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패치는 할 말이 많다
끊임없는 대형 특종으로 화제를 모으는 온라인 매체가 있다. <디스패치>는 유명인의 사생활을 궁금해하는 대중의 심리를 가장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매체다. 놀라운 특종이 많았기에 그 취재 과정을 두고 수많은 루머에 시달리는 매체이기도 하다. 누가 <디스패치>를 만드는가. 그들은 어떤 생각으로 기사를 쓰는가. 이명구 대표와 임근호 취재부장을 만났다.

터프한 분위기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사무실이 따스한 분위기다. 2008년 창간할때부터 함께한 직원이 많아서 가족 같은 분위기다. 우리 입으로 말하기는 좀 민망하지만 끈끈한 동료애만큼은 아마 한국에서 최고가 아닐까 싶다.
<디스패치>는 미디어 자체가 굉장히 화두가 된 경우다. 밖에서 보면 비밀투성이의 은둔 조직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실 우리를 아는 사람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데. 하하. 모르는 사람들은 좀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디스패치’라는 이름이 만들어낸 허상 같기도 하다. ‘톱스타’ 같은 식의 이름이었다면 달랐을 텐데, 이름 자체가 비밀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많은 사람이 궁금해한다. <디스패치>는 어떻게 특종을 한 번도 아니고 지속적으로 터뜨릴 수 있는지. 정말 특별한 건 없다. 보다시피 인원이 적어 모든 사건을 취재하기도 힘들고. 제보나 속칭 ‘찌라시’를 모니터링하지만 사실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라 크게 믿진 않는다. 믿을 수 있는 취재원의 정보를 토대로 더블 체크한 것 위주로 아이템을 정한다. 이후에는 실명으로 보도할 수 있을 만큼 객관성을 획득하기 위해 애쓴다. 사실 일반 미디어의 취재 방식과 거의 다를 게 없다. 차이가 있다면 선택과 집중이 아닐까 싶다. 어떤 것을 보도할 것인가, 어떤 것을 하지 않을 것인가. 우리가 하나의 특종을 보도할 때 그 파장이 크다 보니 일종의 착시 효과 같은 게 있다. <디스패치>는 모르는 게 없고, 안 하는 게 없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다 속고 있다. 하하. 사실 우리가 보도한 기사를 들여다보면 특종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을 거다. 예컨대 최근의 이슈인 신은경이나 장윤정 관련 사건의 경우 우리는 전혀 손대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우리가 그 사건도 최초로 보도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다룰 사건과 다루지 않을 사건의 가치 판단은 어떻게 하나?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예컨대 앞서 말한 두 사건도 소스는 있었다. 그럼에도 다루지 않은 건 진흙탕 싸움이 될 것 같다거나, 폭로식 가정사로 이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실을 보도하는 매체지 심판자가 아니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다. 물론 늘 이런 원칙을 따르는 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보도할 때도 있긴 하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면 가급적 하지 않는다.
믿을 수 있는 취재원이 가장 주요한 소스라면, <디스패치>에만 좋은 소스가 많이 들어오는 이유는 뭘까? 말하기 민망하지만, 우리가 신의 있게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디스패치>에 말하면 그 정보가 새어 나가지 않고, 엉뚱하게 이용당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불편한 관계인 기획사가 있다 해도 일부러 ‘까는’ 기사를 쓰지 않는다. 그런 모습 때문에 <디스패치>는 기존의 언론사나 기자들과 뭔가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 물론 이건 열애 기사에 한하는 얘기고, 사건·사고 기사 같은 경우에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게 아니다. 다른 매체가 우리만큼 공들일 시간이 없을 뿐. 다만 복잡한 사안이 생겼을 경우 ‘이건 <디스패치>만 제대로 풀어줄 수 있다’는 인식은 생긴 것 같다.
두 사람을 포함해 <디스패치>의 많은 기자가 같은 회사(스포츠서울닷컴) 출신이다.왜 그곳에서 독립한 건가? 언론사를 공기(公器)라고 부르지만 그에 앞서 주식회사고 경영진이 있다. 기자들이 자기 맘대로 기사를 쓸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는 걸 당신도 잘 알 거다. 우리는 특종을 내고 좋은 기사를 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당시는 단순히 트래픽을 올리기 위한 기사를 쓰라는 압박이 생긴 시점이었다. 그래서 나왔다. 물론 우리라고 그 자유를 완벽히 지키고 있는 건 아니지만 다른 언론사에 비하면 그래도 잘하고 있다고 본다.
