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의 남자
부산을 상징하는 대표적 랜드마크, 벡스코와 파크 하얏트 부산. 두 곳 모두 올해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의 때를 맞아 함정오 벡스코 대표이사와 새무얼 다비네트 파크 하얏트 부산 총지배인을 만났다. 다부진 포부와 지적인 비전을 전하는 모습에 이들이 새롭게 쓸 부산의 랜드마크 스토리가 기대된다.

“전시컨벤션센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싶다”
함정오 벡스코 대표이사
12월 5일은 벡스코의 창립일이다. 올해로 21년째. 벡스코는 1995년 창립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 연간 1100여 개의 크고 작은 행사를 치르며 한 해 경제적 파급 효과만 1조5000억 원에 육박하는 부산 경제의 중추로 자리매김했다. 20년이라는 시간적 무게와 부산 경제를 이끄는 핵심인 공간적 무게만 보태도 벡스코라는 조직은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다. 그런 벡스코가 올해 새로운 수장을 맞았다.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할 사람으로 코트라에서 31년을 한결같이 일해온 함정오가 낙점됐다. 코트라 재직 시절, 동료들은 목표를 향해 한 치의 주저함도 없다 하여 그를 ‘탱크’라 불렀다. ‘어쨌든 함정오는 해내더라’라는 말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녔다. 논리적 주관이 뚜렷하고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그의 행보는 벡스코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4월 16일 첫 출근 이후 6개월이 지난 지금, 그는 큰 전시만 벌써 12개를 치렀다. 사장실보다는 현장에서 그를 더 자주 볼 수 있었다는 직원들의 ‘부담 섞인’ 증언은 그의 ‘돌격, 앞으로!’ 정신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부임 직후 치른 <부산국제원자력산업전>부터 <부산 국제 모터쇼>, <국제 환경·에너지산업전>, 최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국제해양플랜트 전시회>까지 그에게는 어느 것 하나 정성을 쏟지 않은 행사가 없다. 특히 지난 10월에 열린 <2016 국제해양플랜트 전시회>는 생사 기로에 놓인 우리나라 조선 산업의 위기 속에서도 31개국 421개 사, 1112개 부스 규모의 참가를 이끌어내 유종의 미를 거둔 행사였기에 그에게는 남다른 기억으로 남았다.
산업에서 기회와 도약의 발판으로서 전시컨벤션센터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잘 알기에 함정오 대표는 임기 3년 동안 성취하고 싶은 분명한 목표가 있다. 그는 벡스코의 핵심 가치 사업으로 마이스(MICE-Meeting, Incentive trip, Convention, Exhibition & Event, 기업 회의, 포상 관광, 컨벤션, 전시 박람회 등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산업)를 꼽는다. “요즘 전시컨벤션센터는 단순히 행사를 개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광, 엔터테인먼트 등을 연계한 마이스 융·복합 단지의 주축이 되고 있습니다. 벡스코는 주변에 호텔, 백화점과 쇼핑몰, 레스토랑과 카페뿐 아니라 부산시립미술관, 영화의전당 등 훌륭한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더구나 바다를 낀 대도시라는 지형적 장점까지 있습니다. 마이스 산업과 관련한 융·복합 단지 조성에 아주 좋은 조건이죠. 그러나 기반 시설을 갖춘 것만으로 융·복합 단지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전시컨벤션센터가 중심이 되어 지방자치단체 및 관련 기관과 함께 인프라를 유기적으로 연계할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 앞으로 벡스코가 이런 역할에 더욱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전시컨벤션센터에서 나아가 마이스 융·복합 단지의 중심이 되고, 부산 뿐 아니라 한국의 마이스 산업을 세계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입니다. 국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벡스코 행사의 글로벌화에 총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함정오 대표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처럼 오늘날의 전시컨벤션센터도 플랫폼의 개념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 좋은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며 많은 관계자를 모으듯 경쟁력 있는 전시장 플랫폼도 새롭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전시장 플랫폼도 온라인처럼 더 ‘스마트’해져야 합니다. 지난 6월 모터쇼에 비콘(Beacon)이라는 위치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애플리케이션 ‘스마트 벡스코’를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이를 모바일에 설치하면 반경 50~70m 내의 사용자를 찾아 위치 안내와 행사 정보, 입장권 구매, 동선 유도 등 전시 참가 업체와 참관객의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죠. 또 이를 통해 어떤 사람이 특정 위치를 지나갔고 어떤 제품에 가장 관심을 보였는가 등에 대한 빅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어 추후 행사 진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점차 스마트 벡스코의 적용 범위를 확대해 다른 전시컨벤션센터와 차별화된, 더 스마트한 비즈니스 플랫폼을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올해 7월 그는 중국 선전, 광저우, 상하이 등에 다녀왔다. 각 도시의 주요 전시컨벤션센터와 MOU를 체결해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중국 내 주요 전시 및 회의 기획 업체를 만나 다양한 교류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코트라 재직 시절 8년을 중국 현장에서 발 빠르게 움직인, 이른바 ‘중국통’이었다. 함정오 대표는 그간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중국 마이스 시장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2016년을 마무리하는 12월에도 그의 다이어리는 중국 출장 스케줄로 꽉 차 있다. 누군가 송구영신의 샴페인 잔을 기울일 때도, 그는 ‘현장에서 발로 뛰는 대표’로 있을 것이다. 그는 “부산의 바다를 바라보며 벡스코를 통해 세계 마이스 산업의 블루오션을 개척하겠다”는 2017년의 다짐을 밝히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노블레스> 지면을 통해 덕담을 전했다.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가 지나고 있습니다. 그간의 어려움을 교훈 삼아 2017년은 더욱 승승장구하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더불어 살며 서로를 배려해야 한다’는 다짐 아래 벡스코 임직원 모두와 함께 ‘세계 속 부산’을 만들기 위해 발로 뛰는 한 해를 만들어가겠습니다.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 벡스코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Our Door is always open”
새무얼 다비네트 파크 하얏트 부산 총지배인
파크 하얏트 부산은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의 ‘인증샷’ 장소로 사랑받는 곳 중 하나다. 누군가는 일렁이는 파도가 아름답게 내려다보이는 요트경기장 전망의 코너 스위트룸에서 맞는 아침 풍경을, 누군가는 30층 로비 라운지에서 3단 트레이에 놓인 조각 케이크와 차를 즐기는 모습을, 누군가는 4층 실내 수영장에서 해운대 바다를 바라보며 수영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한다. 일상에서 누리는 호사, 열망의 대상인 호텔. 파크 하얏트 부산은 물리적·실용적 목적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공간으로 사람들에게 소비된다. 독보적인 인테리어와 파크 하얏트라는 브랜드, 고급스럽고 감성적인 이미지, 바다에 둘러싸인 탁월한 위치…. 이곳에서 사람들은 황홀한 시간을 보내며 호텔이 제공하는 품격 있는 여행의 총체적 경험을 누린다.
