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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의 테라스

LIFESTYLE

파도가 잘게 부서지는 은빛 바다를 혼자 빌려 헤엄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해주는 고급 요트의 세계. 뛰어난 성능과 디자인으로 무장한 60피트 전후의 고급 요트 5척을 소개한다.

‘진정한 세일러가 꿈꾸는 요트’라 불리는 ‘스완 60’

역동성과 균형미가 살아있는 ‘버티고 63’

그 옛날 브리지트 바르도가 떠오르는 리바의 ‘버티고 63’
태양에 그을린 듯한 멋진 마호가니 색상의 런어바웃(Runabout, 세계적 요트 장인 카를로 리바가 디자인한 1920년대 전설적 소형 요트). 그 위에 미끄러질 듯 누워 있는 스물다섯 살의 브리지트 바르도. 반세기 넘게 이어온 이탈리아 요트 회사 리바(Riva)의 대표 이미지다. 1950~1960년대 경제 호황기에 하이 라이프의 붐과 함께 찾아온 런어바웃의 인기, 그 중심에 늘 리바가 있었다. 리바는 동급 요트보다 항상 비쌌고, 그럼에도 더 많이 팔렸다.
버티고 63(Vertigo 63)은 리바가 오랫동안 쌓아온 클래식한 이미지를 강화플라스틱 소재의 모던 요트로 계승한 모델이다. 공기역학적으로 디자인한 요트 상부는 다른 리바 모델에서도 찾을 수 있는 패밀리 룩. 조종석 위편의 자동 선루프와 양 측면의 창은 자연풍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게 디자인했고,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라인이 고급스럽다. 과도한 디테일이 난무하는 요트 디자인 세계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모델. 한편 덱 공간도 여유롭고 잡다한 구조물이 없다. 디자이너 마우로 미켈리(Mauro Micheli)는 역동성과 우아함의 적절한 균형이라는 난제를 훌륭하게 해결했다. 마치 오픈 스포츠 요트를 잘 달리는 쿠페 스타일로 재해석한 느낌이랄까. 2700마력의 엔진은 시속 78km의 속력을 뿜어낸다. 짧은 가속 시간은 레이싱 요트에서나 볼 수 있는 수준. 그럼에도 스피드와 관련한 부속을 밖으로 노출시키지 않는 고상함 역시 포기하지 않는다. 리바에 ‘엘레강스’는 전통을 넘어 신성불가침의 가치인 듯하다. ‘바다의 람보르기니’라 불리며 17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리바의 요트는 구찌의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리다 지아니니(Frida Giannini)가 “가장 완벽히 재현한 이탤리언 스타일”이라고 평했을 정도로 쉽게 넘볼 수 없는 섬세함과 우아함을 갖추었다. 기본 옵션 모델이 약 27억7200만 원.
문의www.riva-yacht.com

2개의 선체를 가져 움직임이 안정적인 ‘건보트 55’

강화유리를 둘러 세련된 실내

젊음에 안전함까지 더한 건보트의 ‘건보트 55’
캐터머랜(2개의 선체를 갖춘 요트)을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역풍을 맞는 항해 중에도 배가 기울지 않고, 정박 중에도 좌우로 출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첫 세일링을 경험하는 이에게 적어도 ‘뱃멀미의 추억’을 선사하진 않는다. 미국의 요트 브랜드 건보트(Gunboat)에서 선보인 건보트 55(Gunboat 55)도 그렇다. 2개의 선체 사이, 즉 배의 너비가 전부 살롱이 되므로 인테리어 공간 또한 넉넉하다. 이 너비 덕에 선체의 복원성이 좋아 굳이 무게중심을 낮출 필요도 없다. 이는 얕은 바다에도 접근할 수 있고, 해안 가까이 정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보트 55는 캐터머랜 세일링과 선상 라이프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한 데에서 출발한 요트다. 조타기와 돛 조절 장치를 아예 실내로 들여왔다. 360도 시야 확보를 위해 강화유리를 두르고 그 프레임의 두께를 최소화했다. 이는 외부로부터 보호되는 느낌과 바람이 부는 갑판 위에서 세일링하는 듯한 긴장을 동시에 주기 위해서였다. 개폐 가능한 전면의 창과 선루프도 같은 맥락. 돛 조절 장치는 물론 필요한 모든 것을 조타석 앞으로 끌어와 한자리에서 요트 조종이 가능하다. 한편 모던한 외부와 달리 인테리어는 상대적으로 클래식하다. 티크목을 사용해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이다. 건보트는 15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금 요트 시장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브랜드 중 하나다.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장년층 중심이던 요트 시장에 새로운 세대의 세일러를 몰고 왔다는 평을 듣는다. 젊은 할리우드 스타나 신흥 부호들이 즐겨 찾는 브랜드로 특히 유명하다. 기본 옵션 모델이 약 26억8400만 원.
문의www.gunboat.com

