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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ARTNOW

현대미술의 중심지 런던은 언제나 바쁘다. 그중 런던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특별한 협업, 그리고 쏟아지는 아트 어드밴티지를 살핀다.

카를로스 파소스의 자화상인 ‘밀롱가’는 사진 위에 네온 오브젝트를 결합함으로써 이질적 재료를 하나로 보이게 한다.

예술이 타 장르를 만날 때
요즘 런던에는 새로운 협업이 도드라지고 있다. 화이트채플 갤러리에서 열린 < ”la Caixa” Collection of Contemporary Art >전과 앤터니 곰리(Antony Gormley)가 런던의 쇼핑몰 ‘스토어 X’에서 공개한 첫 번째 가상현실 작품 ‘루나틱(Lunatick)’이 주인공이다.
< ”la Caixa” Collection of Contemporary Art >전은 문학 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라 카이사 컬렉션과 아트 큐레이팅으로 주목받았다. 라 카이사 컬렉션은 스페인 라 카이사 은행이 보유한 예술 작품으로, 1000여 점에 달한다. 기획을 맡은 문학 작가가 컬렉션의 작품을 선별해 전시장을 꾸미고, 이를 바탕으로 소설을 집필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내용이다. 그 첫 문학 작가로 스페인의 저명한 소설가 엔리케 빌라-마타스(Enrique Vila-Matas)가 선정됐다.

디지털 이미지를 콜라주하는 안드레아스 거스키(Andreas Gursky)도 화이트채플 갤러리 전시에 함께했다.

1948년에 태어난 그는 카를로스 파소스(Carlos Pazos)의 ‘밀롱가(Milonga)’, 도미니크 곤잘레스-포에르스테르(Dominique Gonzalez-Foerster)의 ‘프티(Petite)’ 등 동시대에 활동한 예술가들의 1960~1970년대 작품을 개인적 취향에 집중해 전시를 기획했다. 엔리케 빌라-마타스의 관점으로 해석한 라 카이사 컬렉션 전시는 무질서와 신선함을 보여주었으며, 그의 소설처럼 ‘메타픽션(현실과 허구를 뒤섞어 새로운 감각을 보여주는)’이 잘 드러났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 4월 28일에 막을 내렸지만 5월 8월부터 9월 1일까지 화이트채플 갤러리에서 두 번째 전시가 열리니 문학가가 기획한 전시가 궁금하다면 방문해보자. 참고로 그가 전시의 일환으로 집필한 책 < Cabinet d’amateur, an Oblique Novel >은 화이트채플 갤러리 홈페이지에서 구입 가능하다.

앤터니 곰리의 새로운 프로젝트 ‘루나틱’(2019).

한편, 런던의 스토어 X에서는 앤터니 곰리가 우주인이자 예일대 교수인 프리얌바다 나타라잔(Priyamvada Natarajan) 박사와 달 여행을 테마로 한 가상현실 작품 ‘루나틱’을 4월 28일까지 선보였다. “우리와 가장 이웃한 행성인 달의 굴곡을 경험하고 그 광활한 공간을 탐험할 수 있도록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라는 곰리의 말처럼, ‘루나틱’은 단순한 우주 풍경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직접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블랙홀 시뮬레이션 전문가인 나타라잔 박사의 지식을 더해 관람객이 실제로 우주를 유영하는 느낌을 받도록 생동감을 살리는 데 힘썼다.

프리얌바다 나타라잔 박사와 앤터니 곰리.

이번 협업은 여러모로 특별했다. 앤터니 곰리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주 매체인 조각이 아닌 디지털 아트로 재료를 바꿔 표현할 수 있었고, 나타라잔 박사도 자신의 연구 주제를 예술 작품이란 새로운 방식으로 실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협업은 아큐트 아트(Acute Art)사의 진행으로 이루어졌다. 아큐트 아트는 가상·증강·혼합 현실 등 최첨단 기술로 창의적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제프 쿤스, 아니시 카푸어 같은 예술가와 협업해 대중에게 새로운 예술을 제공하고 있다. 서로에게 의미 있는 이 작품은 전시가 끝나기도 전에 티켓이 매진될 만큼 런던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스토어 X를 떠난 ‘루나틱’의 다음 목적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그간 12명의 우주인에게만 허락된 달 탐사를 누구나 누릴 수 있게 됐다는 데 의의가 있음은 틀림없다.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는 런던 내셔널 갤러리.

달라진 런던의 아트 멤버십
대도시의 복잡함을 극복해야 하는 도시민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신의 균형을 찾기 위해 요가, 디톡스, 명상을 즐기곤 한다. 하지만 그 도시가 런던이라면 여기에 ‘갤러리 방문’을 하나 더 추가할 필요가 있다. 최근 영국의 독립 예술 자선단체 아트 펀드(Art Fund)가 영국의 많은 젊은이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갤러리나 미술관을 방문한다는 ‘Calm and Collected’ 리서치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 이 리서치가 더 의미 있는 건 63%에 달하는 응답자가 ‘정기적인 갤러리(또는 미술관) 방문이 웰빙과 행복, 특히 스트레스 해소에 기여한다’고 밝힌 데 있다. 이 현상은 30대 이하의 젊은 응답자에게서 두드러진다. 미래에 대한 경제적 불안감, 외로움, SNS 등 밀레니얼 세대가 겪는 일반적 고민은 런던의 젊은이도 다르지 않은데, 이들이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갤러리와 미술관 방문이라고.
여러모로 30대 이하 젊은 관람객의 니즈가 높아지자 아트 펀드는 기존 26세까지만 적용하던 ‘내셔널 아트 패스(National Art Pass)’ 할인 혜택을 30대까지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내셔널 아트 패스가 뭐냐고? 아트 펀드가 운영하는 이 제도는 가입 후 1년간 240개가 넘는 영국 대부분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를 무료 또는 50% 할인된 가격에 관람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가입비는 성인 70파운드, 26세 이하는 할인이 적용된 45파운드였지만 시대의 요구에 따라 혜택 범위를 30세까지 늘렸다. 이 외에도 테이트 모던, 내셔널 갤러리, 영국 왕립미술원, 바비칸 센터 등 런던 미술관과 갤러리 대부분 멤버십을 운영해 회원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멤버십은 구입한 기관에서만 유효한 대신 가입 기간 동안 유료 전시를 무제한으로 감상할 수 있다. 또 각 갤러리가 회원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라운지와 카페를 이용할 수 있고, 이들을 위해 특별 행사와 전시 오프닝 같은 이벤트도 제공한다.
그간 런던 내 아트 멤버십은 ‘자선 개념’으로 예술가를 돕는 데 중점을 두었다. 하지만 아트 펀드가 발표한 리서치는 멤버십에 가입함으로써 기관뿐 아니라 관람객에게 단순한 지적 만족과 기부를 넘어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 덕분에 앞으로 런던 내 아트 멤버십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에디터 이효정(hyojeong@noblesse.com)
양혜숙(기호리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