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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맛과 멋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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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움이 튼다. 꽃봉오리가 열리고 구석에 쌓여 있던 눈이 녹는다. 입과 마음도 덩달아 달뜬다. 맛과 멋이 열리는 봄철 가볼 만한 곳을 모았다.

백만 송이 버섯을 곁들인 황돔구이 제철인 황돔에 뜨거운 기름을 부어가며 익혔다. 따듯한 오븐에 잠시 넣은 황돔을 백만송이 버섯 위에 얹었다. 여기에 봄 채소와 허브로 가니쉬하고 크림 소스를 곁들였다.

북촌
북촌은 여전히 뜨겁다. 한옥이 즐비한 고즈넉한 골목 곳곳에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예술 공간과 혀를 즐겁게 하는 미식의 장이 열린다.

1 수보드 굽타, ‘모든 것은 내면에 있다(Everything is inside)’, 2004   2 권오상, ‘더 스컬프처 II(The Sculpture II)’, 2005

오롯이 오브제에 집중하는 시간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는 풍경을 지운다. 관람객이 작품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시선만 남겨둔다. 그곳은 기하학과 형이상학의 세계다. 故 김수근 건축가가 완성한 구조는 관람객을 낯선 세계로 이끈다. 급격히 몸을 비튼 계단을 오르내리고, 정수리가 닿을 듯 낮은 천장을 지나 만나는 작품들은 환희와 절망, 절규, 때로는 자기 고백으로 답한다. 이것은 한 컬렉터가 평생에 걸쳐 완성한 작품이다. 모자이크처럼 조각이 모여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라는 하나의 오브제를 탄생시킨 것이다. 이곳엔 20세기 이후 지구에서 가장 첨예한 감각으로 완성한 작품이 즐비하다. 마크 퀸(Marc Quinn)과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 백남준 같은 거장부터 제럴딘 하비에르(Geraldine Javier)와 수보드 굽타(Subodh Gupta) 등 지금 가장 뜨거운 작가의 작품까지 국내에서, 그것도 도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EDITOR’S COMMENT 벽돌 하나, 바닥, 천장, 소리까지 주목할 것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83
10:00~19:00(월요일 휴관)
성인 1만 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4000원
02-736-5700, www.arariomuseum.org

전통 프렌치 다이닝을 맛보다 다이닝 인 스페이스
다이닝 인 스페이스는 故 김수근의 제자인 장세양 건축가가 설계한 구 공간 신사옥에 위치한 프렌치 다이닝이다. 팔레드고몽과 라세종을 거친 노진성 셰프가 이곳에서 정갈하고 모던한 프렌치를 선보이고 있다. 골뱅이와 새조개를 살짝 데친 아뮈즈부슈부터 구운 채소와 과일을 곁들인 앙트레, 껍질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이 익힌 오리와 한우 메인까지 코스 요리가 서빙되는 동안 눈과 혀가 즐겁다. 다이닝 인 스페이스가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눈에 담기는 종로의 야경이다. 이곳은 구 공간 신사옥 최상층(5층)에 위치했다. 창덕궁이 내려다보이며 북촌의 교차로와 공간사옥 외관이 한눈에 담긴다.

EDITOR’S COMMENT 북촌의 밤거리는 눈에, 정갈한 프렌치는 입에 담자.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83
12:00~23:00(일요일 휴무)
런치 코스 6만 원, 디너 코스 12만 원
02-747-8105

마음에 한 평을 내주는 곳 백인제 가옥
북촌 가회동 고즈넉한 골목엔 대궐 같은 기와집이 있다. 정으로 돌을 깎아 쌓은 백석(白石) 계단에 오르면 웅장한 참나무 대문에 걸린 명패가 보인다. 백인제 가옥은 1913년 일제강점기에 지은 한옥이다. 북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2460㎡ 대지 위에 이제 막 완공한 듯 잘 보존된 사랑채와 안채, 넓은 정원이 자리 잡았다. 가옥 건축에 사용한 흑송(黑松)은 1907년 경성박람회 당시 서울에 처음 소개된 압록강산이다. 귀한 자재로 올린 한옥인 셈이다. 이곳이 특별한 점은 또 있다. 얼핏 보면 전통 한옥 같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일본식 복도와 다다미방이 있다. 건축 당시의 시대상이 이처럼 기이하고 아름다운 건축을 낳은 것이다. 이곳은 천도교 신자들이 회합 장소로 사용하기도 한 곳이다. 잔혹의 시대와 산업화를 한 세기 동안 북촌 터에서 견뎌온 것이다. 가옥에 들어서면 시간이 멎는다. 기와를 얹은 돌담을 따라 한 바퀴 돌면 마음에 빈 공간 한 평이 생긴다. 특별한 거리가 없어도 방문하길 권한다. 평양냉면처럼 심심한 듯 언뜻 이곳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EDITOR’S COMMENT 사랑채와 안채를 잇는 돌담을 따라 거닐자. 가능하면 누군가와 함께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7길 16
09: 00~18:00(월요일·공휴일 휴관)
무료
02-724-0232

