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미술의 막강 플랫폼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동남아시아 미술의 오늘을 확인하는 주요 거점으로 진일보한 아트 페어의 뜨거운 현장에 직접 다녀왔다.
길버트 & 조지의 작품을 VIP 라운지 앞에 설치했다. 두 작가는 프리뷰 행사장에서 사인회를 열어 큰 호응을 받았다.

Suzann Victor, Contours of a Rich Manoeuvre, 2006.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 전시장의 중앙 복도 천장에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월 21일 마리나베이 샌즈 엑스포와 컨벤션 센터는 멋지게 차려입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아트 페어인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Art Stage Singapore) 2015의 프리뷰 행사가 열렸기 때문. ‘싱가포르 아트 위크’ 기간에 싱가포르를 찾은 국제 미술계의 유명인사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올해는 아시아 각 도시에 거점을 둔 갤러리를 중심으로 전 세계 197개의 갤러리가 부스를 꾸렸다. 주최 측이 25일까지 집계한 총 관람객 수는 약 5만1000명. 2011년부터 매년 1월에 열리는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는 지난 5년 동안 ‘우리는 아시아다(We are Asia)’라는 모토를 내세웠다. 다른 아시아 국가와 도시에서 열리는 아트 페어가 ‘글로벌’을 좇을 때 아시아를 강조하는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한 것. 주최 측은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베트남·미얀마·필리핀 등 인근 국가의 동시대 미술을 소개하는 플랫폼 역할을 강조했으며, 특히 아시아 작가를 프로모션하는 개인전 형식의 부스를 마련해 아시아 미술에 관심 있는 컬렉터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페어의 큰 그림을 그린 인물은 아트 마켓의 ‘미다스 손’이라 불리는 로렌초 루돌프(Lorenzo Rudolf). 그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행사가 열린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의 2009년 당시 건축 공사 사진을 프레젠테이션 첫 이미지로 제시했다. 그리고 관광과 레저, 정부의 예술 정책과 경제 상황, 동남아시아의 다종다양한 문화적 배경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는 싱가포르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내다봤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의 전략은 적중했다.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를 찾는 많은 미술 관계자는 이곳에서 ‘아트 마켓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동남아시아 미술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는 동남아시아 미술에 특화한 페어라는 인상을 각인하기 위해 더욱 힘을 쓴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아트 바젤 홍콩이 5월에서 3월로 개최 시기를 옮긴 데다, 새 디렉터로 아시아 미술 전문가 아델린 우이를 임명한 사실이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의 전반적 분위기를 좌우했다고 분석했다. 페어의 캐릭터를 더욱 강조하며 한 발 더 나가기 위한 포석이다.
싱가포르 큐레이터 킴 옹(Khim Ong)이 기획한 동남아시아 플랫폼전 < Eagles Fly, Sheep Flock >은 언론과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 지역의 주목할 만한 작가 32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동남아시아 동시대 미술의 서로 다른 양상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이 밖에 타이완, 독일, 호주의 큐레이터가 각각 기획한 < Video Stage >, 러시아 작가 AES+F와 모스크바의 멀티미디어 미술관 디렉터 올가 스비블로바(Olga Sviblova)가 준비한 < The Liminal Space Trilogy (Part 2+3) >, 프랑스 근대 회화의 거장으로 꼽히는 앙드레 마송(André Masson)의 소규모 회고전, 말레이시아 회화에 나타난 인간 형상의 작품 16점을 소개한 < Being Human >, 한국 작가 최원준·강서경·김채원·박진아가 참여한 < Looking Out/Looking In > 등의 특별전은 페어를 찾은 관람객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 한국 화랑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갤러리현대·갤러리구·가나아트·아라리오갤러리·갤러리스케이프·갤러리바톤·이화익갤러리·조현화랑 등 13개의 갤러리가 새로운 고객을 맞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동남아시아 미술의 막강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가 다음 해에는 어떤 전략을 구사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에디터 김재석 (jskim@noblesse.com)
사진 제공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