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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에서 길 찾기

LIFESTYLE

어른이 되어서도 동화로부터 인생의 성찰이 담긴 메시지를 얻는 것은 가능하다. 다양한 방식으로 동화 읽기를 제안하는

책을 소개한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소개 문구는 어른에게도 순수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얼마 전 읽은 <새내기 유령>은 그런 전제를 상기시키는 동화 였다.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로버트 헌터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이 책은 처음으로 임무를 수행하러 나선 새내기 유령의 이야기가 은은한 색감의 그림과 함께 몽환적으로 펼쳐진다. 신비로운 분위기에 빠져 책장을 넘기다 보면 금세 다 읽을 만큼 짧은 내용이지만 결말엔 뜻밖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경쾌한 이야기로 꿈, 우정, 죽음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남기는 놀라운 동화다.
새내기 유령을 통해 한순간 동화의 힘을 느끼고 나니 백영옥의 신작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에 손이 간다. 어린 시절 푹 빠져 공감하고 상상하며 힘을 얻은 <빨강머리 앤>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원작이든, 일본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든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야 할 작품임이 분명하다. “마릴라 아주머니, 이토록 흥미진진한 세상에서 슬픔에 오래 잠겨 있기란 힘든 일이지요, 그렇죠?”, “내 속엔 여러 가지 앤이 들어 있나 봐요. 난 왜 이렇게 골치 아픈 존재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내가 한결같은 앤이라면 훨씬 더 편하겠지만 재미는 절반밖에 안 될 거예요.” 명랑한 앤은 이런 말을 했다. 한마디 한마디 받아 적어야 할 명대사가 아닌가! 작가도 이런 심정이었는지, 어른으로서 헤쳐가야 할 과제 앞에서 앤의 말을 되새기며 긍정의 에너지를 불러온다. 그래서 이 책은, 당연하게도 따뜻한 위로의 말로 가득하다.
소중한 동화를 모은 또 다른 위로의 책도 있다. 박주원의 <어른 연습>은 “인생에서 필요한 것은 동화책에서 다 배웠다”라는 고백으로 시작한다. 성인이 되어도 여전히 상처받는 일은 생기고 마음을 다잡는 일은 어려운데, 그럴 때마다 해야 할 일은 어릴 적 동화책을 다시 꺼내 읽는 것이라고. 심리학 연구소에 몸담았던 저자는 <인어공주>, <피터팬>, <눈의 여왕>부터 전래동화 <흥부전>까지 총 21편 동화를 청춘의 흔들림을 다독여줄 ‘청춘 연습’, 초조한 마음을 다스리는 ‘감정 연습’, 멀리 보고 나아갈 수 있도록 성장을 이끄는 ‘어른 연습’으로 나눠 소개한다. 진정한 어른이 되려면 아직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읽다 보면 익히 알고 있던 뻔한 이야기에서 그간 모르고 지나친 행간의 깊이가 느껴진다.
그런데 이런 동화를 쓴 작가는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그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은가? <세계 최고의 동화는 이렇게 탄생했다>는 베스트셀러<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저자이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마이 리틀 자이언트>의 원작자인 로알드 달에 관한 이야기다. 로알드 달이 유년 시절부터 남긴 일기, 가족과 주고받은 편지, 인터뷰와 다큐멘터리 등을 모아 그의 삶을 정리한 아동문학가 마이클 로젠은 바로 옆에 앉아 조근조근 친근한 어투로 말하듯 로알드 달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기발하고 매력적인 로알드 달의 동화가 실제 작가의 삶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그리고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탁월한 이야기꾼의 삶을 엿본 소감은 이렇다. 동화적인 삶은 이렇게나 멋지구나! 

 

“동화 속 주인공들은 오늘날에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많은 가르침을 준다. 
어떤 설교도, 어떤 훈계와 잔소리를 덧붙이지 않은 채.” _<어른 연습>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