한식 본연을 즐기다 큰기와집
큰기와집의 정찬은 즐기는 순서가 있다. 먼저 간장을 한 숟가락 입에 머금고 김을 씹는다. 그리고 밥과 게장, 김치, 된장을 순서대로 먹는다. 큰기와집의 재료는 남다르다. 청주 한씨 집안의 300년 된 간장으로 담근 게장은 감칠맛이 나고 거센 파도에서 자란 김은 입안에서 튀각처럼 부서진다. 여기에 120일 만에 수확한 배추로 담근 김장김치는 아삭거리며 청아한 향이 돈다. 이 맛은 1977년 간장게장 명인 남궁 해월 여사가 목포에서 시작해 현재 아들인 전통 요리 연구가 한영용 대표가 이어가고 있다. 큰기와집의 간장게장은 비릿함을 잡지 않는다. 비릿함이 게 본연의 맛이라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게장뿐 아니라 밑반찬, 찌개, 심지어 쌀까지 생생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한식 본연의 맛은 이랬을 것이다.

EDITOR’S COMMENT 외국인이건 내국인이건 이곳은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다.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5길 62
11:00~22:00(break time 15:30~17:00)
명품 게장 정식 4만 원, 진품 게장 정식 5만 원
02-722-9024

문명의 스위치가 꺼진다 어둠 속의 대화
어둠 속의 대화는 우리가 맹신하고 있는 세계의 스위치를 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청각이나 후각, 촉각 등 흔히 말하는 ‘감각’은 아무 소용이 없다. 먼 거리로 느껴지지만 어느새 발에 차이고 향이나 손끝 감촉으론 아무것도 분간할 수 없다. 문명에선 느껴보지 못한 생경한 어둠에 대응할 도리가 없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시선’에서 해방된다. 타자의 잣대에서 해방됐다는 편안함은 잠들어 있던 오감을 깨운다. 손끝에 닿는 사물의 감촉과 극도로 예민해진 청각은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이끈다. 이 낯선 경험은 1988년 독일에서 처음 시작됐다. 어둠 속의 대화는 30년 가까이 유럽과 아시아, 미국 등 전 세계 160개 지역에서 950만 명 이상이 경험한 전시 프로젝트다. 잠시 문명의 스위치를 끄는 경험은 가치 있다. 무엇보다 어둠 속의 대화는 낮은 곳을 체험하고 그들과 공감하는 시간이다.

EDITOR’S COMMENT 사물과 나, 타인과 나 사이의 온전한 거리를 확인하는 경험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71
10:00~19:00(월요일·공휴일 휴관)
성인 3만 원, 청소년 2만 원
02-313-9977, www.dialogueinthedark.co.kr

베네치아의 봄 식탁 이태리재
소격동 좁은 골목길 끝에 낮은 철문이 있다. 그 문을 열고 좁은 마당을 지나면 이태리재가 반긴다. 이곳은 이탈리아 베네치아 지역의 음식을 선보인다. 전일찬 셰프가 내는 메뉴는 정갈하다. 우니와 참숭어알로 버무린 ‘성게 어란 파스타’는 쌉싸름하면서 담백하고 사프란과 크림이 듬뿍 담긴 ‘아란치니’는 신선한 풍미로 가득하다. 이태리재에서 봄철 선보이는 시그너처 메뉴는 야채를 듬뿍 넣은 ‘베지터블 라자냐’다. 양파와 당근, 가지, 호박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야채에 소스와 4가지 치즈를 더했다. 특별한 재료가 없어도 오감이 즐겁다. 형형색색의 야채와 아삭하게 씹히는 신선함, 고소한 치즈와 소스의 조화는 완연한 봄을 느끼게 한다.

