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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비비에가 초대하는 새로운 공간

FASHION

파리에 오픈한 로저 비비에의 아카이브 공간 ‘메종 비비에’.

위쪽 새롭게 오픈한 로저 비비에의 아카이브 공간 ‘메종 비비에’.
아래쪽 지하에 위치한 비공개 아카이브를 보관하는 라 살 데 자르슈브 공간.

왕실 건축가 자크 질레 드 라 퐁텐이 1729년에 설계한 뤼 드 뤼니베르시테 98번지의 호텔 파티큘리에가 로저 비비에의 역사를 품은 공간 ‘메종 비비에’로 재탄생했다. 약 300년에 걸친 시간의 층위에 메종의 히스토리가 더해진 것이다. 대저택 안으로 들어서면 웅장한 건축물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1815년 프랑스 정부에 매각된 후 조각가 프랑수아 아비뇽(Franois Avignon)의 손길로 현대화된 이 건축물은 자연광 아래 빛을 발하며 시간의 흔적을 이야기한다. 입구 계단을 오르면 금빛 디테일의 오브제가 우아한 서막을 연다. 유산에 현대적 창작물을 더해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표현한 의도다. 메종 비비에 곳곳에는 메종의 풍부한 유산을 드러내기 위한 세심한 고민이 스며 있다. 탐험의 여정은 ‘르 살롱 드 레리따쥬’에서 시작된다.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의 큐레이션 아래 연출된 공간에는 1950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 탄생한 건축적 실루엣의 버귤 힐, 벨 비비에 펌프스, 그리고 당대 셀러브리티의 사진과 각종 오브제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자비에 피알의 브러시드 스틸 선반, 미스 반데어로에의 바르셀로나 체어 등 1960~1970년대 빈티지 가구를 활용해 역사적 우아함과 현대적 세련미의 공존을 표현한 것이다. 르 살롱 비비에는 창립자 로저 비비에의 사적인 세계를 담고 있다. 18세기 프렌치 리전시 벨벳 암체어, 루이 16세의 스툴, 필립 이킬리의 1975년 작품 코케(Coque) 암체어, 아녜스 드비제의 2023년 카르트 드 룬(Quart de Lune) 콘솔 등 고전과 현대를 잇는 디자인 오브제의 배치가 지성적 감성과 장난기 어린 상상력이 공존하는 비비에 특유의 감성을 표현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게라르도 펠로니의 오피스에는 그의 사랑스러운 취향을 반영한 핑크와 소프트 그린 컬러가 사용됐다. 라 살 데 자르슈브는 비공개 아카이브를 보관하는 공간으로, 1000켤레 이상의 역사적 가치가 있는 슈즈, 스케치, 프로토타입 등 귀중한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보관을 위한 온도 20℃, 습도 50% 유지는 기본이다. 가장 오래된 작품은 크리스챤 디올의 1955 S/S 컬렉션을 위해 디자인한 붉은 실크 샌들로 시대와 창조의 이야기가 반영된 역사적 피스다. 우아한 생동감과 여유를 드러내는 생제르맹 데 프레 한가운데 위치한 비밀 정원도 빼놓을 수 없는데, 자연과 공존하는 메종의 미학을 대변하는 공간이다. 로저 비비에는 공들여 완성한 메종 비비에 오프닝을 기념해 2026 S/S 벨 비비에 60 컬렉션을 공개함으로써 아이코닉한 벨 비비에의 탄생 60주년을 축하했다. 메종 비비에는 로저 비비에가 오랜 시간 쌓아 올린 탁월함, 문화적 리더십, 신발 예술에 대한 헌신의 증거다.

콜라주를 전시한 갤러리 공간.

창립자 로저 비비에.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대관식에서 착용한 로저 비비에 슈즈.

 

에디터 최원희(wh@noblesse.com)
사진 로저 비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