‘스완 60’은 이지 세일링 기능이 있어 편안한 항해가 가능하다.

먼 바다로의 항해를 돕는 쾌적한 실내 공간

검증된 퍼포먼스에 북유럽의 조선 기술을 더한 나우터스 스완의 ‘스완 60’
흔히 나우터스 스완(Nautor’s Swan) 요트를 ‘진정한 세일러가 꿈꾸는 요트’라고 한다. 이는 그 옛날 최고의 세계 일주 요트 레이스였던 윗브레드 세계 일주 레이스(Whitbread Round the World Race)에서의 우승 명성 때문만은 아니다. 사실 재질과 건조 공정의 높은 퀄리티만으론 이들의 브랜드 신뢰도를 설명하지 못한다. 한 예로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아들 레오나르도 페라가모(Leonardo Ferragamo)는 1998년 나우터스 스완을 인수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분야는 다르지만 우리 가족이 운영하는 기업의 가치를 이곳에서도 발견했습니다. 혁신과 성능, 안락함, 스타일과 재질의 퀄리티. 이것이 명품의 조건입니다. 신발이든 요트든 말이에요.”
스완 60(Swan 60)은 원래 크루즈용 요트로 기획해 건조했다. 그 때문에 실내 공간이 넉넉하고 조타실도 넓다. 선상 어디에서든 동선에 장애물이 없는 점도 훌륭하고, 높은 복원성은 항해 시 편안한 승선감은 물론 성능에도 기여한다. 나우터스 스완을 택하는 선주 중엔 퍼포먼스에 민감한 이가 많다. 그 때문에 이 요트는 레가타(보트 & 요트 레이스)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디자인했다(실제로 ‘Swan 60 One Design’이란 개별 클래스 레가타가 있을 정도로 레이스에 강하다). 반면에 이지 세일링 기능도 있어 적은 수의 크루로 편안한 항해 또한 가능하다. 검증된 세일링 퍼포먼스와 스칸디나비아의 전통 조선 기술, 그리고 바다에 나가 항해하는 모든 배가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가치인 내항성(seaworthiness)을 중시하는 선주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요트다. 기본 옵션 모델이 약 35억6900만 원.
문의www.nautorswan.com

