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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오 로맨틱 미니멀리즘

Noblesse Wedding

로맨틱한 여자, 미니멀한 남자가 30년 전 뉴욕의 한 대학 캠퍼스에서 만나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지난 20년 동안 로맨틱 미니멀리즘이라는 철학을 지켜왔고, 이는 그들이 오래 지켜낸 사랑의 정의이기도 하다.

타임리스 클래식? 한국의 로맨틱 미니멀리즘? 검은색 H라인 원피스에 흰색 포인트의 검은 카디건을 걸친 일자 단발머리의 여자, 청담동 며느리 스타일의 서막을 올린 듀오 디자이너 앤디앤뎁이 올해 브랜드 런칭 20주년을 맞이했고, 결혼 23주년을 기념했다. 그리고 친구가 된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20년 전 낭만적인 여성 고객은 이제 딸과 함께 앤디앤뎁에 오기도 하는데, 그사이 앤디앤뎁은 세컨드 브랜드 ‘뎁’과 ‘콜라보토리’를 만들어 20대 밀레니얼 세대에게 어필했다. 얼마 전에는 두 사람을 새롭게 연결하는 의미의 백 브랜드 ‘&(앰퍼샌드)’까지 런칭했다. 듀오 디자이너가 이렇게 오랜 시간 서로에 대한 마음이 변치 않은 채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데에는 두 사람만 아는 비밀 같은 ‘사랑’이 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둘만 아는 사랑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 일할 때, 일하지 않을 때 23년을 함께 해온 데에는 그럴 만한 사연이 있지 않을까?우린 항상 시도하고 항상 깨져왔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서 조금씩 노하우가 생기고. 세컨드 브랜드도 냈지만 원래 가려는 길에서 벗어나지 않고 조금씩 발전해가고 있는 것 같다. ‘사랑’도 마찬가지 아닐까? 불과 2~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의 역할, 책임 때문에 엄청 싸웠다. 결정 방식과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의 실망. 그런데 그런 과도기가 이제 지나고 있다. 서로 합일점을 찾는 방법을 알게 되면서 말이다. 예전에는 우리 옷을 입는 사람들도 특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에게 더 다가가고 싶다. 결국 우리가 오래 사랑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소통’에 답이 있는 것 같다. 서로에 대한 존경과 경청 말이다.

그렇다면 좀 더 사적인 질문을 하겠다. 서로를 위로해주는 특별한 방법이 있나? 윤원정 “You deserve it!”이라며 뭘 하든 자격이 있다고 치켜세운다. 나에게 김석원 대표는 맛있는 메뉴를 해준다.

맛있는 메뉴는 주로 ‘데비스 키친’에서 나오는 건가?언젠가 친구들이 우리 집에 모였을 때 김석원 대표가 간장게장부터 문어 와인찜까지 뚝딱 만들어 내놓은 적이 있는데, 저마다 SNS에 올리기 시작하면서 탄생한 이름이 ‘데비스 키친’이다. 워낙 집으로 사람들을 초대하는 걸 좋아한다.

앤디(Andy)와 뎁(Debb)을 연결하는 부호 ‘&(앰퍼샌드)’와 두 사람의 결혼을 기념한 까르띠에의 팬더 드 까르띠에 골드 & 스틸 콤비.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점점 자신에게 너그러워짐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사실 나이를 인식하지 못할 만큼 바쁘기도 해서 나이드는 게 나쁘지만은 않다.

일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상황을 수없이 맞닥뜨릴 것 같다. 그럴 때 해결 방안이 있다면?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예전에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기면 비관하거나 우울해지거나 그 상황에 몰입해서 걱정하느라 다른 중요한 업무를 못 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마음이 좀 여유로워져서 일상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가족과 함께하거나 다른 업무에 몰입하면서 그 상황을 잊기도 한다.

최근에 백 라인도 런칭했는데, 브랜드 로고가 두 사람의 관계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앤디(Andy)와 뎁(Debb)을 연결하는 부호 ‘&(앰퍼샌드)’를 브랜드 심벌로 삼아 때로는 장식으로, 때론 실제 여미는 기능을 하도록 디자인했다. 이 연결 고리는 다양한 가치를 이어준다는 의미이기도 한데, 지금까지 걸어온 20년과 앞으로 걸어갈 20년을 내다보는 컬렉션을 선보이는 것. 우리가 사랑하는 블랙 & 화이트에 그레이의 우아함을 더하고 건축적 구조미의 테일러링과 러플, 플리츠 등 우아한 볼륨을 결합한다. 딸 이름을 딴 케일리 미니, 케일리 스몰, 데비, 페탈 등 네 가지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으로, 세대를 아울러 교감하고 싶은 염원을 담았다. 언젠가 앤디앤뎁이 의식주 등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을 정의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꿈이다.

서로에 대한 ‘글래머’가 여전히 있나? 글래머를 잃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 거리감을 유지해야 하고 상상의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고 하지 않나. 품위를 잃지 말아야 하고 공들인 흔적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고. 두 사람이 서로에게 느끼는 글래머는 무엇인가? 누군가에게 스타로 남기 위해서는 밥 먹을 때도 선글라스를 끼고 살아야 한다고 하더라. 절대 익숙해지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우리에겐 ‘글래머’보다는 ‘긴장감’이란 표현이 더 나을 듯하다. 서로에 대한 지나친 환상은 없지만 여전히 서로에게 매력적인 존재가 되려는 노력은 은연중에 하는 것 같다. 약간의 질투를 하는 것도 텐션이 있다는 증거고, 마냥 편안하게 풀어진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노력도 포함된다.

<노블레스 웨딩> 2019년 F/W 시즌 주제는 ‘love’다. ‘another love’가 아닌 보편적 사랑. 앤디앤뎁으로 ‘사랑에 대한 짧은 필름’을 보여준다고 하면 어떤 룩이 어울릴까?앤디앤뎁이 오랫동안 지켜온 컨셉이 ‘로맨틱 미니멀리즘’ 아닌가. 이번 컬렉션에서도 ‘사랑’을 염두에 두고 앤디앤뎁 쇼를 진행했다.

 

에디터 김수진(suze@noblesse.com)
사진 어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