EDITOR’S COMMENT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직수입한 와인 한잔도 필수다.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1길 74-9
12:00~22:00(break time 15:00~18:00)
아란치니·미트볼 5000원, 트러플 크림 뇨키 2만 원, 성게 어란 파스타 3만5000원
070-4233-6262

잠시 갓길로 싸롱 마고
원서동 창덕궁 돌담길 초입에 기와를 얹은 2층 가옥이 있다. 싸롱 마고, 이곳은 여행자가 잠시 머무는 쉼터이자 인간과 자연의 존엄함을 노래하는 곳이다. ‘마고’는 한국의 대표적 모성 신화에서 빌려왔다. 마고할미가 돌보는 마고 성(城)은 욕심이나 시기, 질투가 없는 평화와 평등에 기초한 나눔의 세상이다. 마고의 이름은 시인 김지하가 붙였다. 각박한 세상에서 평화를 논하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싸롱 마고의 내부는 아늑하다. 높은 한옥 천장과 낡은 피아노, 앤티크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편안한 음악은 일상에서 비껴나 있다. 2층엔 좌식 테이블을 마련했다. 오미자차나 복분자 주스, 구운 가래떡을 즐기며 따뜻한 담소를 나누기 좋은 곳이다.

EDITOR’S COMMENT 창덕궁 돌담을 따라 걷다 잠시 머무는 곳 서울시 종로구 창덕궁길 49
11: 00~19:00(월요일 휴무)
국산 차 6000~7000원, 복분자빙수 1만 원
02-747-3152

운치 있는 한옥 스테이 락고재
계동은 20세기 한국의 모습을 품고 있다. 정갈하게 쌓은 돌담과 유려하게 치켜 올라간 기와, 키를 훌쩍 넘는 나무 대문은 마천루가 빼곡한 서울에서 가장 이색적인 풍광이다. 계동의 운치를 오롯이 느껴보고 싶다면 락고재에서 하루 묵어보기를 권한다. 이곳은 130년 된 4채의 가옥을 인간문화재인 정영진 옹이 개조한 한옥 호텔이다. 넓은 툇마루와 창호를 덧댄 방문, 자기와 병풍으로 장식한 온돌방은 외국인을 비롯해 한국 사람에게도 낯선 풍경이다. 저녁녘 툇마루에 앉아 가마솥에서 익어가는 밥 내음을 맡으며 즐기는 막걸리 한잔은 이 봄의 운치와 기가 막히게 어우러진다. 사랑방과 별채를 따로 꾸려 단체로 묵어가기도 좋다.

EDITOR’S COMMENT 저녁에 툇마루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다 보면 어느새 머리 위로 만월이 뜬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계동길 49-23
연중무휴
별채(4~6인) 54만4500원
02-742-3410, www.rkj.co.kr

 

성북동
성북동의 매력은 정중동이다. 한가하고 풍요로운 분위기의 기저에는 작은 변화가 끊임없이 일어난다.

고택과 고가구가 품은 황홀함 한국가구박물관
조선의 고가구는 안목과 경제력을 갖춘 조선시대 사대부와 집의 축소판인 가구를 책임지는 소목장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이들을 차가운 유리 벽이 아닌 옛 한옥에서 그대로 접하는 경험은 얼마나 황홀한가. 한국가구박물관은 창경궁의 허물어진 전각부터 대한제국 마지막 황후가 머물던 사가, 명성황후 사촌 오라비의 곳간 등 가치를 따지기 힘든 10여 채의 고택을 기반으로 정원, 마당, 담, 문살, 실내장식 그리고 가구를 조화롭게 배치해 조선 사대부의 주생활 문화를 총체적으로 경험하는 종합 예술 공간이다. 2500여 점의 컬렉션 중 상설 전시하는 500여 점의 고가구가 갖춘 강직하고 순수한 선과 면의 미감은 현대인의 감성마저 온전히 사로 잡는다. 맑은 날 남산을 넘어 저 멀리 강남까지 한 손에 잡힐 듯 보이는 풍광은 이곳이 주는 문화적 풍요의 방점이라 할 만하다. CNN이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박물관’으로 꼽은 데엔 다 이유가 있었던 거다.

EDITOR’S COMMENT ‘사대부집’에서는 무조건 앉아야 제대로 보인다.
서울시 성북구 대사관로 121
가이드 투어만 가능(일요일·공휴일 휴관)
성인 2만 원, 초·중·고생 1만 원
02-745-0181, www.kofum.com

단청 없는 사찰의 비밀 길상사
성북동 가파른 언덕길에 자리 잡은 길상사는 한때 서울 3대 요정인 대원각의 주인 故 길상화(본명 김영한)가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감화받아 시가 1000억 원에 달하던 대지와 건물을 조건 없이 법정 스님에게 시주한 것에서 유래했다. 기존 건물을 그대로 쓰다 보니 주요 법당에는 단청도 없고 손님과 기생이 운우지락(雲雨之樂)을 나누던 곳은 스님의 처소로 바뀌었다. 바위, 풀, 나무, 바람 그리고 물과 함께하는 사찰의 모습은 절경이 아님에도 사람의 마음을 건드린다. 맑고 향기롭게! 사찰 꼭대기에는 법정 스님이 머물던 곳을 기념관으로 남겨놨다. 방명록을 펼쳐 자연으로 돌아간 큰스님께 마음속 이야기를 훌훌 털어내보는 것도 좋겠다.

