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호캉스
꽃비 내리는 짙은 봄날, 힐튼 경주로 호캉스를 떠났다.

1 일식당 겐지의 연어를 올린 사케동과 한우 큐브 스테이크 정식.
2 딸기, 연어, 아보카도를 올린 샌드위치 트리오.
‘소확행(小確幸)’이라고 했던가. 도심에서 살짝 벗어난 곳에서 맛있는 음식과 좋은 공기만 배불리 채워도 행복하겠다 싶었다. 그래서 주말 호캉스 목적지로 택한 곳은 힐튼 경주. 부산에 많고 많은 호텔을 두고 그곳으로 향한 결정적 이유는 다이닝이었다. 여행에서 미식이 8할을 차지하는 에디터에게 네오 비스트로 다빈치와 일식당 겐지의 재단장 소식은 달콤한 유혹 아니겠는가. 게다가 SNS에 올라오는 다빈치의 먹음직스러운 브런치 요리 사진이 호기심을 더욱 부추겼다.
다빈치의 요리를 보면 요즘 핫하다는 뉴욕의 채식 카페나 채소 중심 레스토랑의 메뉴를 연상시킨다. 직접 구운 빵에 연어와 아보카도를 듬뿍 올린 ‘샌드위치 트리오’, 리코타 치즈와 그래놀라, 제철 과일을 가득 담은 ‘콥 샐러드’, 크림치즈와 제철 과일을 올린 ‘브리오슈 프렌치토스트’는 신선한 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해서인지 입안 가득 싱그러움을 전한다. 여기에 창밖으로 펼쳐진 보문호수와 부서지는 햇살을 더하니, 그야말로 완벽한 봄날의 오후다. 다빈치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브런치 메뉴 외에도 리소토, 피자, 스테이크, 해산물 요리를 다양하게 선보이는데, 전국 각지에서 공수한 식자재를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탱글탱글한 울진 홍게 다리 살을 곁들이고 로제 소스로 맛을 낸 리소토, 논산 로메인 시저 샐러드, 예천 백봉 오골계와 흑미로 맛을 낸 리소토가 대표 메뉴다.

3 키즈 클럽 ‘안녕 경주야’.
4 네오 비스트로 다빈치.
오후 3시까지 느긋하게 브런치를 먹고 꽃이 흐드러지게 핀 보문호수 주변을 거닐며 봄을 만끽한 다음, 일식당 겐지로 향했다. 저녁으로 간단한 요리 몇 가지에 술을 곁들일 요량이었다. 메뉴를 보니 스시를 비롯해 가정식, 이자카야 메뉴를 고루 갖춰 부담 없이 이것저것 주문해 식사와 술을 겸하기 좋다. 특히 일본 본토의 맛을 담은 가정식 메뉴는 부드러운 연어를 듬뿍 올린 사케동, 풍천 민물장어덮밥, 한우 큐브 스테이크 정식 등으로 구성했는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즐기기 좋은 메뉴다.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음식에 아담한 일본식 정원을 안주 삼아 사케를 한 잔 두 잔 따르다 보니 어느새 호캉스의 매력에 흠뻑 취한다.
에디터처럼 느긋한 식사와 여유는 꿈도 꿀 수 없다는 아이를 둔 부모라도 걱정할 필요 없다. 키즈 클럽 ‘안녕 경주야’를 운영, 아이들은 신라시대 유적을 모티브로 꾸민 9가지 놀이시설에서 마음껏 뛰어놀면서 덤으로 역사 공부까지 할 수 있다. 또 2층 라운지에서 CCTV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으니 아이들과 술래잡기하며 힘 뺄 일도 없다. 나 홀로 여행은 물론이고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힐튼 경주에서 봄날의 호캉스를 누려봐도 좋겠다.
문의 054-740-1555(다빈치), 054-740-1333(겐지), 054-740-1560(안녕경주야)
에디터 이도연
사진 공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