스텔스기를 연상시키는 ‘왈리 파워 55’의 외관

‘상남자’를 위한 바다 위의 테라스, 왈리의 ‘왈리 파워 55’
늘 시대를 앞서가는 스타일과 실험적 테크놀로지로 중무장한 요트를 내놓는 이탈리아의 요트 명가 왈리(Wally). 이들이 선보인 왈리 파워 55(Wally Power 55)는 기존 요트 디자인의 고정관념을 무참히 깨부순다. 말하자면 스텔스기를 연상시키는 남성적 밀리터리 룩과 극도의 미니멀리즘의 조화. 풀 오픈 컨셉의 왈리 파워 55는 디자인과 성능 모두 스포티하고 공격적이다. 거의 일직선에 가까운 선미(배의 뒷부분)는 물에 접하는 워터라인(요트와 수면이 닿는 선)이 길수록 속도가 좋아지는 조선 공학을 극대화한 시도. 좁은 V형으로 시작하는 선수(배의 앞부분) 또한 파도에 좋은 쿠셔닝을 보장한다.
한편 왈리 파워 55는 100피트급 대형 요트에서나 볼 수 있는 드넓은 야외 덱을 자랑한다. 왈리의 다른 파워 요트 라인업에서도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일명 ‘바다의 테라스’. 이 공간을 더 빛나게 하는 요소로 파사렐라(탑승교)가 있는데, 선미 쪽 인테리어 디자인에 치명적이라 대개 최소화하는 이 부분을 아예 ‘움직이는 플랫폼’으로 덱 중앙에 통합해 디자인의 완성도를 더했다. 또 이 요트는 120여 년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볼보펜타사의 고성능 엔진(435마력) 4개를 기본으로 장착해 폭발적 퍼포먼스와 향상된 조타성을 자랑한다. 물론 스피드에 좀 더 민감한 이들을 위한 고급 모델(트윈 엔진(1360마력)도 있으니 참고할 것. 왈리 파워 55는 기본 옵션 모델이 약 23억8600만 원이다. 영화 <아일랜드>의 처음과 끝에 등장하는 최첨단 요트(Wally Power 118), 2009년 에르메스와 컬래버레이션해 제작한 초호화 요트 WHY를 기억하는 이라면 쉽게 넘길 수 없는 제작사의 요트다.
문의www.wally.com

군더더기 없는 ‘B60’의 실내

‘B60’은 세일링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한 요트다.

세일링의 근본적 가치에 충실한 브렌타의 ‘B60’
세일링 요트의 첫인상은 ‘복잡함’이다. 주요 동력인 바람은 연비가 없는 대신 사용법이 간단치 않다. 다수의 손이 동시에 움직여야 하고, 크루들의 체중이 필요할 때도 있다. 돛은 연결된 로프로 간접 조절하므로 헷갈리기 쉽다. 그 하중이 상당해 순간의 실수로 지옥 문이 열릴 수도 있다. 조타 공간 밖에서 이루어지는 일도 많고, 크루의 팔뚝 근력이 많은 걸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브렌타(Brenta)의 B60은 멀리서 보면 딩기(1~3인용의 소형 세일 요트)인가 싶은 외형을 갖추었다. 선체와 흰 삼각형 돛. 마치 ‘돛단배’를 그린 어린아이의 스케치북에서나 볼 법한 단순함이다. 하지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면 그 비율의 아름다움에 압도당한다. 장식을 위한 그 어떤 군더더기도 없다. 그냥 완벽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선상에 오르면 그 단순함이 그토록 아름다운 이유를 알 수 있다. 바로 디테일의 힘이다. 로프를 비롯한 각종 장비는 갑판 아래 숨어 있거나 아예 덱 아래로 통과한다. 조타실은 무려 요트 길이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돛 조절 장치는 이 보이지 않는 로프들의 회로를 따라 조타실로 모인다. 유압식 장치와 전기 윈치(돛을 조절하는 줄이 감겨 있는 곳)를 장착해 로프에 손을 대지 않고도 버튼으로 돛을 조절할 수 있다. 이 요트는 세일링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한 궁극의 데이세일러다. 명확한 컨셉이다. 보통 퍼포먼스를 강조한 요트는 레가타에서 좋은 점수를 내기 위해 디자인한다. 하지만 B60은 오로지 요트 자체의 퍼포먼스와 그 최대치를 즐기기 위해 디자인했다. 경쟁력은 있지만 경쟁하지 않는다. 자유로움과 여유라는 세일링의 근본적 가치에 충실하다. 기본 옵션 모델이 약 25억5000만 원.
문의www.lucabrenta.com

에디터 이영균 (youngkyoon@noblesse.com)
이경아(요트 디자이너) 사진 제공 리바, 건보트, 나우터스 스완, 브렌타, 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