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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속 프라이빗 파티

ARTNOW

지금 뉴욕의 주요 미술관들 이 젊은 컬렉터를 대상으로 특별한 파티를 벌이고 있다.

구겐하임 인터내셔널 갈라에서 만난 영화배우 내털리 포트먼

구겐하임 미술관 디렉터 어시스턴트 리네아 윌슨과 영화감독 겸 PD 조 루소

좌_갈라에 참석한 영화 배우 제시카 비엘
우_영화배우 댄 스티븐스와 구겐하임 미술관 큐레이터 캐서린 브린슨

구겐하임 인터내셔널 라이프 스타일 블로거 어맨다 굴록과 배우 크리스티나 보덴

구겐하임 인터내셔널 갈라를 찾은 제프 쿤스 부부와 디올의 CEO 시드니 톨레다노

좌_올 초 디아 스프링 베네핏 파티에 참가한 회화 작가 브라이스 마덴과 디아 파운데이션 CEO 나탈리 드 건즈버그, 조각가 칼 안드레
우_스프링 베네핏 파티에 참석한 패션 디자이너 제이드 욱(오른쪽)과 그의 아내 로저 욱

구겐하임 영 컬렉터스 파티를 흥겹게 이끈 첼시 레일랜드

구겐하임 미술관의 원통형 전시관 전 층을 사용하는 영 컬렉터스 파티

어라?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리는 한 행사에 초대받아 미술관 앞에 도착했는데 입구가 굳게 닫혀 있다. 어찌 된 일인지 행사를 주최한 지인에게 전화로 물어보니, 원래 프라이빗 행사는 정문을 개방하지 않는단다. 할 수 없이 미술관 정문에서 한 블록이나 떨어진, 주로 관계자들이 이용하는 별도의 입구를 통해 초대 명단을 확인하고서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한데 미술관에 들어가니 더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수백 명의 사람이 아이돌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열기로 파티를 벌이고 있었던 것. 구겐하임 고유의 원통형 전시관 전 층을 조망하는 로비 중심에 DJ와 네온의 턴테이블이 자리하고, 그 주변에선 화려함을 더할 샴페인을 무한 제공하고 있었다. 그런데 궁금한 것 하나, 미술관에서 주최하는 프라이빗 파티는 대체 무엇을 위해 어떤 목적으로 열리는 걸까?

최근 뉴욕의 주요한 미술관들은 ‘영 컬렉터’(20대 초반부터 30대 후반 사이의 젊은 미술관 후원자 그룹)를 대상으로 흥미로운 프라이빗 파티를 개최하고 있다. 영 컬렉터 그룹은 패션과 예술 계통 종사자가 많으며, 자선과 문화 예술 활동에 적극적이다. 특히 근래 들어 그 활동 범위가 더욱 다양해져 기존의 보수적 사교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커뮤니티로 주목받고 있다. 그 때문에 구겐하임 재단은 매년 영 컬렉터를 대상으로 다양한 파티를 주최해왔으며, 오는 11월에도 구겐하임 재단 내 젊은 컬렉터 후원회인 YCC(Young Collector’s Council)가 주관하는 ‘갈라 프리 파티(Gala Pre-Party)’를 연다. 구겐하임 미술관의 가장 중요한 연중행사 ‘구겐하임 인터내셔널 갈라(Guggenheim International Gala)’를 위한 프리 파티(연말 자선 행사를 앞두고 벌이는 일종의 홍보 전야제)로, 올해는 영국의 유명 인디 밴드 The xx 프로모션과 디올, 모엣 헤네시 그룹 등의 후원으로 진행한다. 그뿐 아니라 올해 갈라엔 할리우드의 셀레브러티를 비롯해 뉴욕의 저명한 각계각층 인사들이 모이는가 하면, 특별히 중국의 왕젠웨이(Wang Jianwei)와 독일 출신 작가 그룹Z ero의 전시도 소개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구겐하임 재단은 2005년부터 매월 첫째 주 금요일 밤, 음악과 예술을 좋아하는 영 컬렉터를 대상으로 미술관이 약 3시간 동안 공연장으로 바뀌는 ‘아트 애프터 다크(Art After Dark)’ 파티를 개최해왔는데, 기존의 전시 투어 이벤트와는 다른 다양한 창의적 프로그램으로 미술계 안팎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뉴욕의 대표적 비영리 미술 기관인 디아 아트 파운데이션(Dia Art Foundation)도 올 초 영 컬렉터를 대상으로 여느 미술관과는 차별화된 파티를 열었다. ‘스프링 베니핏(Spring Benefit)’ 파티가 그것. 뉴욕 외곽의 조용한 미술 전시관 디아 비컨(Dia Beacon)의 정원에서 열린 이 파티는 야외 결혼식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에서 조찬으로 시작해 오후 늦게까지 이어졌는데, 화려한 나이트라이프를 배제하고 미술계 사람들의 친목 도모라는 파티의 본래 목적에 집중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 파티엔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370여 명의 미술 관계자가 함께했으며 하우저 앤 워스, 앤드리아 로젠, 매슈 막스, 루링 어거스틴, 티나 킴 같은 뉴욕 첼시 소재 주요 갤러리 갤러리스트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이 행사를 진행한 디아 아트 파운데이션 전략기획팀 디렉터 제니퍼 벌린스키는 이들 영 컬렉터가 역량 있는 젊은 세대 작가를 후원하며, 기관의 아이덴티티를 성장시키는 소장품 수집을 지원하는 등 앞으로 미술관의 주요한 차세대 후원자라고 칭했다.

