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이런저런 예술
런던 예술계가 다채로운 커미션 프로젝트의 소식을 전하며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금 런던에서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여왕의 창문을 그릴 데이비드 호크니와 템스 강을 빛으로 물들일 리오 빌라리얼의 라이팅 작품, 데이미언 허스트의 최근 전시 소식까지 미술 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다양한 프로젝트가 펼쳐지고 있다.
런던에 활기를 불어넣을 예술의 향연
2017년을 앞두고 런던은 예술가들의 커미션 프로젝트 소식으로 들뜬 분위기를 연출했다. 영국 팝아트의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LED 조명과 기술을 이용한 작품을 선보이는 아티스트 리오 빌라리얼(Leo Villareal)이 새로운 커미션 프로젝트를 발표했기 때문. 20세기 현존하는 예술가 중 가장 영향력이 막강한 영국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는 지난 11월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창문을 꽃 풍경으로 장식하는 스테인드글라스 커미션 프로젝트를 내년 6월 진행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80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호크니는 지난해에 로열 아카데미(Royal Academy of Arts)에서 [David Hockney RA: 82 Portraits and 1 Still-Life] 전시를 성공적으로 끝마치기가 무섭게 올 2월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에서 선보일 대표작 전시를 준비했다. 또 고향 브래드퍼드(Bradford)에 영구적으로 그의 작품을 전시할 데이비드 호크니 갤러리(The David Hockney Gallery) 오픈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창문을 꽃 풍경으로 장식하는 스테인드글라스 커미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이비드 호크니
영국 국왕의 대관식이 거행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장식하는 이 프로젝트는 영국 왕실 역사상 가장 오랜 재위 기간을 보내고 있는 91세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가로 6.1m, 세로 1.8m에 달하는 이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북쪽 창문을 장식할 예정으로, 벌써 ‘여왕의 창문’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의 커미션 프로젝트가 유독 세간의 관심을 불러모은 데에는 그간 왕실과의 아슬아슬한 관계도 한몫했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1990년에 여왕의 기사 작위를 거절했는데, 2003년 일간지 <브래드퍼드 텔레그래프 앤 아르고스(Bradford Telegraph and Argus)>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인생에서 상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상보다는 제 주위의 친구들에게 더 가치를 두고 싶어요”라고 거절 이유를 밝혔다. 그 후 “영국의 풍경을 그리느라 바쁘다”며 여왕의 초상화 의뢰도 거절한 그에게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알려지진 않았지만 데이비드 호크니는 2012년 나이팅게일, 처칠, 테레사 수녀 등이 수훈한 영국 문화 분야 최고 상인 메리트 훈장을 받았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대변인은 이번 커미션 프로젝트에 대해 “데이비드 호크니야말로 가장 위대한 영국의 현대예술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그가 어떤 아이디어를 떠올릴지 다른 이들처럼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커미션 프로젝트에 대한 긍정적 답변으로 영국 왕실과 확실히 좋은 관계를 맺은 호크니가 엘리자베스 여왕을 기념하기 위해 어떤 풍경을 그려 낼지 벌써 궁금해진다.

런던 템스 강을 빛으로 물들일 리오 빌라리얼의 라이팅 작품, 일루미네이티드 리버 전경
ⓒ Leo Villareal and Lifschutz Davidson Sandilands

밝게 빛나는 런던의 헝거퍼드 브리지
한편 런던 시민의 느긋한 휴식처인 템스 강을 빛으로 물들일 공공프로젝트 일루미네이티드 리버(The Illuminated River)의 최종 디자인이 결정됐다. 그 주인공은 미국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리오 빌라리얼과 영국의 건축가 그룹 리프슈츠 데이비드슨 샌딜랜즈(Lifschutz Davidson Sandilands)로, 이들은 풍부한 건축 경험에 예술적 아이디어를 더해 런던 템스 강과 17개의 다리에 새 생명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어두침침한 가스등 이미지의 런던이 아니라, 해가 진 뒤에도 시민이 모여 일상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축제의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크리스 오필리, 제러미 델러 등이 참여한 건축가 그룹 아자예 어소시에이츠(Adjaye Associates)를 비롯해 쟁쟁한 배경을 지닌 6개의 후보 팀 중 심사위원들의 최종 선택을 받은 리오 빌라리얼의 작품은 기존 에너지의 50~70%까지 줄일 수 있는 환경친화적 전구를 사용하며, 각 다리와 그 주변을 연결하는 조명이 강을 캔버스 삼아 화려한 풍경을 자아낼 예정이다.2만5000개의 하얀 LED 조명을 고정시킨 더 베이 라이츠(The Bay Lights) 프로젝트로 샌프란시스코를 탈바꿈시키기도 한 리오 빌라 리얼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런던의 2018년 야경을 어떻게 바꿀지 자못 기대된다.

1 데이미언 허스트가 개인전을 여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푼타 델라 도가나 외관 2 푼타 델라 도가나 전시장 내부
항상 세간의 관심을 몰고 다니는 영국 컨템퍼러리 아트의 거장 데이미언 허스트(Damien Hirst)도 4월 9일에 이탈리아에서 여는 개인전을 깜짝 발표했다. 세계 최고의 컬렉터이자 크리스티 경매의 오너 프랑수아 피노(Francois Pinault)가 소유한 데이미언 허스트 컬렉션과 함께 그의 신작을 선보이는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그와 피노 컬렉션의 인연은 2006년부터 시작됐다. 피노 컬렉션 소유의 갤러리 중 하나인 팔라초 그라시(Palazzo Grassi)는 그의 작품 ‘Where are We Going? Where do We Come from? Is There a Reason?’ (2000~2004년)에서 착안해 [Where are We Going?]이라는 개관전을 열었다. 그 후 데이미언 허스트는 2007년 [A Post-Pop Selection], 2013년 [A Triple Tour], 2014년 [ArtLovers]까지 세번의 그룹전에 참여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피노 컬렉션에서 진행하는 모노그래픽 전시의 일환이라는 것 외에 아직 4월 전시에 관한 구체적 정보가 나오지 않은 상태임에도 피노 컬렉션 소유인베네치아의 대표적 갤러리 팔라초 그라시와 푼타 델라 도가나(Punta della Dogana)에서 한 작가가 동시에 전시를 연다는 사실만으로도 미술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에디터 최윤정(amych@noblesse.com)
글 양혜숙(기호 리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