EDITOR’S COMMENT ‘침묵의집’에 잠시 머물며 마음속 이야기를 들어보자. 서울시 성북구 선잠로5길 68
04:00~20:00(침묵의집 10:00~17:00)
무료
02-3672-5945, www.kilsangsa.info

상허 이태준의 흔적 수연산방
시인 정지용과 함께 근대문학의 쌍벽을 이루는 문장가 상허 이태준이 살던 고택은 한국과 일본, 유럽의 건축양식을 절충한 한옥으로 상허의 산문집에 등장하는 살아 있는 문학 공간이다. 그의 월북 후 외조카가 관리하면서 많은 국문학도와 건축학도가 찾아들던 이곳은 20년 전부터 전통찻집으로 역할이 바뀌었지만 모든 게 제자리다. 삐걱거리는 문소리에 절로 조심스러워지는 고택에서 대추차, 생강차, 오미자차 등의 수제 차로 경험의 격을 높일 수 있다. 그 맛도 일품이거니와 역사적 정취까지 전달하니 가치를 금전으로 쉽게 환산하기 어렵다. 특히 봄에 딴 보리순을 말려 아홉 번 덖고 맷돌로 찧은 보리순말차는 특유의 고소하고 진한 풍미로 이곳을 다시 찾게 하는 특식이다.

EDITOR’S COMMENT 보리순말차가 남자에게 그렇게 좋다고 한다.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26길 8
11:30~22:00
오미자차 9800원, 보리순말차 1만 원, 대추차 1만500원
02-764-1736

무스 케이크에 빠져보고 싶다면 파티스리 마담비
성북동 초입에 위치한 파티스리 마담비는 방씨 자매 2명이 뭉친 디저트 전문 카페다. 특히 무스 케이크에 방점을 둔 이곳은 홍차 마니아인 언니가 카운터를 맡고 르 코르동 블뢰에서 수학한 동생이 지하에서 맛을 담당한다. 하루 종일 지하에서 혼자 일하는 ‘파티스리 마담비’가 안쓰럽지만 보기만해도 입맛 도는 케이크를 한 입 조심스레 떠먹으면 이내 힘겨운 지하 사정은 잊고 싶을 정도로 맛있고 또 맛있다. 작지만 뚜렷한 맛 차이 때문에 몇 배나 비싼 원재료 부담을 감당한다는 얘기가 무슨 의미인지는 머리보다 혀가 먼저 이해한다. 케이크 맛에 집중하려면 아메리카노가 제격이라 하지만 역시 홍차가 빠지면 섭섭한 게 사실. 일반 홍차 말고도 다양한 홍차를 추천받아 세련된 식기와 함께 즐길 때면 그 시간이 잠시 멈추길 바랄 정도로 여운이 깊다.

EDITOR’S COMMENT 분홍빛 바네사 케이크에 담긴 피스타치오 크림은 꼭 맛보길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19-1
평일 12:00~20:00, 일요일 12:00~19:00, 월요일 휴무
마담 프로마쥬 7000원, 바네사·프롬 헤이즐 8500원, 홍차 7000~8000원
070-7670-6261

서울로 진출한 온실 카페 알렉스더커피 성북
카페라곤 없을 것 같은 한적한 용인 외곽에서 비닐하우스 형태의 건축과 푸르른 식물 그리고 신선한 커피 맛으로 화제를 모은 알렉스더커피가 성북동에도 있다는 걸 아는지. 알렉스더커피 성북이 자리 잡은 곳은 건축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유명한 최시영의 ‘액시스 디자인’ 건물이다. 사실 알렉스더커피의 건축과 조경도 그의 작품인지라 미니멀한 건축 언어의 연속성이 잘 이어져 원래 있던 공간처럼 자연스럽다. 알렉스더커피의 정체성인 온실 공간도 빼놓지 않았다. 독특한 건축도 매력 포인트지만 역시 카페의 자존심은 커피다. 생두를 현지에서 조달해 직접 로스팅하는 알렉스더커피는 한번 맛보면 계속 찾게 되는 중독성이 있다. 시그너처 메뉴 중 에스프레소에 화이트 초콜릿을 진하게 녹여 녹진한 달콤함이 매력인 ‘화이트블랑’은 꼭 한번 맛보길 추천한다.