온라인 매체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건 트래픽이 결국 수익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도 후진 기사 쓰고, 트래픽도 감안한다. 대신 어뷰징이나 베끼기는 하지 않는다. 짧은 뉴스를 SNS용으로 올리는 게 전부다. 나름의 원칙은 지키고 있다.
트래픽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 수익은 어디서 나오나? 자랑은 아니지만 최근까지 적자였다. 올해는 그나마 본전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자세히 말하긴 힘들지만 맞춤형 콘텐츠를 공급하는 수익의 축이 있다. 중국에 영상 콘텐츠를 공급하는 건도 있고. 미디어 외에 여러 수익 구조를 만들고 있는 건 그래야 미디어를 좀 더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 수익 구조가 명확하지 않아서 <디스패치>를 두고 여러 루머가 도는 것 아닐까? 정권이 뒤에서 사주해 중요한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특종을 터뜨린다거나, 기사 내용으로 기획사와 거래를 한다거나. 당신들만큼 루머가 많은 매체가 없다. 우리도 안다. 별 얘기가 다 있더라. 기자들이 국정원 출신이고, <디스패치> 안에 해커가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솔직히 우리도 그런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하. 우리의 특종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정치 이슈와 맞물린 적이 있긴 했다. 하지만 한국에 정치 사건 없는 날이 어디 있나. 게다가 요즘처럼 SNS의 힘이 막강한 시대에 숨길 수 있는 뉴스라는 게 있기는 한가. 솔직히 이런 얘기가 나오는게 재미있다. 우리를 너무 거대하게 봐주니까. 하하.
하지만 분명 어떤 거래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 같긴 하다. 톱스타의 열애 특종이라면 그 기사를 덮는 대가로 뭔가를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 기획사와의 거래를 얘기하는 건가? 그렇지 않다. 지금은 기획사들도 어지간하면 다 주식시장에 상장할 만큼 덩치가 커지긴 했다. 하지만 문화가 일반 기업과는 완전히 다르다. 속된 말로 시사 매체나 종합지라면 기업의 약점을 틀어쥐거나, 로열패밀리에 대한 기사를 덮는 대가로 어떤 거래를 할 수도 있겠지만 연예계는 다르다. 자사 배우나 가수의 상품 가치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해도 돈으로 막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톱스타를 가진 기획사 대표라면 어떻게든 막으려고 할 것 같은데. 기사를 쓰려고 취재한 거지, 내리려고 만드는 게 아니다. 기왕 나올 거 좀 모양새 좋게 풀어달라는 얘기는 들어봤지만, 청탁을 받고 기사를 뺀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러다 보니 기획사도 우리에게 기사 내려달라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 우리가 해주지 않을 걸 아니까. 그런 부분에서는 나름 미디어적 문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가 기획사에서 돈을 받고 기사를 내리거나, 위험한 수위의 사진을 뺐다면 <디스패치>가 지금까지 존재하지 못했을 거다. 특히나 말 많은 연예계에서 그런 소문이 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나? 업계 사람들에게 그런 소문이 나는 순간, 우리는 그냥 삼류 양아치가 되는 거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다수의 기획사가 그런 걸 돈 주고 막을 만한 형편이 안 된다. SM이나 YG 같은 상장사들은 회계 감사도 있고, 특정 스타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그러지 않는다. 심각한 오너 리스크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아직 그런 일은 없었다.
특종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한 시대다. <디스패치>는 기사를 푸는 방식이 독자 친화적으로 보인다. 한 가지 자부심은 소위 말하는 SNS형 기사의 형태를 우리가 제일 먼저 만들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다른 곳도 다 우리를 따라 하니까.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우리 글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글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글로 일종의 잔재주를 피우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
연예 매체는 사생활 침해 논란 때문에 일종의 원죄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핵심은 연예인을 공인으로 보느냐의 문제일 거다. 연예인들은 자신이 공인이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사생활을 파헤치는 건 부당하다고. 우리도 연예인이 공인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그들은 유명인이다. 우리는 정론지가 아니라 대중지고, 대중지의 목표는 대중이 궁금해하는 걸 알려주는 거다. 한국에도 <선데이 서울>부터 시작해 얼마나 연예 매체가 많았나. 그들의 가장 큰 특종은 열애설이었다. 말하자면 유명인의 삶을 취재하는 건 오래전부터 해온 일이다. 그런데 <디스패치>만 유독 표적이 되는 걸 보면 맘이 안 좋긴 하다. 오히려 <디스패치>의 긍정적 영향이라면 ‘아님 말고’식의 무책임한 보도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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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사를 쓰려고 취재한거지, 내리려고 만드는 게 아니다.
