트, 아르테포베라, 미니멀리즘에서 영감받은 시리즈로 형태와 구조, 비례의 긴장을 건축적 감각으로 풀어낸 오브제가 주를 이룬다. 시리즈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UTO 데스크는 나침반 형태의 전통적 트레슬 구조를 바탕으로 외형과 반형의 균형을 정교하게 맞춘 아이템. 복잡하지만 난해하지 않고, 가볍지만 단단하게 뿌리내린 독립된 하나의 건축물처럼 공간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함께 공개된 OGA 테이블은 유려한 곡선과 X자 프레임이 교차하는 하부와 거대한 목재 상판이 조화로운 제품으로, 견고함과 우아함의 대조가 인상적이다. OST 수납장 시리즈에서는 브랜드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옵아트적 요소를 확인할 수 있다. 입체적 전면부가 만들어내는 시각적 효과를 활용해 서랍 손잡이, 조명, 책장 기능 등을 담아 흥미로운 가구를 완성했다. 의자 디자인 역시 델쿠르 컬렉션 특유의 조형 감각이 도드라진다. 짜맞춤 형태의 결합 구조가 그대로 드러나는 디테일이 돋보이는 JAE 체어, 중첩된 좌판과 등받이가 중력을 거스르는 캔틸레버 구조처럼 보이는 착시를 유도하는 ULI 시리즈, 와비(Wabi) 정신에서 출발해 간결하고 본질적인 형태를 구현한 RYE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형태는 간결하되 구조는 복잡하고, 시각은 정적이지만 사용은 유동적인 디자인. 여전히 진화하고 있는 델쿠르 컬렉션의 미적 언어를 확인한 시간이었다.
에디터 김수진(jin@noblesse.com)
사진 델쿠르 컬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