EDITOR’S COMMENT 카페 곳곳에 있는 식물로 기분을 정화해보자.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28길 9
평일 10:00~21:00, 주말 10:00~22:00, 매월 첫째 주 월요일 휴무
아메리카노 5000원, 화이트블랑 6500원, 바닐라 6500원
070-7520-7714, www.alexthecoffee.com

뼈대 있는 평양식 만두 즐기기 하단
성북동 맛집 리스트에 하단을 빼놓는다면 말이 안 된다. 나폴레옹 제과점과 더불어 성북동의 맛을 책임진 게 벌써 25년이다. 이북에서는 명절에 만둣국과 녹두지짐을 꼭 즐기는데, 평양 하단 지역의 뼈대 있는 집안 출신인 주인장은 집에서 먹던 만둣국을 남한 사람의 기호에 맞게 만두전골로 바꿔 선보이는 모험을 했다. 그 결과는 대성공. 이제 하단의 만두는 이북 출신 사람들이 명절 때마다 자기네 먹을 양이 떨어질까 걱정하면서 애저녁에 예약할 정도가 됐다. 육수에 만두, 표고버섯, 파를 넣고 고명으로 고기를 얹은 만두전골은 단출해 보이지만 내공이 꽉 차 있다. 좋은 살코기만 써서 빚은 손만두는 적당한 피 두께로 씹자마자 스르르 입안에서 풀리고 메주를 쑤어 직접 담근 조선장으로 간을 맞춘 국물은 맑고 개운한 맛 덕분에 계속 입맛을 다시게 한다.

EDITOR’S COMMENT 부탁하면 매콤한 이북 스타일도 맛볼 수 있다.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6길 14
12:00~20:00(break time 15:00~17:00)
녹두지짐 7000원, 만두전골(중) 2만5000원, 만두전골(대) 3만5000원
02-764-5744

 

청담동-도산공원
한국의 트렌드를 이끄는 청담동-도산공원에서 올해 기억할만한 새로운 멋과 맛을 찾았다.

영화관과 경쟁하는 미술관 K현대미술관
작년 말 학동사거리 근처 8층 규모의 단독 건물에 자리 잡은 K현대미술관은 오는 3월 말까지 지하 1층, 지상 2~5층에서 개관 특별전을 연다. 총 1200여 평에 달하는 전시 공간에 들어서면 층층마다 시야가 탁 트이는 경험에 놀라고, 관람객이 팔다리를 힘껏 벌려도 다 품을 수 없는 초대형 작품이 즐비한 광경에 감탄이 끊이지 않는다. 이토록 호방하고 광활한 예술 공간이 강남에 출현하다니 미술 애호가의 가슴이 쿵쿵거리는 것도 당연지사. 게다가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한다! 이 신생 미술관의 최종 경쟁 상대가 영화관이라는 말이 더 이상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전시뿐 아니라 아카데미와 레스토랑까지 운영하는 K현대미술관이 앞으로 얼마나, 어떻게 사람들의 이목을 빨아들일지 마냥 궁금할 따름이다.

EDITOR’S COMMENT 개관 특별전은 지하 1층부터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807
10:00~22:00(연중무휴)
성인 1만2000원, 중고생 8000원, 어린이(13세 이하) 7000원
02-2138-0952, www.kmcaseoul.org

숫자 12가 만드는 풍경 트웰브 청담
이다. 이태원 해방촌의 1호점, 경리단길의 2호점은 바에 딱 12명만 앉을 수 있다. 3명의 바텐더로 시작했을때 한 사람당 제대로 케어할 수 있는 손님이 4명이라는 이유에서다. 3호점인 트웰브 청담도 바에 12석을 갖춰 손님이 앉으면 머리 위의 로마숫자에 불이 들어오고, 가게 입구에서 남은 자리를 확인할 수 있는 소소한 재미를 이어받았다. 하지만 좌석이 좀 더 많다. 홀에 12석, 양쪽 부스에 12석 그리고 룸에 12석…. 12가 수학적으로 완벽한 수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3월의 바에 앉아 마실 거리를 홀짝여보자. 시그너처 칵테일 ‘얼그레이 플라워’는 얼그레이를 인퓨징한 진에 레몬주스, 시럽, 달걀흰자, 엘더플라워 리큐어를 넣어 부드럽고 달콤하다. 싱글 몰트위스키 중엔 ‘글렌모렌지 넥타 도르’를 즐겨보길. 10년 묵힌 글렌모렌지 오리지널을 소테른 와인 캐스크에 2년간 추가 숙성해 화사한 향이 봄철에 제격이다.