지난 7월 18일, 파크 하얏트 부산 총지배인으로 부임한 새무얼 다비네트(Samuel Dabinett)는 사람들이 호텔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가는 순간까지 모든 동선을 천천히 밟아봤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변수는 즉석에서 관련 담당자에게 전화해 빠른 시정을 요청하거나 자신의 모바일 메모장에 관련 사항을 기록해두었다. 그는 탁월한 호텔리어가 갖춰야 할 첫번째 덕목으로 사람들과의 친화력, 관계 맺기를 꼽는 한편, 호텔을 찾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창의적으로 제공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다 특별하고 감동적인 경험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호텔을 만들고 싶습니다. 총지배인으로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호텔에서 일해온 직원들과 직접 소통해보니 ‘이 사람들과 함께라면 사람들이 머물고 싶어 하는 호텔을 만드는 데 문제없겠다’ 싶더군요. 업무적 부분에서는 팀워크가 아주 좋습니다. 굳이 직원들에게 강조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밖에 나가 많이 다녀보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보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지, 어떤 것이 유행하고 있는지 등 본인이 직접 겪어봐야 호텔의 손님이 무엇을 원하는지 대응할 수 있을 테니까요.”
마흔이 채 안 된 젊은 나이지만, 호텔리어로서 경력만 20여 년. 새무얼 다비네트 총지배인은 호주 하얏트 리젠시 퍼스에서 커리어를 시작, 파크 하얏트 사이공과 상하이를 거쳐 하얏트 그룹에서 개인 회원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도쿄 롯폰기힐스 클럽의 총지배인으로 근무하다 올해 파크 하얏트 부산으로 부임했다. 호텔리어로서 더할 나위 없는 경력을 쌓아가고 있는 그는 스스로도 ‘굉장한 행운아’라고 말한다. 호기심이 많고 무슨 일에서든 즐거움을 추구하는 긍정적인 성격이 감각적이고 창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과 맞아떨어지기 때문. 경력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파크 하얏트 부산은 그에게 호텔리어로서 더 큰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파크 하얏트 부산은 도심 속 휴양지에 위치한 덕분에 일을 하면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환경까지 주어졌으니 무척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20층 사무실에서 내려다보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바다 풍경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창의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제게 좋은 영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일 때문에 한국을 서너 번 오갔고, 파크 하얏트 부산이 오픈할 때도 한 번 다녀갔지만, 본격적으로 이곳에서 일하다 보니 부산 해운대의 매력에 더욱 빠져들게 됩니다. 제가 느끼는, 일상이 드라마 같은 이 순간을 보다 많은 사람이 우리 호텔에서 누릴 수 있길 바랍니다. 2017년은 그런 제 비전을 호텔에서 마음껏 펼치는 한 해로 만들고 싶습니다.”
작년에 전 세계 고객의 리뷰를 통해 여행 관련 최고의 아이템 리스트를 선정하는 웹사이트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한국의 럭셔리 호텔 부문 1위, 올해 베스트 호텔 부문 2위를 차지한 파크 하얏트 부산은 20년 경력의 젊고 유능한 새무얼 다비네트라는 돛을 달고 순항을 예견하고 있다. 그는 2017년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미슐랭 스타 셰프를 초청하는 다이닝 프로모션을 펼치는 한편, 일본의 유능한 스시 셰프를 고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호텔과 연계된 지역의 인사들을 만나 협력 관계를 만들고 명절, 영화제, 핼러윈, 크리스마스와 연말 등 특별한 시기에 맞춰 호텔 전체를 다채롭게 세팅하는 일도 고심하고 있다.
‘Never, Say Never’를 삶의 모토로 때로는 유연하게, 때로는 의연한 자세로 일하며 많은 불가능을 가능한 것으로 새롭게 써온 호텔리어. 새무얼 다비네트는 반듯하고 부드러운 자세로 2016년을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으며 인사를 전했다. “안락함과 편안함을 주는 한편, 호텔이 고객에게 보다 다이내믹한 재미와 경험을 제공하는 행복한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크리스마스와 2016년의 마지막 날, 그리고 2017년 새해 등 지금부터 호텔은 그 어느 때보다 축제 분위기로 가득한 공간으로 꾸밀 것입니다. 저희 호텔의 문은 언제든지 활짝 열려 있습니다. 호텔에서 풍요로운 경험을 통해 삶의 영감을 얻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열정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을 충전하시길 바랍니다.”
에디터 손지혜(프리랜서)
사진 공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