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LETTER

노블레스 매거진의 뉴스레터를 신청해보세요.
트렌드 뉴스와 이벤트 소식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닫기

버드와 베이커

LIFESTYLE

재즈는 아름답다. 그렇다고 그것을 연주한 뮤지션들의 생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2명의 전설을 담은 재즈 영화.


황제의 그늘

버드(1988년)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카우보이나 공화당만큼 재즈를 사랑한다. 그의 재즈홀릭은 10대부터 시작됐다. 오클랜드에서 버드(찰리 파커, Charles “Bird” Parker Jr.)의 연주를 듣고 나서다. 그는 유영하듯 움직이는 프레이즈에 전율을 느꼈다고 한다. 만 40년이 지나 이스트우드는 찰리 파커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버드>를 완성했다.
영화 <버드>는 찰리 파커의 영광을 그리지 않는다. ‘비밥의 창시자’, ‘재즈의 황태자’ 등 무수한 수식어 대신 버드의 어둠과 두려움, 적막함에 집중한다. 화면 속 버드는 약에 취하고 절망에 빠지기를 반복한다. 거기엔 실패와 관계의 파탄이 뒤따른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지점은 비극 사이사이에 있다. 로드니에게 자신의 프레이즈를 완성하게 된 계기를 고백하거나 텅 빈 공간에서 끊임없이 음역을 늘려나갈 때 진짜 ‘야드버드’가 보인다.

 

아름답고 처연한 소리

본 투 비 블루(2015년)

카메라는 베이커의 고통을 응시한다. 발에 차여 몸이 휘거나 트럼펫으로 피가 쏟아져도 앵글은 서성일 뿐 다가서지 않는다. 텅 빈 해안가나 버스 위, 욕조 안에서도 베이커는 트럼펫을 놓지 않는다. 홀에 모인 모두가 비난의 눈초리로 그를 탓할 때 담배 연기처럼 나지막이 멜로디가 피어난다. 아름답고 쓸쓸한 소리다.
쳇 베이커(Chesney Henry Baker Jr.)는 재즈의 황금시대에 탄생한 이단아다. 웨스트코스트를 탄생시키며 백인 재즈의 시초를 알렸지만 삶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했다. 무심한 부모와 마일스 데이비스에 대한 열등감, 늪처럼 재능을 집어삼킨 약물중독까지 그의 삶은 우울했다. 이 모든 과정을 카메라는 덤덤히 지켜본다. 관객의 마음은 편치 않다. 그럼에도 쳇 베이커의 트럼펫과 목소리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 모든 것은 이선 호크라는 배우가 있기에 가능했다. 그는 음울하고 쓸쓸한, 한편으론 대책 없이 낙관적인 완벽한 쳇 베이커가 됐다.

 

에디터 조재국(jeju@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