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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 그 이상

FASHION

최근 패션계에 다시 찾아온 로고 플레이. 로고가 가진 힘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1 구찌   2 프라다

8월 27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는 루이 비통의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전시를 찾은 이라면 지난 170여 년 동안 이들에게 로고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해왔는지 알 수 있을 거다. 목적은 모조품 방지였지만 이후 디자인 요소로 활용됐고, 시대의 조류에 맞게 조금씩 변화했다. 그리고 현재, 과거의 로고는 재해석되며 옷과 가방에서 새 생명을 얻기도 한다. 브랜드 하나만 예로 들었지만 대다수의 브랜드에 해당하는 이야기. 그런데 최근 들어 로고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건 일종의 언어유희! 피렌체에서 2018년 크루즈 컬렉션을 선보인 구찌는 기존 브랜드 이름 외에 ‘Guccy’, ‘Guccify’, ‘Guccification’ 같은 신조어를 레디투웨어에 삽입하며 화제를 낳았다. 특별한 뜻을 지니는 건 아니지만 SNS와 온라인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를 브랜드가 공식적으로 사용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과 소통하려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재치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고. 펜디 맨은 올해 F/W 컬렉션의 타이틀을 ‘펜디 보캐뷸러리(vocabulary)’로 정하고 브랜드 이름 앞뒤로 ‘Fantastic’, ‘Think’, ‘Love’, ‘Yes’ 등의 낙천적인 단어를 추가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에게서 영감을 받은 키워드로 현대 남성의 일상에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고자 하는 디자이너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의 의지가 돋보인다.

3 몽클레르   4 캘빈 클라인 컬렉션   5 펜디 맨   6, 7 돌체 앤 가바나

여기에 더해 하이더 아커만이 이끄는 벨루티는 이번 시즌 밀리터리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축약형 로고 ‘BRLT’를 도입했는데 이는 또 하나의 브랜드 시그너처가 될 전망이다. 새로 영입한 디자이너에 의해 로고 디자인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가장 최근의 일로는 라프 시몬스가 이끄는 캘빈 클라인 컬렉션이 로고의 알파벳을 모두 대문자로 바꾼 것으로 새 수장의 취임과 함께 하우스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노력의 일환! 다양한 로고를 사용하는 브랜드도 있다. 메인 라인 외에 감므 블루, 감므 루즈, 그레노블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몽클레는 라인별로 다른 로고를 사용하는 걸로 유명한데, 이번 시즌에는 브랜드 특유의 벨(bell) 로고에서 브랜드명을 뺀 독창적인 디자인의 로고를 선보였다. 재미있는 건 브랜드명이 쓰여 있지 않아도 한눈에 몽클레르의 제품임을 알 수 있다는 사실. 이것이 바로 로고의 힘이다. 그런가 하면 프라다는 레디투웨어에 사용하는 블루 라벨을 가방 전면에 장식한 에티켓 백으로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했는데, 이는 고정관념을 깨고 격식을 탈피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창의성이 만든 결과다. 로고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돌체 앤 가바나의 일화도 흥미롭다. 지난 5월 말 이탈리아를 찾은 미국 대통령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방문 일정 내내 이들의 옷을 입고 등장하자 대중은 SNS에 해시태그 ‘BOYCOTT’을 더하며 비난하고 나선 것. 이에 돌체 앤 가바나는 ‘#BOYCOTT DOLCE & GABBANA♥’라는 문구를 새긴 캡슐 컬렉션을 선보이며 반격에 나섰다. 상업적 의도 혹은 비난하는 자를 비꼬려는 의도 등 의견이 분분하지만 어쨌든 이를 통해 브랜드는 다시 한번 자사의 로고를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처럼 로고는 많은 의미를 품고, 많은 내용을 고객에게 전한다. 이것이 로고가 존재하는 이유다.

 

에디터 이현상(ryan.lee@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