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은 새로운 아지트로
최근 몇 년 사이 트렌디한 공간이 늘어가고 있는 한남동. 얼마 전 스트라디움이 문을 열었고, 12월 초 디뮤지엄이 개관하며 서울의 새로운 문화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12월 5일 한남동 독서당로에 개관하는 디뮤지엄
요즘 한남동의 키워드는 ‘문화의 다양성’이라 해야 할 것 같다. 최근 이 지역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음악홀과 뮤지엄 등은 문화라는 큰 틀 안에서 경계를 넘나드는 시도를 한다. 지난 10월 개관한 스트라디움은 음악 감상을 중심으로 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영국의 애비 로드 스튜디오 설계자로 유명한 샘 토요시마가 설계해 음향에 관해서라면 그 어디보다 자부심이 높은 ‘스트라디움 스튜디오’를 갖췄고, 개인적 음악 청취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는 뮤직 룸도 마련했다. 스트라디움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소리’를 주제로 한 갤러리가 있다는 사실. 1층에 펼쳐진 사운드 갤러리는 음악과 비주얼 이미지의 컬래버레이션 전시가 열리는 공간이다. 음악을 통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니 ‘음악을 읽고 보는 곳’이라 할 만하다. 개관전으로 마련한 전시는 ‘음악은 우리를 어떻게 사로잡는가’라는 주제에서 출발해 신화 속 음악 이야기부터 소설가, 작가, 음악가, 과학자 등 수많은 인물이 고백한 음악 이야기를 갤러리 벽면에 그래픽 디자인으로 수놓은 작업. 인물들의 어록에 맞춰 뮤직 큐레이터가 선곡한 음악도 감상할 수 있는 이 전시는 내년 3월까지 계속된다. 복합 문화 공간을 완성하는 곳은 이 건물의 옥상으로, 카페이자 아트 상품도 판매하는 라운지가 자리한다.
오픈 전부터 한남동의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디뮤지엄은 독서당로에 12월 5일 문을 열 예정. 대림미술관이 개관하는 또 하나의 미술관으로, 전시뿐 아니라 공연, 패션쇼, 강연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다. 문화적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한남동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시너지 효과를 누리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가장 기대되는 것은 ‘빛’을 주제로 한 개관전이다. < Spatial Illumination-9 Lights in Rooms >전이 그것으로 설치, 영상, 디자인,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9명의 작가가 참여해 라이트 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대규모 빛의 예술이 새로운 공간의 탄생을 축하하는 전시로 잘 어울린다.
이 지역에 스트라디움과 디뮤지엄보다 조금 일찍 문을 연 문화 공간들은 이미 성공적으로 안착한 듯하다. 지난 5월 문을 연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는 바이닐(vinyl)을 통해 아날로그 정서를 환기시키며 명소로 떠올랐고, 오픈 직후부터 줄을 서야 입장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비슷한 시기에 오픈한 ‘스튜디오 콘크리트’는 비교적 규모는 작지만 한남동에 창조적 분위기를 더한다. 갤러리, 라이브러리, 아틀리에와 카페가 자리한 종합 창작 스튜디오를 지향하는 이곳은 배우 유아인을 비롯해 1980년대생 젊은 아티스트가 주축이 되어 활동하며 오픈 이후 다양한 그룹전과 개인전을 개최하고 있다. 한남동에 일렁이는 문화적 물결에 맞춰 새롭게 들어선 복합 문화 공간은 전시 관람이나 음악 감상에 그치지 않고 보다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멋을 알고 즐기는 이들의 발길이 한남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스트라디움의 사운드 갤러리

디뮤지엄 개관전에서 선보이는 어윈 레들의 작품 ‘Line Fade’
에디터 안미영 (myahn@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