EDITOR’S COMMENT 위스키에 생수 한두 방울을 첨가하면 디캔딩을 한 듯 풍미가 짙어진다.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72길 26
평일 19:30~03:00, 주말 20:00~04:00
얼그레이 플라워 2만2000원, 글렌모렌지 넥타 도르 싱글 3만 원, 글렌모렌지 넥타 도르 보틀 45만 원, 커버 차지 1만 원
02-548-1201

자연에는 힘이 있다 가드너 아드리아
올리브앤팬트리의 김신 셰프가 도산공원 바로 옆에 트라토리아를 열었다. 이름은 가드너 아드리아. 줄여서 가드너(gardner)라고 부르는데 알파벳 e를 뺀 작명이 재치 있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신선함의 상징인 아드리아 해와 파릇한 식물이 자라는 가드너를 합쳤으니 우리말로 옮기면 신선파릇 음식점쯤 될까. 안성에 있는 텃밭에서 허브와 각종 채소를 키우고 파스타에 쓰이는 삼치를 매일 낚시로 잡는 등 되도록 자급자족 방식으로 식자재를 구해 손수 손질하고 조리하는 덕에 만드는 입장에서 힘은 들지만 먹는 사람들은 몸이 정화되는 걸 느낄 수 있다. 80~90대 어르신들도 맘 편히 들르는 곳이니 어쩌면 음식으로 공덕을 쌓는 셈이다. 보기만 해도 풋풋한 계절감이 느껴지는 다양한 식물 요리를 맛볼 수 있어 오감으로 초봄을 받아들이는 장소로 제격이다.

EDITOR’S COMMENT 삼치는 매일 수확량이 다르므로 아침에 주문 가능 여부를 확인해보자.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46길 73
12:00~23:00(break time 15:00~17:00)
스패니시 삼치 파스타 시가, 그릴에 구운 돼지 등심 스테이크와 캔디 캐럿 3만3000원
02-549-4698

맥주와 만난 이탤리언 아우어다이닝
요즘 빵돌이, 빵순이의 버킷 리스트에 각인된 아우어베이커리를 만든 CNP푸드에서 새롭게 오픈한 아우어다이닝은 빈티지한 공간에서 와인 대신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이탤리언 식당이다. 이 집의 시그너처 메뉴는 로스트 치킨. ‘역시 치킨엔 맥주’를 외치기엔 보통 치맥과는 격이 다르다. 오렌지와 민트로 매리네이드한 독특한 풍미가 홉의 시트러스 향을 강조한 맥주와 만나 서로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색다른 궁합이 궁금한 치맥 마니아라면 꼭 한번 시도해볼 만하다. 제철 생선으로 만든 카르파초를 와인이 아닌 맥주와 즐기면서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의외의 페어링에 감탄할 수도. 꼭 맥주와 함께하지 않아도 음식맛은 수준급이니 괜한 걱정 말고 편하게 방문해보자.

EDITOR’S COMMENT 음식에 어울리는 맥주가 무엇인지 꼭 물어보자.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46길 75
12:00~21:00(break time 15:00~17:00), 월요일 휴무
레몬버터 고등어 파스타 2만6000원, 로스트 치킨 2만9000원
02-516-5056

의외의 궁합 페어링룸
테이스팅룸과 멜팅샵으로 미식의 세계를 인정받은 건축가 안경두, 조명 디자이너 김주영 부부가 테이스팅룸 청담점을 싹 바꿔 한식 퓨전 이탤리언 레스토랑 페어링룸으로 변신시켰다. ‘한 쌍으로 묶는다’는 페어링의 의미처럼 음식과 와인, 디저트와 티, 그리고 동양과 서양을 서로 짝지으며 한국의 식자재를 새롭게 다루는 곳이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메주와 돼지 항정살로 파스타를 만들거나, 찬물에 밥과 함께 말아 먹던 보리굴비를 녹차 리소토 위에 살포시 얹고 명이나물을 함께 서빙하는 등 신선하고 재미있는 메뉴 천지다. 매일 글라스 와인을 바꾸고 다양한 종류의 얼그레이와 커피 원두를 마련해 페어링을 극대화한 점도 매력. 제각각 개성 넘치는 공간을 조합한 레스토랑 내·외부를 보노라면 디자인과 요리 모두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EDITOR’S COMMENT 밤 10시 넘어서도 이 정도 음식을 맛보는 건 기적이다.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81길 14
11:00~24:00(월요일 휴무)
항정살 페퍼 메주 파스타 2만8000원, 보리굴비 녹차 리소토 3만2000원
02-512-2977

