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을 대표하는 아이코닉, 바 재킷
60년 전, ‘뉴룩’ 혁명을 일으키며 패션계에 한 획을 그은 디올의 바 재킷이 또 다시 변신을 꿈꾸고 있다.


유서 깊은 패션 하우스라면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코닉 아이템이 있기 마련이다. 아이코닉 아이템은 패션 하우스를 영광의 순간으로 이끌고, 브랜드의 아카이브가 되어 정체성의 뿌리이자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 된다. 1947년 2월 12일, 무슈 디올의 첫 컬렉션에 등장한 ‘바 재킷’이 바로 그런 아이템. 등장하자마자 패션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크리스찬 디올을 성공의 정점에 오르게 했다. 그 이후 파리지엔느 스타일의 상징이자 디올의 아이코닉 디자인으로 자리잡아 현재까지 뛰어난 인기를 구가한다. 바 재킷은 여성의 관능적인 보디 라인을 아름답게 강조하는 유려하고 절묘한 라인이 특징이다. 가느다란 허리 실루엣과 부드러운 어깨 라인, 골반 라인을 강조하는 바스크, 섬세한 오픈 네크라인까지. 디올은 고도의 기술로 재킷의 건축적인 아름다움을 우아하게 표현했다.

1 윌리 메이왈드가 촬영한 1947 봄-여름 오트쿠튀르 컬렉션 바 재킷.
2 바 재킷을 입은 수지.
1947년, 패션 포토그래퍼 윌리 메이왈드(Willy Maywald)가 파리의 센 강가에서 촬영한 전설적인 패션 사진에도 바 재킷이 등장한다. 디올의 가장 유명한 실루엣 중 하나인 ‘뉴룩’의 아름다운 라인을 고스란히 담아낸 것. 여성의 우아함을 로맨틱하게 표현한 뉴룩은 여성복 판도를 뒤바꾸며 혁명을 일으켰다. 여성의 신체를 그대로 본떠 만든 듯한 바 재킷을 변형한 다양한 뉴룩은 시간을 초월해 현재까지도 많은 패션계 셀레브러티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바 재킷의 가치는 무엇일까? 디올 무슈의 뒤를 이은 수많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의 재해석도 한 몫 한다. 기존 디자인에 다양한 요소를 추가하고 본인만의 감성과 방식으로 바 재킷에 생명력을 부여해 끊임없는 모던화 과정을 거쳤다. 클래식한 매력을 살린 마크 보한, 글래머러스한 무드의 존 갈리아노, 건축적이고 현대적인 바 재킷을 창조한 라프 시몬스까지. 디올의 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도 마찬가지다. 2019-2020 가을-겨울의 RTW 컬렉션에서 그녀는 보다 남성미가 느껴지는 라인에 체크 패턴, 데님 소재를 더했다. 반면 같은 시즌, 오트쿠튀르 쇼에 등장한 바 재킷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블랙 그래니트 트위드 소재에 드레이핑 기법을 더하고 솔기를 없애 다시 한번 우아함을 강조한 것. 2020 크루즈 컬렉션에서는 아티스트 미클린 토마스, 디자이너 그레이스 웨일스 보너와 협업을 진행하며 무궁무진한 재해석의 세계를 선보였다. 카리브 식 자수 기술과 같은 신기술과 현대적인 색조 감각을 활용했으며, 마네(Manet)와 같은 유럽 거장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상징적인 커브 라인에 다채로운 콜라주 스타일을 더하기도 했다.
<마크 보한>

3 1968 가을-겨울 오트쿠튀르 컬렉션.
4, 5 1987 봄-여름 오트쿠튀르 컬렉션.
<존 갈리아노>

6 1997 봄-여름 오트쿠튀르 컬렉션
7 2009 봄-여름 오트쿠튀르 컬렉션.
8 2010 봄-여름 오트쿠튀르 컬렉션.
<라프 시몬스>

2012 가을-겨울 오트쿠튀르 컬렉션.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

9, 10 2017 가을-겨울 오트쿠튀르 컬렉션.
11 2018 봄-여름 오트쿠튀르 컬렉션.
늘 새로운 차원의 모던함을 추구했던 크리스챤 디올. 그의 바 재킷은 60년이 지나도 세대를 스타일 아이콘으로 살아 숨쉬고 있다. 파리의 몽테뉴가 30번지의 아뜰리에에서는 지금도 바 재킷의 변신이 한창이다.
에디터 신지수(jisooshin@noblesse.com)
사진 Courtesy of Di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