기왕 나올 거 좀 모양새 좋게 풀어달라는 얘기는 들어봤지만,
청탁을 받고 기사를 뺀 적은 한 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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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신들의 보도가 특정 연예인을 바닥으로 끌어내릴 수 있는 건 사실이 아닌가. 엄청난 권력일지도 모른다. 솔직히 열애설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스타들의 연애가 금기시되는 시대도 아니지 않나. 수지 같은 경우 이민호와 열애설이 난 후 중국에서 정말 대단한 스타가 됐다. 열애설 때문에 망가지는 연예인은 이제 없다고 본다. 하지만 열애 보도가 아닌 사건·사고의 경우는 고민한다. 우리의 보도로 이 사람이 정말 훅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초창기에 세운 나름의 룰은 불륜 사건은 보도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당사자가 아니라 그 아이들이 후폭풍에 휘말리는 걸 보면서 한 생각이다. 하지만 연예 매체 뉴스 중 가장 잘 읽히는 것이 연애와 불륜이다. 불륜을 다루지 않으면 임팩트 있는 뉴스가 거의 없다. 안 다루는 건 아니지만 늘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사실 우리가 이런 해명을 하는 게 웃기긴 하다. 그런 거라면 공영방송도 불륜 소식 다루지 말아야지.
당신들이 늘 옳았던 건 아니다. 반박이 많은 기사도 있었고, 팩트가 일부 다른 기사도 있었다. 사실 그건 메이저 언론사들도 마찬가지지만, <디스패치>의 경우 유독 사람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연예 뉴스가 만만하기 때문이다. 5000만 한국인이 모두 연예 전문가니까 평가가 쉽다. 그래서 피드백이 더 적극적이다. 물론 우리도 실수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 실수를 없애기 위해 애쓰고 있고, 실수하면서 배워나가고 있다.
세월호 사건을 취재한 기사가 있었다. 세월호를 다룬 당신들의 첫 기사는 다른 언론사보다 훌륭했다. 연예 매체가 왜 내려갔나? 뭐랄까, 분노 때문이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으니까. 우리는 시사 매체가 아니지만 우리 시각으로도 뭔가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내려갔다. 당시 우리의 첫 기사가 좋은 반응을 얻은 건 모든 매체가 해경의 브리핑 자료만 보고 있을 때, 우리는 진도체육관에서 일어나는 일을 취재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첫 보도 이후 뭔가 이상하다는 후속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부족한 면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뿌듯한 결과였다.
그런 걸 보면 <디스패치>는 굉장히 올드한 미디어일지도 모른다. 1980~1990년대 신문이 많이 하던 르포 형식의 취재라 발로 뛰는 게 느껴진다. 맞다. 우리는 굉장히 전통적 방식으로 취재한다. 다른 매체들이 요즘 안 쓰는 방식일지도 모르고, 효율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철학의 문제라고 본다. 우리가 고결한 매체는 아니지만, 최소한의 철학은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늘 쪽팔리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쓴다. 적어도 우리가 보기에 부끄러운 기사는 안 된다는 거다. 좀 더 올드한, 예스러운 매체가 되는 것이 우리의 지향점이다. 좀 더 발품 팔고, 고민하고, 연구하고. 그래야 이 온라인 매체의 환경에서 좀 더 생명력이 강한 기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디스패치>가 저널리즘의 영역에 있다고 생각하나? 흔히 말하는 거창한 저널리즘을 한국에서 실현하고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연예 매체는 대중지로 봐야 한다. 그건 저널리즘과는 별개의 영역이다. 그럼에도 저널리즘의 영역을 조금씩 탐구하려 한다. 예컨대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는 늘 말한다. “예능의 생명은 재미고, 재미없는 예능은 죽음과 마찬가지”라고. 하지만 우리는 <무한도전>을 보면서 사회문제도 생각하고, 공익에 대한 것도 생각하지 않나? 우리가 감히 <무한도전>을 따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가장 큰 목표는 대중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충족시키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다각도로 대중문화 산업에 접근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나.
여전히 <디스패치>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할 얘기가 있나? 여러 이유로 우리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인정한다. 다만 우리가 좀 더 신중한 매체가 되겠다는 말은 드리고싶다. 흥행을 위해 피도 눈물도 없이 누군가를 취재하는 건 절대 아니다. 어디까지 쓰고, 어디까지 알려야 할지 늘 고민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에디터 이기원 (lkw@noblesse.com)
일러스트 이우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