음식에만 집중하라 칸디도
칸디도(candido)는 ‘순박한, 순수한’이란 뜻의 이탈리아어다. 가게 이름이 이렇다고 이탤리언 음식만 다루란 법이 있던가. 그날그날 신선한 식자재를 최대한 맛있는 음식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여러 나라의 특징적 조리법을 함께 사용하는 칸디도는 메뉴판도 베지터블, 시푸드, 미트 등 주로 사용하는 식자재에 따라 나눈다. 다른 가게에 비해 음식 수가 적어 단출해 보일 수 있지만 이게 다 선보이는 음식의 퀄리티를 최상으로 유지하려는 노력의 결과라고. 인테리어와 테이블, 커틀러리까지 최대한 단순하게 꾸며 음식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연출했다. 상주하는 소믈리에가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 페어링을 원하는 사람에게 반응이 좋다. 그날그날 신선한 재료에 따라 한시적으로 즐기는 셰프 스페셜을 코스가 아닌 단품으로 즐길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EDITOR’S COMMENT 마음에 든 셰프 스페셜 메뉴는 강하게 어필하라. 고정 메뉴가 될 수도 있다.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68길 15
12:00~23:00(break time 15:00~18:00)
허브 샐러드 2만 원, 돼지 어깨살 카사레차 3만1000원
02-515-5113

 

서울 근교
서울을 벗어나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우리가 상상하던 그 이상으로


숲속 미술관 모아뮤지움
사시사철 관광객이 모이는 경기도 광주 곤지암 리조트 옆에는 아름다운 화담숲이 있다. 이 자연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작년 10월 미술관이 생겼다. 좋은 것들을 ‘모아’ 즐겁게 선보인다는 뜻의 모아뮤지움. 모든 것을 포괄할 것 같은 괄호 모양의 넉넉한 로고는 이런 미술관의 의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자체 컬렉팅보다 기획전을 지향하는 모아뮤지움은 올해 테마를 힐링으로 잡았다. 바쁜 일상에 지친 요즘, 여유와 사색을 즐기고 엔도르핀이 핑핑 도는 즐거움의 묘미까지 주고 싶다고. 이탈리아 조각을 다룬 개관전에 이어 3월부터는 신라 호텔 로비의 샹들리에로 유명한 설치미술가 박선기 작가의 신작으로 2017년 봄을 새롭게 시작한다. 미술관에 흔치 않은 높은 유리 천장에서 쏟아지는 햇빛을 마주하면 마음이고 몸이고 살가운 휴식에 흠뻑 빠질 수밖에 없다.

EDITOR’S COMMENT 화담숲 입장과 연계하면 티켓 가격이 더 싸진다.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도척윗로 278
09:30~18:00(12~2월에는 월요일 휴관)
성인 8000원, 학생 7000원, 어린이 6000원
031-8026-6700, www.moamuseum.co.kr

세종대왕과 효종의 안식처 영녕릉
영녕릉은 세종대왕의 영릉과 효종의 영릉을 함께 부르는 말이다. 한여름에는 두 곳을 이어주는 뒷길 산책로가 인기일 정도로 지척이기 때문. 우리나라에 위치한 조선 왕릉 40기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영녕릉도 모두가 지켜야 할 귀중한 문화유산이 되었다. 조선 왕릉은 보통 능침(무덤)까지 접근을 허용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유독 영녕릉은 푸근한 곡선의 언덕을 따라 올라가 석물이 놓인 능침 바로 앞까지 쉽게 갈 수 있다. 세종대왕의 은덕일까. 봄철이면 파릇파릇하게 옷을 갈아입는 장면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새해맞이 명소로 꼽히는 영녕릉은 1년 계획의 고삐를 다시 한 번 쥐기에도 좋은 곳이다. 언제나 곧고 푸른 금강송이 보여주는 장관과 맑은 공기는 빠뜨릴 수 없는 덤이다.

EDITOR’S COMMENT 효종의 영릉에는 제사 때 왕족이 머무르던 ‘조선식 호텔’이 남아 있다.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 영릉로 269-50
09:00~18:00(월요일 휴무)
만 25~64세 500원,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무료 개방
031-885-3123~4

유네스코가 인정한 조선의 산성 남한산성
경기도 광주시, 성남시, 하남시에 걸쳐 있는 남한산성은 국운이 달린 요충지였다. 도성의 궁궐처럼 종묘와 사직단 역할을 하는 건물을 갖춘 행궁을 유일하게 남한산성에만 지었을 정도. 실제 병자호란 때 인조가 항전하다 청 태종에게 항복한 치욕의 장소이기도 하다. 주말 나들이 장소로 유명한 남한산성은 어엿한 국제적 유적이다. 축성술의 시대적 발달 단계를 보여주며 아직도 산성 안에 사람이 거주하는 ‘살아 있는 유산’이라는 이유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단독으로 등재됐기 때문이다. 날이 풀리는 초봄에는 성벽을 따라 걷는 코스를 이용해보자. 한양도성과는 사뭇 다른 야생의 산성이 민낯을 내밀고 기다린다. 성남과 서울이 보이는 파노라마 뷰가 남다른데 특히 남문 입구에서 낙조를 접할 때면 지리산처럼 영험한 자연의 기운을 받는 감동도 느낄 수 있다.