그런가 하면 뉴욕 MoMA는 뉴욕 현대미술계에 영 컬렉터 붐이 일기 훨씬 전인 1990년대 후반부터 아예 ‘주니어 어소시에이션’이라는 영 컬렉터 집단을 키워내며 젊은 작가를 위한 재원 조성에 힘써왔다. 1990년대 후반 독립영화 상영, 퍼포먼스, 건축 전시 등 당시 현대미술에서 새롭게 시도한 전시와 부대 행사들이 주니어 어소시에이션의 지원으로 MoMA에서 이뤄졌다는 점은 지금 생각해도 무척 흥미롭다. 또한 이들은 이후 뉴욕의 대표적 아트 페어인 아모리쇼(The Armory Show)의 개막 행사를 개최했으며, 미술관의 아티스트 토크 같은 교육 프로그램 실현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는 당시 보수적인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며 기관에서 시도할 수 있는 미술의 실험적 영역을 독려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또한 주니어 어소시에이션과 함께 2006년 MoMA에서 발족한 또 다른 영 컬렉터 그룹인 컨템퍼러리 서클(Contemporary Circle)은 특별히 맨해튼 근교의 롱아일랜드 시티에 자리한 실험적 전시 장소 MoMA PS1(Public School의 약자 PS는 고등학교 건물을 재건축, 미술관으로 이용해 붙인 이름이다)을 지속해서 후원하고 있다. PS1은 매년 여름 뉴욕에 ‘웜 업 파티(Warm Up Party)’를 열어 영 컬렉터뿐 아니라 뮤지션, 패셔니스타 같은 힙스터들이 모이는 자리로도 유명하다. 최고의 DJ 라인업을 자랑하는 이 행사는 미술의 영역을 확장하는 흥미로운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젊은 건축가 지원을 목적으로 미술관의 야외 공간을 실험적으로 바꾸는 예술 프로젝트까지 지원해 PS1을 뉴욕 최고의 미술관 브랜드로 만들기도 했다. PS1은 영 컬렉터 그룹과 다수의 젊은 관람객에 의해 다른 미술관과 차별화되는 세계적 작가의 다양한 전시를 계속 개최하는 한편, 젊은 아티스트들과 함께 다이내믹한 미술 현장을 만들어나가는 고무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화려한 행사의 궁극적 목적은 단순히 앞으로 미술관에 기부가 가능한 젊은 컬렉터 그룹과 교류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이들의 지원은 전시를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실현을 독려하고, 젊은 컬렉터들을 통해 직간접적인 미술관 후원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실질적 의미로서 지칭되는 영 컬렉터란 말은 미술관 재정 지원이 가능한 특정 계층을 뜻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소수를 위한 미술관 커뮤니티의 문턱을 낮추고 이를 위해 시도할 수 있는 참신한 경향의 물리적·심리적 지원을 도모하는 그룹을 의미한다. ‘젊은’이란 단어에 내재한 도전적 의미를 완전히 드러내는 이들 영 컬렉터의 등장을 환영한다.

에디터 이영균 (youngkyoon@noblesse.com)
전민경(국제갤러리 PR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