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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산다

LIFESTYLE

사람이 하는 일을 대신하고, 친구처럼 대화하며 감정을 나눈다. 상상 속에 존재하던 미래 로봇이 현실이 된다.

지보

버디

페퍼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라운지 바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웨이터 로봇이 다가와 묻는다. 주문이 입력되면 바텐더 로봇이 능숙하게 칵테일을 만든다. 그사이 스마트폰으로 로봇 기자가 쓴 프로야구 기사를 읽는다. 취기를 느끼며 무인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니 반려 로봇이 다가와 말을 건다. “왔어? 저녁은 먹었어?”
SF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머지않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도 로봇이 제4차 산업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미 로봇은 사람이 하는 업무의 많은 부분을 대신하고 있죠. 앞으로 우리 모두에게 비서가 한 명씩 생긴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비서가 하는 일은 다양한데, 로봇이 그것을 모두 채워줄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 한양대학교 로봇공학과 한재권 교수는 로봇이 인간을 편하게 해주는 것을 넘어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의 로봇은 단순히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인간만이 가능할 줄 알았던 지식노동을 대신하고 예술의 영역까지 넘보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포브스>와 등 미국의 주요 언론사에서는 이미 ‘워드스미스’나 ‘퀘이크봇’ 같은 로봇 기자를 투입하고 있다. 이들은 미리 만들어진 알고리즘을 통해 자체적으로 정보를 분류하고 정리해 기사를 작성한다. 사람이 쓴 글처럼 주장이나 감정을 드러내는 건 어렵지만 빅데이터 분석력은 뛰어나다는 평. 예술을 섭렵한 로봇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조합해 인간이 창조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창작을 한다. 현란한 연주를 선보이는 로봇 밴드 ‘MMI’, 음계를 재조합해 작곡하는 ‘쿨리타’, 스스로 색과 모양을 판단해 그림을 그리는 ‘아론’ 등의 실력은 꽤 놀라운 수준에 이르렀다. 그리고 나날이 발전하는 로봇을 보면 곧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는 감성 로봇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게 된다.
인간과 교감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등장은 이러한 상상에 한 걸음 다가간다. 지난해에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은 세계 최초로 인간의 감정을 읽는 가정용 로봇 ‘페퍼’를 개발했다. 초등학생 정도의 키에 머리와 두 팔, 손가락까지 있는 이 로봇은 판매 시작 1분 만에 1000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카메라, 마이크, 센서가 얼굴 표정과 음성, 몸짓의 정보를 취합하면 감정인식 알고리즘이 작동해 사람의 감정 상태를 파악한다. 그 덕분에 기분을 말하지 않아도 기쁜지, 우울한지 알아채고 그에 맞춰 행동하고 말하는 기특한 로봇이다. 그 바통을 이어받아 올해는 ‘버디’와 ‘지보’가 시장 데뷔를 앞두고 있다. 프랑스 블루 프로그 로보틱스에서 개발한 버디는 가족의 얼굴을 기억해 아이와 놀아주고, 기억력이 감퇴한 노인에게는 약 먹을 시간을 알려주며 친구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 MIT 대학교 신시아 브리질 교수가 오랜 연구 끝에 탄생시킨 지보는 사람의 얼굴을 추적하고 사진을 찍어주며, 부재중 전화나 메시지, 일정 등을 관리해준다. “엄마가 같이 쇼핑을 하자고 메시지를 보냈네요. 30분 후에 태우러 온다고 합니다” 같은 메시지를 전해 로봇을 매개체로 가족 간의 부족한 대화를 이끌어내는 역할도 한다.
완벽하진 않지만 사람이 하는 일을 대신할 수 있을 만한 능력을 갖추고 말동무가 되어주는 로봇. 다가올 미래에 이러한 로봇이 대중화된다면 인간과 교감하며 더 나은 삶을 실현해줄 것이다.

에디터 문지영 (jymoon@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