EDITOR’S COMMENT 산성 투어 가이드는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한다.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면 남한산성로 7310
연중무휴(행궁은 월요일 휴무)
무료(행궁은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031-743-6610

커피 공장과 카페의 기묘한 동거 팩토리670
한국커피는 커머셜 커피 시장에서 B2B로 오랫동안 활동한 커피 회사다. 그런데 요즘은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본사 건물 1층에 스페셜티 카페 팩토리670을 오픈한 덕분이다. 커피 생두를 중남미 현지까지 날아가 꼼꼼히 확인한 후 가져오고, 거대한 기계로 로스팅도 직접 하고, 맞춤형 그라인딩까지 마친 후에야 카페는 시끌벅적 움직이기 시작한다. 카페 창고에는 밀봉한 생두가 천장까지 쌓여 있고, 커피 볶는 로스팅 기계는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커피를 즐기는 공간과 떨어져 있다. 말 그대로 커피 공장과 카페가 묘하게 동거하는 곳이다. 70℃ 정도로 식힌 커피를 한 모금 머금고 혀로 살살 굴리면 살구, 베리, 버터, 크림, 파파야 등 품종마다 독특한 향미가 입안에 피어오른다. 유기농 밀로 만든 각종 천연 발효빵도 수준 이상이다. 볕 좋은 날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과 섬세한 커피 한잔의 궁합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EDITOR’S COMMENT 정중히 부탁하면 생두와 로스팅 기계를 구경할 수 있다.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수레실길 144
10:00~21:00(연중무휴)
아메리카노 5000원, 카페라테 6500원
031-718-0077

나물 천당, 채식 천국 걸구쟁이네
‘걸구 들렸다’란 말이 있다. 정신없이 많이 먹는 모습을 묘사한 방언이다. 걸구쟁이네는 그만큼 맛있게 많이 드시라는, 손님에 대한 넉넉한 마음이 가득한 곳이다. 사찰 음식 전문인 이 집은 한마디로 나물 천국이다. 산뽕잎, 취나물, 씀바귀, 검은오리, 부지깽이, 두릅, 오갈피, 엄나무순 등 익숙지 않은 온갖 나물을 한창 물 좋을 때 태산처럼 쌓아놓은 후 삶아서 말리거나 소금에 절이고 냉동시켜 1년내내 먹을 수 있도록 쟁여놓아 손님을 맞이한다. 액젓도 안 쓰는 채식 전문이다보니 채식주의자는 세상을 내 품 안에 안은 듯 만족스럽고 다른 사람도 땅의 건강한 기운이 몸에 쑥쑥 들어찬다. 팁 하나. 조청에 절인 가지조림에는 보석이 숨어 있다. 바로 다시마! 녹진한 식감에 한 번, 달콤한 맛에 한 번, 나물 먹으러 갔다가 다시마 한 조각에 반해 돌아온다.

EDITOR’S COMMENT 조리한 나물은 따로 사갈 수 있다. 전화 주문도 가능하다. 야호!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강문로 707
09:00~21:00(연중무휴)
사찰정식 1만3000원
031-885-9875

한양 양반이 즐긴 해장국 고향산천
남한산성은 우리나라 최초의 배달 음식이 탄생한 곳이다. 바로 양반들이 즐기던 해장국인 효종갱이다. ‘새벽종이 울리면 먹는 국’이란 뜻의 효종갱은 배추속대, 콩나물, 송이와 표고버섯, 소갈비, 해삼, 전복 등 각종 건강하고 귀한 식자재에 장을 섞어 하루 종일 끓인 후 솜으로 둘러싸 온기를 보전한 채 한밤중에 소달구지를 타곤 했다. 이런 수고스러움 덕분에 새벽종이 울릴 때면 한양의 양반들은 따뜻한 효종갱을 맘껏 즐길 수 있었다. 지금은 파는 곳이 거의 드문데 이곳에서는 아주 산뜻하고 맑게 끓인 효종갱을 맛볼 수 있다. 계속 먹어도 질리지 않으면서도 조금씩 깊이를 더해가는 국물 맛은 조선 후기 양반들이 왜 아침마다 효종갱을 즐겼는지 능히 짐작하게 한다.
EDITOR’S COMMENT 닭백숙이 유혹하더라도 효종갱을 놓치질 말길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남한산성로 763-30
09:30~21:30(연중무휴)
효종갱 1만2000원
031-742-7583

 

에디터 조재국(jeju@noblesse.com), 전종현(harry.jun@noblesse.com)
사진 박재용, 이용인  요리 신종철(JW메리어트호텔 총괄 셰프)